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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오줌요법에 대해

미션(cmc) 2009. 9. 8. 17:54

동서양 오줌요법에 대해

중앙일보(분수대, 북한사람의 오줌, 1997년 5월 30)는 오줌요법이 민간요법으로 얼마나 이용되고 있는지 국립문화재 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눈병에 걸렸을 때 "어린이의 오줌으로 눈을 씻는다"는 응답이 12.3%에 달했으며 극히 소수이지만 중풍이나 폐질환에 오줌을 마신다고 응답한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1. 언론인의 시각

여하튼 중앙일보의 필자는 오줌요법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며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도 오줌의 효능을 높이 평가했다, 오줌에 섞인 여러 가지 성분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그러니 선인들의 지혜를 느끼게 한다는 등 말을 했다. 비타민, 칼슘 등이 섞여 있다는 대목은 아마
도 종합비타민제를 상상하고 말한 것 같다.

또 혈전치료제를 오줌에서 만든다는 증거도 댔는데, '북한사람의 오줌' 이란 제목이 붙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오줌에서 혈전증 치료제를 제조하는 회사에서 한국에서는 수세식으로 화장실이 바뀐 때문에 어려움이 있자 북한에 현지공장을 세운다는 뉴스와 맞춘 글이다. 이런 식 오줌요법 시나리오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다음, 2와 3은 필자가 1994년에 '재미있는 약 이야기'에 쓴 내용을 옮긴 것이다.

2. 홍박사님과 오줌요법

필자의 대학시절 은사인 홍박사님은 당시 이미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과 깊은 생각으로 학생들을 열광시켰다. 말을 잘 하셨고, 항상 설득력 있는 사례를 갖고 정연하게 논리를 전개하였다.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것을 기억한다.

"미국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엄청나게 공부를 시키는데 나는 따라가기 위해 밤에도 자지 않고 공부해야만 하였다. 그때 기숙사에서 독방을 쓰지 않아 밤이면 룸메이트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화장실에 가서 공부했다. 화장실은 깨끗하고 항상 불이 켜져 있었으므로 공부하기에는 가장 좋은 장소였다."

나중에 필자가 외국에 가 보니 공부하기에 적합한 장소는 화장실이 아니라 기숙사의 휴게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휴게실은 그 당시 우리 수준으로 보아 무척 고급스러운 곳이었다. 좋은 양탄자가 깔려 있었고, 소파는 아주 안락했고, 조명시설도 잘 되어 있었으므로 밤에 나와 공부하기에 무척 적합했다. 아마도 홍박사님은 휴게실에서 공부하고서 좀 더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화장실에서 책을 보았다고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후 10년쯤 지나 홍박사님이 달에서 가져온 돌을 분석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생약 쪽에 관심을 가져 연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1980년대 초에는 우리 선조의 약에 관한 지혜를 신문이나 잡지에 많이 게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홍박사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선조의 지혜를 본 받아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그 글이 지나치게 설득력이 있어 선조의 지혜를 지금도 시험해 보려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나중에 정리하여 책으로 펴낸 것을 읽어보니 과학적인 것과 비과학적인 것을 구분하려고 애쓰신 흔
적이 있었다. 건강상식을 지혜로 삼아 재미있게 이해시키려고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출근길에 차의 라디오를 켜니 홍박사님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내용은 오줌요법에 관한 것이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그 내용이 있지만 "늙은 부인이 나이가 80이 넘어서도 얼굴이 40과 같아 까닭을 물은 즉 오줌을 40년간 먹어서 그러했다", "오줌은 남자 어린아이의 것이 좋다"와 같은 것이었고, 오줌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존재가 증명됐으니 이것은 선조의 대단한 지혜로 본다는 말씀이었다.

