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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

미션(cmc) 2008. 12. 19. 22:29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

 

까치세상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까치세상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까치세상

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 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까치세상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까치세상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까치세상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까치세상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면
까치세상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까치세상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까치세상 

서로에게 어두운 길을 밝혀주는 
길이 된다는 것
서럽고 외로운 인생 길에 
벗이 된다는 것
춥고 배고픈 사람에게 
이불이 되고 빵이 된다는 것...
갈 길 먼 나그네에게 
나침반이 된다는 것...
인생은 더불어 사는 것입니다.
맑은물 지혜샘이 여러분에게
길을 밝히는 작은 춧불이 되고
목마름을 축일 수 있는
한 잔의 생수가 될 수 있다면...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앞만보고 달려온 그대들에게
잠시 피곤한 다리 앉아 쉴 수 있는
작은 벤치가 될 수는 있는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