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게 삽시다
"크리스천들이 이렇게 깨끗하게 살아야 한다면
크리스천이 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네요.” 한 현지인의 말입니다.
감비아는 사하라 사막 밑의 준 사막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헬에 위치해 있습니다. 거기에는 북쪽의 사막 지대에서
모래 바람이 심하게 불어와 맑은 하늘은 보기가 힘듭니다.
아침에 열심히 닦아도 저녁이면 미세한 황토 먼지들이
소복이 쌓입니다. 이렇게 먼지가 수시로 쌓이다 보니
집 청소에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아내는 언제나 유리창 닦기, 바닥 청소, 먼지 털기 등으로
한나절을 바쁘게 보내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 현지인의 말처럼 청결하게 사는 것이 마치
기독교의 전부인 것처럼 보여진다면 정말 큰 문제였습니다.
우리가 너무 깨끗하게 살려고 하는 것이 복음의 걸림돌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그 어떤 관계보다
청결에 최고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비쳐진다면
현지인들에게 복음은 왜곡되어 전달될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우리 집이 깨끗하면 선교가 안 돼요.
우리 집 바닥이 너무 깨끗해서 현지인들이 들어오다가
신발을 벗을까 말까 당황하게 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소.
그러니 우리 더럽게 삽시다.”
이 말을 들은 아내는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차라리 먼지가 보이지 않는 눈을 달라고 기도해요”라고 했습니다.
이후로 우리는 먼지뿐만 아니라 파리 같은 벌레도
잘 보이지 않는 둔한 눈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탁월한 헬퍼, 바나바」/ 존 슬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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