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연수과/생활 신앙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23)] 질병과 믿음

미션(cmc) 2011. 6. 23. 17:07

치유과정서 믿음 드러난다

질병의 원인·결과 겸허히 받아들이는 성숙한 신앙 필요


   
  ▲ 방선기 목사  
우리는 몸이 아프면 일단 약을 찾는다. 그리고 좀 심하면 병원에 간다. 너무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질병을 치유하시는 주님을 믿는 사람이 믿지 않는 사람과 다른 것이 없어 보인다.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가는 것 자체 믿음이 없는 행동이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질병을 앞에 두고 먼저 주님을 찾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아사왕이 병들었을 때 여호와께 구하지 않고 의원들에게 구한 것이 문제가 된 것도 마찬가지이다(대하 16:12).

그런데, 불치의 병을 위해서 기도할 때면,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기도로만 고치려고 한다면서 약이나 의사의 치료를 거부하는 것이다. 약이나 병원의 치료를 받으면 진짜 믿음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기적적으로 고치신 주님도 의사의 필요를 결코 부정하지 않는다. 의사들이 질병에 걸린 사람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하신다(막 2:17). 그리고 많은 사람의 질병을 말씀으로 고쳤던 바울도 디모데에게 질병이 낫도록 하기 위해서 포도주를 마시라고 권했다(딤전 5:23).

이렇듯 질병은 우리 삶에서 아주 보편적인 일이면서 우리의 믿음이 드러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질병은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는 좋은 도구이며 동시에 우리의 믿음을 성숙케 하기도 한다.

질병에 걸리면 먼저 그 이유를 생각해본다. 바로 그때 우리의 믿음이 드러난다. 귀신이 역사하는 수도 없지는 않다. 많은 경우에 하나님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목적이 있어서 허용하신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또 단순하게 내 몸을 잘 관리할 책임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질병에 걸리기도 한다. 믿음의 사람들은 이것들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곤고한 때에는 생각하라고 하신 말씀대로(전 7:4) 질병은 자신에 대해서 하나님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된다.

질병에 걸리는 것은 자연스럽게 하나님께 나아갈 기회가 된다. 질병에 걸리면 가장 먼저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 인간적인 방법을 다 써보다가 나중에 ‘기도나 할까?’라고 한다면 하나님이 섭섭하실 것이다. 나를 비롯해서 많은 크리스천들이 종종 실수를 한다.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한다고 했지만(약 5:15) 먼저 걱정이 앞서고 그러니 믿음으로 기도하기보다는 약을 찾고 병원을 찾는 것이다. 크리스천들은 질병 앞에서 먼저 주님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가면서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그게 생활신앙이다.

질병이 심각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기도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약의 도움이나 의사치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더 좋은 믿음인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의 치유방법을 내가 제한하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 된다. 정말 하나님을 믿는다면, 그가 질병을 고치시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면, 하나님이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그가 창조하신 모든 것을 사용하도록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그것 또한 믿음의 결단이 된다. 약이나 의술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하나님을 의지하지만 하나님이 어떻게 고치시는지에 대해서 내려 놓는 것이 믿음이다.

질병을 위해서 기도했지만 치유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믿음의 기도는 치유의 역사를 일으키지만 모든 질병이 다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도 많은 사람들의 질병을 고치셨지만 모든 사람의 질병을 다 고치신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의 병은 고치셨지만 고침을 받지 못한 병자들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무슨 기준으로 그렇게 하시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을 아는 것은 우리의 소관이 아니다. 그 문제는 하나님의 주권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믿음이다.

질병의 치유를 위해서 기도했는데 응답이 되었다면 기쁜 일이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 분께 영광을 돌리면 된다. 치유를 받았다고 다 믿음의 사람이 아니다. 예수님은 나병환자이었다가 고침을 받고 예수님께 돌아와서 감사했던 사마리아인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했다”고 치하했다(눅 17:11~19). 치유 받은 것을 감사하는 것이 믿음의 표현이다.

치유를 위해 열심히 기도했지만 기도가 원하는 대로 응답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때가 진짜 믿음이 필요할 때다. 믿음의 사람은 이럴 때에 질병이 낫지 않은 것도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인다. 사도바울은 육체의 가시가 떠나가도록 세 번이나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들어주시지 않았다. 그때 그는 질병을 그대로 놓아두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약함을 기뻐하고 자랑한다고 했다(고후 12:7~10). 아마도 이런 믿음이 가장 성숙한 믿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질병은 감기와 같은 사소한 질병이든지 암과 같은 난치병이든지 크리스천들의 삶에 찾아온다. 질병이 찾아오는 것 자체는 우리의 믿음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질병에 대해서 대처하는 과정이나 그 결과를 대하는 자세는 믿음과 관련이 있다. 이렇듯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대처하는 신앙이 바로 생활신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