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연수과/특별기고

[특별기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번역과 신학 해설 및 신앙 적용] (16)칭의와 자녀 삼으심

미션(cmc) 2020. 6. 14. 08:10

[특별기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번역과 신학 해설 및 신앙 적용] (16)칭의와 자녀 삼으심

문병호 교수(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의롭다 함을 얻은 자는 영원한 구원의 상속자가 된다




문병호 교수(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1. 칭의: 보혜사 성령의 임재에 따른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

“하나님은 영원부터 택함 받은 모든 자들이 의롭다 함을 얻도록 작정하셨고. 그리스도는 때가 차매 그들의 죄를 위하여 죽으셨고 그들의 칭의를 위하여 부활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령이 합당한 때에 그리스도를 실질적으로 그들의 것이 되게 하시기 전까지는 그들은 의롭다 함을 얻게 되지 않는다.”(11.4)

칭의는 ‘이전 것’이 지나가고 ‘새 것’이 됨에 대한 법정적 선포이다(고후 5:17). 이는 어둠이 물러가고 빛이 들어옴을 의미한다. 말씀 안에 있는 생명이 사람들의 빛인바(요 1:4), 빛이 들어오면 생명이 들어오고 죽음이 물러가며, 율법에 대하여 죽고 하나님에 대하여 살게 된다(갈 2:19). 달리 말하면, 옛 사람이 죽고 새 사람이 살게 된다. 여기서 옛 사람을 죽임(mortificatio, mortification)은 죄를 사함 받음을 의미하고, 새 사람을 살림(vivificatio, vivification)은 의롭다 함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됨을 의미한다(행 13:38~39). 이 둘은 동시에 일어나며, 모두 그리스도가 대신 죄의 값을 치르심, 즉 ‘속량’으로 말미암는다.

그리스도의 ‘속량’이 없다면 ‘죄사함’이 없고(엡 1:7; 골 1:4; 요일 2:12), 그 누구도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와 ‘아들의 명분’을 얻을 수 없다(요 1:12; 갈 4:5). 생명이 피에 있으며 피가 죄를 속하므로 피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는바(레 17:11; 히 9:22), 그리스도가 흠 없고 점 없는 유월절 어린 양 희생제물로서 보배로운 피를 흘리셨으므로 그 값으로써 택함 받은 모든 사람이 죄를 사함 받고 의롭다 함을 얻어 생명에 이르게 된다(롬 5:18; 벧전 1:19; 히 9:14; 요 1:29; 고전 5:7; 엡 5:2).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아들로서 ‘때가 차매’ ‘세상 끝에’ 나타나셨다(갈 4:4; 히 9:26). 그리하여 창세 전부터 작정하신 인류 구속의 ‘때가 찬 경륜’을 이루셨다(엡 1:9).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생을 주시려고 그 아들을 이 땅에 보내셔서 우리를 위한 대속물이 되게 하셨다(딤전 2:5; 막 10:45). 그리스도가 영생이시다(요일 5:20). 하나님이 영생을 주신 자에게는 그 안에 영생이 있다(요일 5:11, 13).

중보자 그리스도가 참 하나님과 참 사람으로서, 인성(人性)에 따라서는 자기의 죽음으로 무름의 값(pretium satisfactionis, the price of satisfaction)을 치르셨고, 신성에 따라서는 그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다(벧전 3:16; 딤전 3:16; 롬 1:3~4). 그리하여 그리스도를 믿는 자마다 그와 함께 죽고 그와 함께 살게 되었다(롬 6:5, 8; 8:10~11). 아담 안에서 죽은 자가 그리스도 안에서 삶을 얻게 되었다(고전 15:22). 그리스도의 죽음을 몸에 짊어진 자마다 그의 생명을 나타내게 되었다(고후 4:10~11).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신 하나님이 우리도 그 아들과 함께 살리셔서 우리 안에 생명이 역사하게 하셨다(고후 4:12, 14). 칭의는 그 아들의 의를 우리의 의로 삼아주심, 즉 의의 전가로 말미암는다. 의의 전가의 유일한 방식은 보혜사 성령의 임재이다. 그리스도가 죽고 부활하신 후 승천하신 것은 하나님 우편에서 보혜사 성령을 부어주시기 위함이셨다(요 16:7; 행 2:33). 보혜사 성령이 임하면 그리스도의 의가, 그가 치르신 대리적 속죄의 값이 우리의 것이 된다. 우리 몸이 성령의 전이 되어 그 의를 값없이 누리게 되며 전적인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게 된다(고전 6:19~20).

2. 의롭다 함을 얻은 자의 신분과 상태: 신구약의 일치성

“하나님은 의롭다 함을 얻은 자들의 죄를 계속해서 눈감아 주신다. 그들은 칭의의 상태를 결코 상실할 수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기 죄로 하나님의 부성적 진노 아래 떨어질 수 있으며 자기를 겸손히 낮추고, 자기 죄를 고백하며, 사죄를 간구하며, 자기 믿음과 회개를 다시 새롭게 해야 비로소 그의 얼굴의 빛이 그들 자신에게 회복될 것이다. 이 모든 점에 있어서 구약 아래의 신자들과 신약 아래의 신자들의 칭의는 하나이며 동일하다.”(11.5~6)

칭의는 옛 사람을 죽임과 새 사람의 살림이 성령으로 인침 받는 하늘 법정의 선포이다(엡 1:13). 성령은 한 분이시다(엡 4:4). 주도 한 분이시고 칭의를 인치는 세례도 하나이다(엡 4:5). 우리가 성령을 받은 것은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듣고 믿음으로 말미암는다(갈 3:2).

