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 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면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서로에게 어두운 길을 밝혀주는 길이 된다는 것 서럽고 외로운 인생 길에 벗이 된다는 것 춥고 배고픈 사람에게 이불이 되고 빵이 된다는 것... 갈 길 먼 나그네에게 나침반이 된다는 것... 인생은 더불어 사는 것입니다. 맑은물 지혜샘이 여러분에게 길을 밝히는 작은 춧불이 되고 목마름을 축일 수 있는 한 잔의 생수가 될 수 있다면...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앞만보고 달려온 그대들에게 잠시 피곤한 다리 앉아 쉴 수 있는 작은 벤치가 될 수는 있는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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