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아름다운 시

늙은 시인의 가을은

미션(cmc) 2008. 12. 29. 20:37


 

늙은 시인의 가을은

 백형석 


 

하늘을 베껴쓰다 절필한 늙은 시인

외출한 점을 불러 골골이 성을 쌓네

명치끝

숨은 강위에

울며읽는 연서로

 

너와의 싸움에서 백기를 들때까지

이마에 솟는 피로 청춘을 쓰다 보면

지나온

발자욱 까지

가을빛이 되는가

 

토하는 선혈보다 객기가 눈부시다

내 너와 어우러져 어깨로 취할것을

산 하나

옮겨논 뜰엔

온종일 술이 익네

 

울어도 눈물 없는 가을의 시인처럼

안으로 울고 있는 가을의 여인처럼

겉으로

늙어 가는가

목이쉬는 하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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