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교/개혁주의 설교학

[박교수의 개혁주의 설교학] (17)청중의 설교학②

미션(cmc) 2016. 3. 13. 06:54

[박교수의 개혁주의 설교학] (17)청중의 설교학②박태현 교수(총신대학교 설교학)

반드시 영적 유익 위해 기도해야
 

설교를 듣는 일은 단순히 귀를 통해 수동적으로 듣는 것 이상의 일이다. 진실로 설교 청취란 영혼의 귀를 열고 마음으로 듣는 일이다. 왜냐하면 설교는 하나님의 구원과 영적인 일들을 밝히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도함으로 설교를 듣는 일 역시 우리 시대에 절실하게 필요하다. 성령의 조명 없이 우리의 자연적 능력으로 하나님의 신령한 것들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전 2:10~14). 여기서 다윗의 기도는 우리를 위한 하나의 모범이 된다. “내 눈을 열어 주의 기이한 법을 보게 하소서”(시 119:18).
설교 청취와 관련하여 우리는 자신의 영적 유익과 교회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기도의 의무를 지닌다. 설교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그리고 쉽게 설교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뿐더러 본인 자신과 가족들, 그리고 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이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받도록 기도해야 한다.

설교 청취에 있어서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는 필수적이다. 성령은 진리의 영으로서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기 때문이다(요 16:13). 이런 의미에서 설교는 최우선적으로 하나님의 사역이다.

바울은 성령과 설교(예언)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밝히고 있다. “성령을 소멸치 말며 예언을 멸시치 말고”(살전 5:19~20). 사도행전 16장에는 주목할 만한 언급이 나타난다. 하나님을 공경하는 루디아가 바울의 설교를 “듣고 있을 때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행 16:14).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을 열어 주시어 주의 깊게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우리 하나님이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시라면, 하나님께서 설교의 방편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 우리 역시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한다. 설교 청취를 위한 우리의 기도는 임의적 선택사항이 아니다. 반드시 해야 할 필수사항이다. 기도를 통하여 우리의 돌 같은 마음이 변하여 부드러운 심성이 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단 마음으로 듣게 된다.

우리가 설교를 바르게 이해하고, 자신에게 바르게 적용하기 위해서도 기도는 필수적이다. 기도로 준비되지 않은 채 설교를 듣게 되면 교만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곡해하여 잘못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설교 가운데 죄악된 행위가 경책을 받게 될 때, 어떤 이들은 설교자가 자신의 행위를 책망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설교자를 미워하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시험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기도로 잘 준비된 성도는 동일한 경책의 말씀을 들을 때에, 스스로 자기의 마음을 살펴 자기의 잘못을 하나님께 고백하며 용서를 구하게 된다. 그러므로 기도하는 자는 하나님으로부터 부드러운 마음을 받아 설교에서 항상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된다.

이처럼 설교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뉜다. 이러한 상반된 반응은 이미 성경에도 기록되어 있다. 오순절 성령 강림 때 사도 베드로는 유대인들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하나님께서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고 증거할 때, 유대인들은 마음이 찔림을 받아 사도들에게 구원의 길을 요청하였다.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거늘”(행 2:37).

그와 반대로 스데반이 산헤드린 공회 앞에서 의인 예수를 잡아 살인한 자는 다름 아닌 유대인들이라고 고발할 때, 유대인들은 마음에 찔려 분개하였다.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그를 향하여 이를 갈거늘”(행 7:54).

동일한 맥락에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복음이 갖는 특성으로서 복음을 듣는 청중을 둘로 구별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부터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누가 이 일을 감당하리요”(고후 2:15~16).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일은 듣는 자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듣는 자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설교 청취는 단순히 이 땅에서의 삶만 아니라 오는 세상의 삶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영적 유익을 위해 반드시 기도해야 한다.

교회 공동체가 예배 시간에 설교를 듣는다는 것은 우리 나름대로 각자의 근심과 문제들을 가지고 하나님의 면전에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단 하나의 말씀을 사용하시어 그 기쁘신 뜻대로 각기 다른 상황에 있는 자들에게 적절하게 위로하고 격려하신다. 이것은 하나님께 속한 설교의 신비요, 비밀이며, 기적이다. 다만 우리에게 속한 의무는 하나님께서 은혜를 허락하시도록 기도의 의무가 부과되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