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머/행복제안(송길원)

새로 써 본 결혼 주례사

미션(cmc) 2009. 3. 3. 20:14

전통 혼례에서는 소나무 가지를 꺾어 올려놓았습니다. 소나무는 ‘살아 500년 죽어 500년’ 그래서 1000년의 수명을 가졌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그렇게 기원하고 싶었을 겁니다. ‘두 사람의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다면 1000년의 사랑을 이어가라.’ 거기다 소나무의 특징은 항상 두 잎이 하나로 엮어져 있습니다. 모든 꽃들이나 잎들은 한 가지에 붙어 있다가도 떨어질 때는 제각기 나 몰라라 하고 흩날리지만 소나무 잎은 낙엽으로 떨어질 때도 홀로 떨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두 사람은 이제 하나가 되었으니 죽음까지도 같이 하라’는 의미이겠지요. 

 종종 우리는 ‘싸가지 없다’는 말을 합니다. 싸가지의 원래 말은 네 가지(4가지)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이릅니다. 이 네 가지 인간의 근본 된 도리를 갖추지 못했으니 기초공사가 부실한 인간 같다고 해서 욕이 됩니다. 진짜 싸가지가 없는 사람은 ‘왕 싸가지’라 합니다. 그런데 왕 싸가지보다 더한 욕이 하나 있습니다. ‘무덤덤’입니다. ‘그 사람 무덤덤해’ 이게 무서운 말입니다. 무덤을 덤으로 이고 사는 사람이란 뜻이지요. 부부란 처음에는 그렇게 뜨겁고 열정적으로 사랑하다가도 얼마 안 가 무덤덤해지게 마련입니다. 설렘도 사라지고 고마움도 기쁨도 자꾸 무디어지기 시작합니다. 무덤덤해질 때면 에너지를 공급하십시오. 칭찬도 하고 이벤트를 만들어 기념일도 챙기십시오. 그게 무덤덤을 이겨내는 에너지입니다.

흥부가 형수에게 다가가 ‘혀-형수님, 저 흐-흥분데요’ 하는 바람에 형수가 당황이 돼서 밥주걱으로 흥부의 귀싸대기를 올렸다 하지요. 생각해 보십시오. ‘형수님, 저 흥붑니다’ 해야 할 것을 소통(疏通)이 잘못된 것이지요. 모든 소통은 화자(話者) 중심이 아니라 청자(聽者) 중심이어야 합니다. 배우자를 중심으로 사는 방법을 익히십시오. 다시 한번 기억하십시오. 거울은 절대 먼저 웃는 법이 없습니다. 내가 먼저 웃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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