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연수과/생활 신앙

[방선기 생활신앙 (44) ] 산 제물의 삶에 대해서

미션(cmc) 2011. 6. 23. 17:26

거룩한 제물이자 제사장 돼야

일터·가정·세상에서 거룩의 속성 충분히 드러내자

   
  ▲ 방선기 목사  
 
구약 성경을 읽다보면 레위기는 오늘 우리의 삶과 별로 관계없어 보인다. 제사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레위기는 제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제물들과 제사 드리는 방법과 과정에 필요한 구체적인 행동들을 가르쳐 준다(레 1장~7장). 그리고 제사를 드리는 제사장에 대해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들이 입을 예복에 대한 규정과 제사를 드리는 과정에서 해야 할 행동들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다(레 8장). 그런 제사와 제사장과 관련된 내용들이 오늘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셔서 세상 죄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고통 받고 죽임 당하셨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구약의 제물들이 예표했던 속죄 사역을 끝내신 것이다(히 9:12-14). 영원한 속죄를 단번에 이루사 성소에 들어가셨다고 히브리서 기자는 표현한다. 예수님이 구약의 제사에서 드려진 어린양처럼 제물이 되셨던 것이다. 동시에 예수님은 대제사장이 되셨다(히 4:14, 7:25). 이렇게 히브리서는 레위기와 구약에 예표된 제사와 제사장에 관한 규정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어떻게 성취되었는지 자세하게 해석해주고 있다. 이것이 복음이며 우리 신앙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것이 오늘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바울과 베드로는 이런 질문에 아주 간단하지만 분명하게 대답해주고 있다. 바울은 제물에 대해서 가르쳐 준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 12:1).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짐승의 피로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다. 예수 그리스도가 피 흘려 제물이 되어 주셨기 때문이다. 우리의 죄 사함은 예수님의 대속 사역으로 완벽하게 끝났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또 다른 제물이 필요하다. 바로 예수를 믿는 사람들 자신이 제물이 되어야 한다. 이 제물은 구약의 제물과 다르다. 구약의 제물은 죽어서 피를 흘려야 했지만 지금 우리가 드리는 제물은 살아있는 제물이다. 우리가 살아서 생활하는 과정에서 헌신된 삶을 사는 것이 바로 제물이 되는 것이다.

이 제물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대속의 제물이 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죄를 사하기 위한 제물이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살아있는 제물로 살아도 다른 사람의 죄를 대속하는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통해서 드리는 제물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바로 산 제물이 되는 것이다.

구약의 제사는 이미 끝났다.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예수님의 제사도 완성되었다. 이제 예수님이 다시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성도들이 드리는 제사는 주님이 이 땅에 다시 오실 때까지 계속된다. 이 제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 날마다 드려야 한다.

또한 베드로는 제사장에 대해서 가르쳐 준다. “너희도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벧전 2:5). 이제 우리에게는 구약의 제사를 드릴 제사장이 필요 없다. 예수님이 우리의 대제사장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할 대제사장은 예수님 한 분뿐이시다. 어느 누구도 대제사장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여전히 거룩한 제사장이 있다. 바로 예수님을 믿는 모든 성도들이다. 우리는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리는 거룩한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

오늘 우리 성도들의 정체를 보여주는 제사장은 구약의 제사장처럼 제사를 드리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이 아니다. 거룩한 제사장이 되기 위해 목회자나 선교사가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천들은 거룩한 제사장이 되기 위해서 자신이 하던 일을 그만 둘 필요가 없다. 오히려 하던 일을 계속 하면서 그 일 속에서 거룩한 제사장의 사명을 다하면 된다. 제사장은 더 이상 백성들과 구별되는 특수한 직분이 아니라 모든 하나님의 백성에게 맡겨진 직분이다.

이 제사장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유일한 대제사장의 직분과도 구별된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 사이에는 어떤 제사장도 있을 수 없다. 어떤 성직자도 그 유일한 중보 사역을 감당하는 제사장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성도들은 제사장이 될 수 있다. 아니, 거룩한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 일상 속에서 거룩한 삶을 살면서 세상에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줄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은 제사장들은 그들의 일터와 가정과 세상에서 거룩함의 속성을 충분히 드러내어야 한다.

모든 크리스천들은 거룩한 산 제물이 되어야 하며 동시에 거룩한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구약에서처럼 성전이나 성막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수님처럼 십자가 위에서 이루는 것도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마당에서 이루어야 한다. 우리가 세상 속에서 사는 동안 거룩한 산 제물이 되고 거룩한 제사장이 되는 것이 바로 생활신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