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연수과/생활 신앙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24)] 병역의무에 대해서

미션(cmc) 2011. 6. 23. 17:08

고난은 불행 아닌 믿음의 열매

맡겨진 의무 회피말고 주께 하듯 성실히 받아들여야


   
  ▲ 방선기 목사  
최근 한 연예인과 국무총리 후보의 병역의무 면제와 관련한 논란이 있었다. 우리 사회는 수시로 병역의무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남성들은 군대에 가는데 아마도 많은 남성들은 젊은 시절에 짧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병역의무에 대해 억울한 희생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 남성들은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편법을 쓰기도 하고 불법도 저지른다. 그렇기에 우리사회에서 병역의무 이행 여부는 사람을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크리스천들은 병역 문제도 믿음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이단종파인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은 군대에 가는 것이 교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감옥행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지만 자신들의 신앙에 입각해서 결단하는 것은 우리가 유념해야 한다.

성도들은 군대에 가거나 자녀들을 군대에 보내는 것도 믿음으로 이행해야 한다. 국가가 주권을 수호하고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군대가 필요하다.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를 시행하는 나라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남성들에게 국방의 의무를 부과한 이상 크리스천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그 의무를 다해야 한다. 크리스천들이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믿음의 행동인 것처럼 군대에 가는 것 역시 믿음의 행동이다.
물론 합법적인 이유로 병역의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군인이 되는 것은 크리스천들의 전도처럼 절대적인 주님의 명령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을 피하거나 어기면서 병역 기피를 시도를 하는 것은 믿음의 사람에게도 걸맞지 않는 행동임이 분명하다.

군대에 가는 젊은이나 자녀를 군대에 보내는 부모들은 아마도 군대생활을 좀 편하게 하기를 원할 것이다.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몸이 허약해서 그런 기대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만, 혹은 내 아이만 편하게 군대생활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이기적이다. 믿음의 사람이라면 자녀를 군대에 보내고 이런 기도를 하는 것이 어떨까? “군대생활을 통해 고난을 체험해서 영육 간에 유익한 훈련 기간이 되도록 도와주세요. 군대생활 하는 동안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온전히 지켜 주세요.” 성도의 삶에 있어서 고난은 결코 불행이 아니라 믿음의 열매이며 영광의 씨앗이기 때문이다(빌 1:29, 롬 8:18).

최근에 일각에서 크리스천들이 군대에 가는 것 자체에 대해서 신학적 반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대사회에서 크리스천이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전쟁 자체를 아예 부정하는 것이 성경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서는 신학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죄악 세상에서 더 큰 죄를 억제하기 위한 필요악 차원의 전쟁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전쟁을 부정하는 사람들도 자기 집에 들어와 가족들을 해치는 강도와 싸우지 않고 두 손 들고 평화만 외칠 수는 없을 것이다.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도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 군대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국가와 자기 민족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군대 가는 것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성경은 군인이라는 직업을 결코 정죄하지 않는다. 세례 요한은 회개의 메시지를 듣고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 군인들에게 사표를 내라고 하지 않았다. “사람에게서 강탈하지 말며 거짓으로 고발하지 말고 받는 급료를 족한 줄로 알라”(눅 3:14)고 하며 바람직한 군인 상을 제시했다. 사도 바울은 성도의 삶을 군인에 비유하면서 자기 생활에 얽매이지 않고 병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듯이 우리를 부르신 주님을 기쁘시게 해야 한다고 도전했다(딤후 2:4).

크리스천들이 반드시 군인이 되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크리스천들은 절대로 군인이 되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신앙적인 확신 때문에 군대에 가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군대에 가는 것보다 더 희생적인 일에 봉사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신앙 혹은 종교를 빙자해 병역의무를 피하려는 사람으로 비난받기 쉽다.

우리나라도 어서 통일이 되고 원하는 사람만 군대에 가도 국방에 문제가 없으면 좋겠다. 그러나 현재 그렇지 않은 상황을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그 상황도 젊은 날의 훈련과 선교의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젊은이들이 일정 기간 통제된 장소에서 훈련받으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은 개개인들에게 힘든 상황이지만 교회로서는 좋은 선교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특히 군인교회들에 군목이 부족한 현실에서는 교회가 선교적인 차원에서 민간인 군목을 파송하면 군선교가 다시 활기를 띠게 될 수도 있겠다. 주님이 재림해서 이루실 완전한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군인이라는 직업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아직 이 땅에 살고 있는 동안에 군인이 필요한 나라에 사는 한 우리는 기쁘게 군인이 되고 군대로 자녀들을 보내야 한다. 맡겨진 병역의 임무를 주께 하듯 하면서(골 3:23) 훈련받고, 복음을 전한다면 우리의 병역 의무는 기쁜 주의 일을 감당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