율법은 ‘벼’ 복음은 껍질 벗긴 ‘쌀’
최소한의 도덕 수준 담아…지켜 행하면 열매 맺는 인과관계
▲ 김서택 목사 |
종교개혁 이후로 개신교도들은 마치 구약의 율법이 복음과 대치되는 것으로 생각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심지어 ‘율법적’이라고 하면 ‘비복음적’인 것이며, 무조건 나쁜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실제로는 율법이 복음과 대치되는 것이 아니다. 복음과 대치되는 것은 율법이 죽어서 박제가 된 유대교였다. 유대교는 복음과 원수가 되는 것이지, 율법 자체가 비복음적인 것은 결코 아니다.
〈대요리문답95〉도덕법이 모든 사람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답〉도덕법은 모든 사람에게 소용이 되나니 하나님의 거룩한 성질과 뜻과 그들이 행하여야 할 의무를 알게 하는데 소용이 되며 그들이 이를 지키는데 무능함과 그들의 성질, 마음, 생활의 죄악한 더러움을 확신케 하여,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죄와 재난을 느껴 겸손케 함으로써 그리스도와 그의 완전한 순종의 필요성을 더욱 더 명백히 깨닫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요리문답91-98 참조) |
1. 율법의 유익
이 세상에 많은 인류가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특별히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별하셔서 하나님 자신을 말씀으로 계시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씀을 주실 때 자연스럽게 자신을 알 수 있도록 계시를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활과 역사 가운데 스며들게 하셨다. 예를 들어서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할 때 액체인 니트로글리세린을 모래에 흡수시켜서 안전한 폭탄을 만든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스라엘의 시나 신앙 고백이나 법이나 역사 속에 스며들게 하셔서 안전하게 주셨다. 그 중에서 율법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 언약의 형태로 주어진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자격은 조상들의 언약을 통해서 은혜로 얻게 되지만,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의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율법을 온전히 지켜야만 했다. 그래서 율법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유지되기 위하여 지켜야 했던 최소한의 도덕적인 수준이었다.
율법 중에 보면 “이러 이러한 자는 이스라엘 중에 끊쳐지리라”는 표현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레7:27참조) 율법의 많은 표현들은 ‘이러이러한 것을 하지 말라’는 금지의 표현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내용은 대단히 긍정적인 것이다. 즉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계명은 “하나님을 더 사랑하라”는 뜻인 것이다. 물론 율법은 그리스도가 오실 때까지 구원의 길을 비추어주는 등불이기 때문에 복음만큼 완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율법 안에는 귀중한 복음의 내용들이 다 들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율법이 ‘벼’라면 복음은 ‘껍질’을 벗긴 쌀이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2.‘율법의 화석’ 유대교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 당시 하나님을 가장 잘 믿는다고 자처하던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이 사사건건 예수님의 가르침을 대적했다. 나중에는 예수님을 체포해서 십자가에 죽도록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과연 이들은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하나님의 아들을 믿지 않고 죽였는가? 그것은 그들이 율법을 믿은 것이 아니라 율법이 죽어서 화석화된 유대교를 믿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후에 자기들이 멸망했던 것은 하나님의 율법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율법을 더 잘 지키기 위해서 인간적인 많은 규칙들과 의식들을 만들어서 지켰다. 결국 이 인간적인 규칙들이 하나님의 말씀의 역사를 가로막아서 이스라엘의 신앙을 죽게 만들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공로를 믿음으로 복음과 원수가 된 것이다. 오늘 유대교와 비슷한 것이 천주교이다. 천주교는 복음을 행위로 믿으려고 함으로서 기독교가 죽어서 화석이 된 것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멋있지만 그 안에 생명이 없다.
3. 율법의 용도
율법은 의식법이 있고, 도덕법이 있다. 의식법은 그리스도 안에서 다 이루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지키지 않는다. 사실 이 문제 때문에 스데반 집사가 순교를 당한 것이다. 그러나 도덕법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당연히 지켜야 한다. 그 도덕법의 기본이 십계명이다.
율법은 ①우리에게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과 인간의 도덕적 의무를 보여주며, ②인간의 죄성과 무능함을 보여주어서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하고, ③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공로를 믿어서 더욱 더 조심스럽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게 도움을 준다. 그러나 율법 안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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