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번역과 신학 해설 및 신앙 적용] (3)성경의 특성과 해석
문병호(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문병호 교수(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1.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드러내는 특성
“교회의 증언에 의해 감동과 이끌림을 받아 우리는 성경에 대한 고상하고 영예로운 경의를 지니게 된다. 하늘로부터 주어진 내용, 가르침의 효력, 문체의 위엄, 모든 부분의 조화,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전체의 목표, 인류구원의 유일한 길에 대한 완전한 제시, 기타 비교할 수 없는 많은 탁월함, 전적인 완전함은 그것 자체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풍부하게 밝혀주는 논증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오한 진리와 신적 권위에 대한 감화와 확신은 말씀에 의해서, 말씀과 함께 우리 마음 안에서 증인이 되시는 성령의 내적 역사(役事)에 의해서만 생겨난다.”(1.5)
성경은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책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그쳐서는 안 된다(행 5:42). 교회는 성경의 신령한 특성을 증언한다. 교회의 직분을 맡은 자는 ‘비밀을 맡은 자’이다(고전 4:1). 하나님의 비밀은 그리스도이시고(골 2:2), 그 비밀이 이제 성도들에게 나타났다(골 1:26). 성경은 그 비밀을 기록한 책이다.
성경은 ‘사람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야 한다(살전 2:13).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혼과 영과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한다(히 4:12). 모든 성경은 전적으로 완전하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진리가 충족하며, 서로 조화되어 하나도 어김이 없다. 성경의 문체는 위엄이 있고 탁월하여, 인생의 글과 비교될 수 없다. 성경은 권위 있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마 7:29)
말씀 자체와 성령의 역사로 성경의 무오성과 신적 권위가 우리 안에서 확정된다. 성경은 스스로 옳고, 스스로 증언한다. 세상의 모든 진리는 궁극적으로 성경의 가르침에서 비롯되고, 성경의 가르침을 잣대로 삼아야 한다.
2. 성경의 충족성과 종결성
“하나님 자신의 영광, 사람의 구원, 믿음, 생명에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한 하나님의 전체 계획은 성경에 분명히 표현되어 있거나, 선하고 필연적인 결과에 의해서 성경으로부터 추론된다. 어느 때나 성령의 새로운 계시들이나 사람들의 전통들이 성경에 더해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와 같이 말씀에 계시된 것들을 지각하여 구원에 유익을 얻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영의 내적 조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예배와 교회의 통치와 관련하여, 언제나 준수되어야 하는 말씀의 일반적인 규범들에 따라 본성과 빛과 기독교적 식견에 의해 규정되어야 하는 사람의 행위와 사회에 공통된 어떤 경우들이 있다는 사실 또한 우리는 인정한다.”(1.6)
성경은 하나님의 영광을 계시하고 찬미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영원히 영광 가운데 계시며 영광의 주가 되신다(요 17:1, 5; 고전 2:8).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간다. 그 영광이 영원하다.(롬 13:36)
성경은 ‘생명의 말씀’이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한다(롬 10:17; 요일 1:1). 성경에는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다(딤후 3:15). 성경은 ‘믿음의 말씀’이다(롬 10:8; 딤전 4:6). 성경은 그리스도를 ‘믿음의 주’이시며 ‘믿는 도리의 사도’이시라고 증언한다.(히 3:1: 12:2)
성경에는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내주신 하나님이 아들과 함께 주시는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다(롬 8:32). 성경 말씀을 받으면, 생명과 생기와 생활을 얻는다. 생명이 생기고 생기가 돌아 거룩한 여호와의 정병의 삶을 살게 된다.(겔 37:1~10)
성경은 이러한 것들에 대한 하나님의 전체 계획을 담고 있다. 하나님은 뜻하시면 이루시고, 이루시면 그 모든 것이 선하다. 그러므로 성경에 맺혀 있는 언약의 열매를 먹어야 눈이 밝아지고 마음이 기쁘게 된다.(시 19:8)
성경은 이러한 지식을 직접 가르쳐 주거나 여러 증거들을 통하여 미루어 알게 한다. 그러므로 스스로 판단하여 성경을 그릇되거나 미흡하다고 하고 사람들의 교훈이나 전통을 성경의 자리에 두어서는 안 된다.(막 7:3, 7)
성경은 성령의 내적 조명으로 우리 안에서 스스로 증언한다(自證). 성령의 검이 움직여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 마음에 새겨 준다(엡 6:17). 성령의 역사로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입으로 시인하게 된다.(롬 10:10)
하나님의 영을 받은 자녀들에게는 거듭난 본성의 빛과 기독교적 식견이 부여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자녀이자 상속자로서(롬 8:17)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그리스도의 빛, 향기, 소금, 편지의 삶을 살게 된다. 이러한 삶도 성경의 거룩한 특성과 무오성을 우리에게 증거한다. 그 증거를 확신하는 바, 우리는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지시하심과 이끄심을 기다려야 한다.
