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아름다운 시

녹슨 못을 보았다. 나는

미션(cmc) 2008. 12. 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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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슨 못을 보았다. 나는

         송진환


길을 가다 문득

녹슨 못 하나 보았다

얼마나 거기 오래 있었을까

벌겋게 시간 속을 삭고 있다. 허리는 꺾인 채

아무도 돌아보지 않은 게다

손바닥에 올려본 못은 세월의 부스러기들

비늘처럼 털어 내며

허리는 이내 부러질 듯하다

순간 나도 온몸의 살들 떨어져나가고

녹슨 못처럼 뼈만 앙상히 남는다

언젠가 저 못처럼 뼈마저 삭아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을

허우적거리며 오늘도 바삐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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