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월의 마지막 편지 受天 김용오
넌
아지랑이를 입에 가득물고 파란 마음으로 내 몸을 안았었고
너울너울 초록물결을 만들어 아픈 가슴을 쓸어 내려 주었지
언제에 있어서는 만상에 울긋불긋 수채화를 그려 주며 가슴을
활짝 열고 감상을 하라며 멋들어진 가을 전시회를 열어주었지
그리고선 칼바람 오는 어제는 다람쥐 노는 뒷산을 하얗게
마을을 만들어 스머프들을 놀게 해놓고 함께 놀자며 옷깃을
여미었지만 네게 갈 수 없었던 것은 네가 내게 준 사계의
사랑이 하도 눈물이듯 하여 무얼 하나 네게 꼭 주고 싶었는데
빈손으로 갈 수 없어 그랬었지 뭐야 고마웠던 그런 네가 노을
이듯 서산의 노송에 걸려있어 더는 턱을 괴고 널 보고 있을
수만 없었지 뭐야 누가 그랬었지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고
사계를 올올히 피워 보여준 끝없는 너의 사랑에 조금이라도
정성을 담아야 했기에 네가 좋아하는 하얀 강물을 잔잔히
흐르게 해놓고 사연을 담은 잎세 한 통을 네게 띄워 보낼 거야
한 해 보내준 너에 사랑 정말 고마웠다고 마지막 가는 길에서도
백마를 타라며 넓은 평원을 하얗게 빚어 놓고 간 너처럼.
음수사원(飮水思源) : 물을 마시며 “그 물이 어디로부터 오는가,
라는 근원을 늘 생각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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