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은 건강한 교회 핵심요소’ 재확인, 활력 회복하라7. 개혁주의 교육 - ① 한국교회 소그룹 사역 다시 생각한다
한국교회 질적 성장 중요 역할 … 성장 도구 아닌 교회론 관점서 최적 모델 적극 찾아야
사역 관건은 신실한 리더십에 달려 … 영적 재생산 이끄는 역동적 공동체 토양 다져가자
▲ 채이석 목사비전교회 |
한국교회는 지금 성장을 멈추었는가? 성장을 멈추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 성장이 둔화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의 통계수치는 한국교회가 마이너스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최근 한목협에서 출간한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를 보면 이 사실을 뒷받침할만한 자료를 제시해준다.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 1984-2014’ 통계자료를 중심으로 연구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까지 기독교(개신교)를 떠나 타종교로 개종한 인구가 130만명이고, 기독교에서 타종교로 개종이 아닌 무종교인이 된 인구는 무려 600만명이라고 한다. 그동안 이에 상응하는 입교인이 증가했기 때문에 수적인 감소가 크게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통계의 정확성 여부를 떠나서 한국교회사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통계수치상으로는 분명 한국교회가 성장둔화기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교회성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서 통계수치에만 근거한 편향된 인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성장에는 분명 양적외의 성장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로 한국교회는 지금 질적 성장기에 접어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교회로 새롭게 발돋움하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소그룹이다.
우리보다 앞선 미국교회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30년간 전통적인 교단들의 성장이 급격하게 둔화되었다. 1965년부터 1985년까지 장로교는 24%가 줄었고, 성공회는 20%, 연합감리교는 16%, 그리스도의 제자교회는 42%가 감소했다.
미국교회가 성장이 둔화되던 시기에 새로운 목회리더십으로서의 소그룹리더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별히 이 시기에 세렌디피티 하우스(Serendipity House)라는 소그룹전문사역기관을 설립하여 평생을 소그룹사역에 헌신한 라이만 콜만 박사(Lyman Coleman), 네비게이토 선교회를 세운 도슨 트로트만(Dawson Trotman), 시애틀의 대학장로교회에서 실제로 언약모델의 소그룹성경공부모임을 성공적으로 가졌던 로베르타 헤스테네스,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대학원 전도학 교수로서 평생 헌신했던 로버트 콜만 박사(Robert Coleman) 와 같은 분들이 소그룹을 통하여 미국교회를 건강하게 세워갈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한국교회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다변화의 물결과 목회환경의 급변화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소그룹을 통한 건강한 교회로 다시금 발돋움을 해야 할 때이다. 여기서 한국교회가 20세기말 소위 성장둔화기를 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경험했고 나름대로 새로운 목회리더십의 대안으로까지 생각했던 한국교회 소그룹사역을 돌아보고 이제 이후로 한국교회가 지향해가야 할 소그룹사역에 대한 소견을 몇 가지로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소그룹은 교회성장의 도구가 아니라 교회가 대그룹과 소그룹으로 균형이 잡힌 건강한 교회로 가는 핵심요소라는 사실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성장둔화를 겪게 되면서 소그룹목회로 전환한 것은 대부분 교회성장의 돌파구를 열어보겠다는 어느 정도의 기대감에서 였다. 혹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면서 소그룹목회로 전환한 경우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결국 소그룹은 교회성장의 도구가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것은 처음부터 전문사역자들이 예견했고 분명히 피력한 바였다. 교회가 대그룹과 소그룹으로 균형 있게 모임으로써 건강한 교회가 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다. 초대 예루살렘교회가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대그룹모임),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소그룹모임)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고 건강한 교회로 날마다 부흥성장을 경험하였던 것이다(행2:46-47).
선교역사 한 세기 만에 침체를 겪기 시작한 한국교회가 소그룹의 장단점에 대한 연구와 거기에 따른 대안도 제대로 갖춰놓기 전에 교회성장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서 소그룹사역을 수용한 것이라면 역시 사역현장에서 어려움을 만나게 될 때 소그룹사역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 소그룹사역이 정착되어 열매를 얻으려면 소그룹사역이 교회 안에서 목회철학으로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소그룹은 교회성장의 도구가 아니라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한국교회는 이제 와서 소그룹을 용도페기처분해서는 결코 아니 될 것이다. 오히려 한국교회가 건강한 교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교회마다 최적의 소그룹모델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소그룹사역의 관건은 소그룹리더십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 안에서 소그룹사역을 성공적으로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소그룹 리더십을 잘 훈련하여 세우고, 소그룹성경공부 커리큘럼을 잘 만들고, 소그룹편성을 잘 해야한다. 그 중에서도 소그룹리더십을 양육 훈련하여 잘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는 어떤 리더를 세워야하는가가 중요하다. 소그룹사역 전문가들은 건강한 소그룹 리더에게는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신실성’(faithful), ‘헌신성’(available), 그리고 ‘배움에 대한 의지’(teachable)이다. 이 세 가지를 갖춘 사람을 ‘F.A.T. People’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우리는 소그룹리더십을 세울 때 어떤 자격기준을 가지고 세웠는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를 되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 열두제자 공동체를 세우실 때 밤새 기도하시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성실한 사람, 시간외적으로도 헌신이 되어 있는 사람, 잘 가르치려는 것보다 먼저 배움에 대한 의지가 있는 사람인가를 먼저 살펴보시지 않으셨나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소그룹사역의 관건이 소그룹 리더십에 달려있다는 말은 소그룹사역이 영혼돌봄사역이기 때문에 그것은 결국 목회사역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소그룹리더는 맡겨주신 가족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다. 빌 하이벨스(Bill Hybels)는 2010년 윌로우크릭 교회 리더십 서밋(Leadership Summit)에서 리더십을 정의하면서 “From Here to There”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곳’(Here)은 아직 양육훈련이 잘 되지 않고, 믿음과 열심이 부족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미완성의 단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곳’(Here)이 ‘애굽’이라면 ‘저곳’(There)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의미하는 말이다.