3. 성경의 명료성과 단순성
“성경에 있는 모든 것은 그 자체로 똑같이 분명하지도 않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구원을 위하여 알고 믿고 지킴에 있어서 필요한 것들은 성경 여기저기에 아주 분명하게 전개되고 설명되어 있어서 배운 자들뿐만 아니라 배우지 않은 자들도 통상적인 방편을 적절히 사용하면 그것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에 이를 수 있다.”(1.7)
성경은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믿음으로만 성경은 이해된다. 성경이 어려운 것은 믿음이 없이 억지로 성경을 풀기 때문이다(벧후 3:16). 가장 잘 받아들이는 성도가 가장 은혜로운 성도이며, 가장 심오한 성도이다. 많은 제자들이 자기들의 판단으로 주님의 말씀이 어렵다며 주님을 떠나갔다(요 6:60). 그러나 베드로는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라고 말하며 주님을 떠나지 않았다.(요 6:68)
성경을 받아들이려면 똑똑한 마음이 아니라 부드러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겔 11:19; 36:26). 누구든지 성령의 조명과 감화에 복종하여 잘 썩혀진 심령이 되면 말씀이 떨어져 큰 결실을 보게 된다(마 13:23). 그러므로 세상의 지식으로는 성경의 진리를 알 수가 없다. 아무리 유식하다고 해서 스스로 성경을 이해할 자 아무도 없고, 아무리 무식하다고 해도 성령의 감화로 성경을 이해하지 못할 자 아무도 없다. 이를 성경의 단순성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세상의 이론이나 사변으로 성경을 해석하려고 들어서는 안 된다.
4. 성경의 최종 권위와 성경 번역
“하나님의 백성의 옛날 자국어였던 히브리어 구약과 기록될 때 가장 일반적으로 열방들에 알려진 헬라어 신약은 직접적으로 하나님에 의해 영감되었고 그의 특별한 돌보심과 섭리에 의해 모든 세대 가운데 순수하게 지켜졌으므로 진정하다. 그러므로 종교에 관한 모든 논쟁에 있어서 교회는 최종적으로 그것들에 호소해야 한다. 그러나 이 원어들은 성경에 대한 권리와 관심을 가지고 하나님에 대한 경외 가운데 그것을 읽고 탐구하도록 명령을 받은 모든 하나님의 백성에게 알려진 것은 아니므로 그것이 가닿는 모든 열방의 자국어로 번역되어 하나님의 말씀이 모든 사람 가운데 풍성하게 거하는 가운데 그들이 그에게 받아들여질 만한 방식으로 예배드리고 성경의 인내와 위로를 통하여 소망을 갖게 되어야 한다.”(1.8)
하나님은 인류에게 문자를 주셔서 성경을 기록하게 하셨다. 구약은 히브리어로, 신약은 헬라어로 기록되었다. 성령의 감동으로 성경은 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자구에 있어서도 축자적(逐字的)으로 영감되었다(딤후 3:16; 벧후 1:21). 성경의 영감은 가르침과 선포와 역사에 모두 미친다. 성경은 역사적으로 검증되는 책이 아니라, 성경이 역사를 전한다. 그러므로 최종 권위는 성경에 있다. 교회나 교회 회의가 성경 위에 있을 수 없다. 성경은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서 알아들을 수 있게 전해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나라와 백성의 문자로 번역되어야 한다.
5. 성경으로 성경을 해석
“성경해석의 무오한 규범은 성경 자체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참되고 온전한 의미는, 이는 다양하지 않고 하나인데, 더욱 분명하게 말하는 다른 곳들로부터 탐구되고 알려져야 한다. 종교에 관한 모든 논쟁이 확정되고 공의회들의 모든 교령, 고대 저자들의 의견들, 사람들의 교리들, 개인적 심정들이 고찰되어야 하고 그 선고에 우리가 의지해야 하는 최고의 심판관은 성경 안에서 말씀하시는 성령이시다.”(1.9~10)
성경은 사사로이 풀어서는 안 된다(벧후 1:20). 성경을 기록한 선지자와 사도를 감동시킨 동일한 성령이 성경을 읽는 성도의 심령을 조명하고 감화하므로, 성경의 진리는 하나이다(엡 4:4; 행 15:15). 모세가 전한 것과 그리스도의 진리가 서로 상충되지 않는다(요 5:46). 말씀에 대한 감화는 다양하나, 말씀의 진리는 하나이다. 그러므로 성령을 통한 말씀의 역사를 사람이나 교회나 교회 회의가 제한해서는 안 된다. 말씀의 진리를 확정하는 최고의 재판관은 성경 안에서 친히 말씀하시는 성령이시다. 그러므로 칼빈은 성경은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인격에 의해(a persona loquentis Dei, by the person of God who is speaking)” 살아있다고 했다.
출처 : 기독신문(http://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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