하나님의 의롭다 함을 얻은 자는 그 자녀로서의 신분을 법정적으로 인침 받기 때문에 그 신분을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는다. 주님이 영생을 주신 자를 아무도 그 손에서 빼앗을 수 없다(요 10:28). 그는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 대해서는 살아있는 자로 여김을 받게 된다(롬 6:11). 이는 그가 그리스도의 한 의로운 행위로 영생을 얻고 의인이 되었기 때문이다(롬 5:17~21).하나님이 의롭다 한 자라도 죄의 법이 여전히 그 육신을 사로잡고 있어 곤고함이 없지 않지만(롬 7:23~25), 하나님은 자기가 부르신 자를 끝내 영화롭게 하신다(롬 8:30). 하나님은 자기 자녀가 죄를 자백하고 죄 사함을 위하여 기도하면 들으신다(요일 1:9; 마 6:12). 모든 죄의 값을 대신 치르신 그리스도가 친히 대언자가 되시며(요일 2:1), 우리의 믿음의 떨어지지 않도록 기도하신다(눅 22:32). 성령이 우리의 연약함을 돕고 우리의 마음을 살피고 친히 간구하신다(롬 8:26~27). 우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마지막 때까지 친히 이루신다(빌 1:6).

이러한 은혜를 구약 백성도 누렸다.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미치는 영생은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는다. 할례자나 무할례자가 서로 다르지 않다(롬 3:30). 아브라함에게 전파된 ‘복음’이 이방인에게도 전파되었다. 그 ‘복’은 동일하다(갈 3:8, 30).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은 ‘오직 한 사람’ 그리스도를 그 머리로 지칭하였다(갈 3:16). 율법의 약속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갈 3:18). ‘그리스도의 것’이 되어야 아브라함의 자손이며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가 된다(갈 3:29). 그러므로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이 땅에서는 외인이며 나그네이다. 그들은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다(히 11:13; 갈 3:28).

3. 자녀 삼으심(養子)의 은혜

“하나님은 자기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그로 인하여 의롭다 함을 얻은 모든 자가 자녀 삼으심의 은혜의 동참자가 되도록 호의를 베푸신다. 그 은혜에 의해 그들은 하나님의 자녀의 수에 들게 되어 자유와 특권을 즐기고, 하나님의 이름이 자기들 위에 놓이게 하며, 자녀 삼으심의 영을 받으며, 담대함으로 은혜의 보좌로 나아가는 길을 얻으며,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외칠 수 있게 되며, 그에게서 아버지와 같은 긍휼히 여김, 보호, 공급을 받으며, 징계를 받으나 내침을 당하지 않고 구속의 날까지 인침을 받으며, 영원한 구원의 상속자들로서 약속들을 유업으로 받는다.”(12.1)

아버지 품 속에 영원히 독생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요 1:18) 사람의 아들이 되신 것은 하나님의 택함 받은 자들을 자녀 삼기 위함이셨다. 하나님이 언약의 열매로 주시는 영생이 하나님의 자녀됨이다. 하나님이 창세 전에 일부를 택하심은 그들을 자녀 삼고자 하심에 있었다(엡 1:5; 갈 4:5). 그리스도의 의를 자기의 것으로 삼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 자는 그리스도와 ‘함께’ 상속자가 되어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그와 ‘함께’ 고난도 받는다(롬 8:17). 이 점에서 ‘그리스도의 영’이라고 칭함을 받으시는 보혜사 성령은 또한 ‘양자의 영’이라고 칭함을 받으신다. 이 영을 받은 자마다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시는 주님과 같이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된다(막 14:36; 롬 8:9, 14~15; 갈 4:6).

하나님의 자녀들은 무엇이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하면 그리스도가 친히 행하시는 은혜를 누리게 된다(요 1:12~13). 하나님이 그들을 낳았다(시 2:7; 히 2:5). 하나님 나라는 ‘사랑의 아들의 나라’이다(골 1:13). 산상복음의 주제는 하나님의 아버지이심과 택함 받은 자들의 자녀됨에 있다. 하늘의 새와 들의 풀도 돌보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하물며’ 우리를 돌보지 않으시겠는가(마 6:30)? 육신의 부모라도 좋은 것을 주는데 ‘하물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구하는 자를 그냥 두시겠는가(마 6:30; 7:11)?

하나님이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시고, ‘함께’ 일으키시며, ‘함께’ 하늘에 앉히셔서(엡 2:5~6), 그리스도와 ‘함께’ 상속자 되고, ‘함께’ 지체 되며, ‘함께’ 약속에 참여하는 자 되게 하셨으므로(엡 3:6), 우리가 믿음으로 담대함과 확신을 가지고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에 담대히 나가게 되었다(엡 3:12; 히 4:16). 이 모든 것이 자녀됨의 은혜이다.

출처 : 기독신문(http://www.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