리더는 아직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장차 “저곳”으로 인도하는 사람이다.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리더십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인도했던 모세와 오늘날 소그룹리더가 해야 할 일 또한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모세는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인도했지만 그는 언제나 하나님의 인도를 받았던 사람이다. 남을 인도하는 소그룹리더는 자신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야할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Leaders must be led!) 분명한 열매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셋째. 소그룹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토양조성이 필요하다.
일찍이 예루살렘 초대교회가 경험했던 대그룹의 유익은 먼저 예배를 통한 영적인 유익이고 또한 교육을 통한 유익이다. 공동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예배를 통해서 대그룹 공동체는 영적인 감동과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예루살렘교회의 사도처럼 가르치는 리더십들을 통해서 교회는 다양한 가르침과 배움의 유익을 얻게 된다.
반면 소그룹을 통해서는 교회안의 새신자가 자연스럽게 공동체에 동화되고, 소그룹가족들은 끊임없는 영적 돌봄과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되며, 성도의 교제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한 몸 공동체임을 날마다 확인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목회가 영혼을 돌보는 사역이라고 할 때 소그룹사역은 가장 섬세한 목회사역 현장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미국 소그룹사역 전문기관인 세렌디피티 하우스(Serendipity House) 창립총재인 라이만 콜만(Lyman Coleman)이 1959-1961년 뉴욕대에서 연구한 것이 ‘소그룹을 통한 영적성장’(Growth by groups)이라는 개념이었다. 이 개념이 1972년 시애틀의 대학장로교회에서 로베르타 헤스테네스(Roberta Hestenes)에 의해서 소그룹성경공부모임에 소개되었을 때 교회 안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후 개인성경공부와 개인적인 큐티중심이었던 미국교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게 되어 교회마다 소그룹성경공부 붐이 일어났다. 한국교회 소그룹사역이 단순한 교회성장의 도구가 아니라 성도들의 영적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국교회는 그 역동성을 회복할 수 있으며 건강한 교회로 다시금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소그룹은 네 단계로 발전해가는 역동적인 공동체이다.
소그룹은 네 단계로 발전한다. 첫 번째 단계는 교제권(koinonia)이 형성되는 단계다. 소그룹사역을 시작하게 되면 교회 안에 교제권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소그룹에서의 나눔은 소그룹이 교제권으로 진입하게 만들어주는 최상의 통로가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형성된 교제권 안에서 “여기가 좋사오니” 하면서 머물러있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런 좋은 분위기 속에서 목회자는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한다.
소그룹발전의 두 번째 단계는 양육과 훈련의 단계다. 교회가 교제권에만 머물러 있게 되면 성장이 불가능하다.
소그룹발전의 세 번째 단계는 봉사와 섬김의 단계다. 우리가 성경공부를 하는 것도 하나님나라와 주의 교회를 더 잘 섬기기 위한 것이다. 평생 말씀공부만 열심히 했다는 것이 자랑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느 정도 양육과 훈련이 되어 가면 거기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 소그룹으로 모여서 공부만 하는 것은 역기능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소그룹이 봉사와 섬김을 실천할 수 있어야 건강한 교회로 갈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재생산의 단계다. 소그룹이 교제권에 들어선 후 말씀으로 양육과 훈련도 받고 교회 안팎으로 섬김과 봉사의 일을 힘쓸 정도가 된다면 이미 훌륭한 소그룹이 된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영적 재생산이 일어나야 한다. 소그룹에서 재탄생이 일어나야 한다. 재생산이 일어나지 않는 소그룹은 결코 건강한 소그룹이라고 말할 수 없다.
다섯째. 소그룹은 주님의 임재현장임을 언제나 확인해야할 것이다.
소그룹은 양육훈련을 통해서 새신자를 정착하게 하는 역할만 하는 곳도 아니고 단순히 성도의 교제만을 나누는 곳도 아니다. 대그룹모임에서와 마찬가지로 소그룹모임을 통해서 주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그룹도 주님의 임재현장이지만 소그룹 또한 주님의 임재현장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예수께서는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고 말씀해주셨다.(마18:20) 소그룹현장은 편하고 마냥 부담 없는 모임이 아니다.
소그룹에 대한 이해여하에 따라서 소그룹이 달라질 수도 있다. 대그룹에서는 성도의 교제가 부족하기 때문에 소그룹모임을 이를 보충하기 위한 모임정도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소그룹리더들이 소그룹을 인도할 때마다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소그룹 안에서도 말씀의 능력이 나타나고 치유와 회복이 이루어지며 감사와 찬송이 흘러넘치고 얼마든지 받은 은혜로 인한 감격이 있을 수 있다. 소그룹 역시 분명히 임마누엘의 약속을 해주신 주님의 임재의 현장임을 확신한다면 한국교회 소그룹은 달라질 것이다.
올해가 종교개혁 498주년이 된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지 1세기가 넘어가면서 독일교회는 갱신이 필요할 만큼 침체를 겪었다. 루터파 목사였던 슈페너는 독일교회를 갱신하는 길은 루터의 종교개혁운동을 다시 확산시키는 일이라고 판단하였다. 슈페너는 1670년부터 ‘경건한 모임’(pious gathering)이라는 소그룹모임을 시작하였다. 그는 소그룹목회가 교회성장의 도구가 아닌 교회론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였다. 한국교회가 선교2세기를 맞이하면서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는 이 때에 소그룹목회를 교회성장의 도구가 아니라 교회론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고 잃어버린 활력을 회복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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