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아름다운 시

들길에 서서

미션(cmc) 2008. 12. 29. 07:26

들길에 서서
신석정

푸른 산이 흰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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