얼마 전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오줌요법'이라는 책이 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병 없이 살고 회춘하는데 오줌요법이 통한다는 그런 내용이리라 생각하고 들추어보지는 않았으나 이런 종류의 책이 시장에 나도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되었고 홍박사님도 이제는 본뜻은 그렇지 않아도 일반 대중을 오도할 가능성이 있으니 오줌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3. 오줌 속 호르몬과 혈전 용해제

오줌 속에서 혈전 용해제가 발견되었다는 내용도 오줌요법을 설득력 있게 하는 모양이나, 오줌 속 호르몬과 혈전용해제 유로키나제는 회춘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것을 말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 몸 안에서 호르몬이 생산되나, 한번 분비된 것이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한 후에는 몸밖으로 나가고 새로운 것이 생산, 분비된다. 몸밖으로 나갈 때는 처음에 생산된 것이 나가기도 하나 대부분은 구조가 변한 대사산물이다. 사람 몸은 체 내외 물질의 구조를 변화시켜 작용을 없게 하며, 동시에 물에 잘 녹아 몸밖으로 나가기 쉽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과 몸 안에서 어떤 물질이 생산되어 그 기능을 하는가 생각하면 오줌 속에 어떤 잡다한 물질이 있는지 상상할 수 있다. 이것을 먹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

설혹 일부 작용을 나타내는 호르몬이 있어 먹어 흡수된다고 해도 핏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간에서 전부 파괴되어 아무 효과가 없게 된다. 학술적으로 '완전 파괴'라고 기술하는 것이다. 그래서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한 병에는 직접 핏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주사하지, 먹으면 아무 소용없게 된다. 요사이 경구로도 효과를 나타내는 성호르몬은 합성 호르몬이지 테스토스테론 자체는 아니다. 이런 것을 알면 오줌에 일부 성호르몬의 작용을 나타내는 물질이 있더라도 마시면 아무 소용없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혈전을 녹여 내는 유로키나제를 오줌에서 추출하는 것은 틀림없으나 이것은 단백질이므로 먹어서 흡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산이나 효소에 의해 파괴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혈전이 생긴 병에 주사하여 고용량을 핏속으로 직접 넣어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여 내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지, 오줌을 먹어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더욱이 오줌은 온갖 잡균의 온상이다, 아무리 신선한 오줌을 마신다고 해도 병원균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그 안의 어떤 성분이 해가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전부 불필요한 노폐물이라면 역겨움을 참고  그것을 마실 이유는 더더욱 없다.

4. 서양의 오줌요법, 역사  

국내 신문에는 '오줌요법'과 관련된 서양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기사도 실린다. 동아일보 '오줌으로 병 고칠 수 있다'(1996년 2월 24일)는 인도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오줌요법 국제회의를 보도하였다. "에이즈를 포함한 많은 치명적 질병을 자신의 오줌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오줌요법에 관한 세계 최초의 국제회의가 17개국 과학자 의사 등 약 6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는 것이다.

같은 기사가 같은 때 경향신문에도 실렸는데 기사 제목에 [생명수 재단]이라는 표지가 붙었다. 생명수재단 인도지부가 주최한 회의라는 것이다. 이들이 오줌을 생명수(water of life)라고 부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양 오줌요법의 양상을 유명한 의사(擬似) 과학 비평가 가드너(Martin Gardner)의 '오줌요법'(urine therapy)이라는 글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동서양 할 것 없이 고대인은 인간이나 동물의 오줌과 변을 약으로 사용했다. 더러운 물질로 인간의 몸에 깃든 악령을 쫓아낸다는 발상이다. 그후 오줌은 몸 안의 노폐물을 걸러 낸다는, 다시 말해서 몸을 정화시킨다는 상징성 때문에 바르거나 마시는 등 약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과학적 의학이 정착하기 전, 병을 몸 안의 독소에 기인한 것으로 여겼으므로 오줌을 효과가 있다고 본 것은 당연하다.

(위의 대목이 이상해서 다시 책을 찾으니 나와 있습니다. 오늘의 개념으로 그렇다면 노폐물이나 독소가 오줌에 포함된 것이 아닐까 생각할 것이지만 오줌 자체가 이것을 씻어 내주는, 다시 말해서 정화능력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유명인들도 오줌의 효과를 칭송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기원 1세기 '자연사'(Natural History)의 저자로 유명한 로마의 박물학자 플리니(Pliny the Elder)는 어린 소년의 오줌의 치유력을 격찬했다. 13세기 스페인의 점성술사이며 의사인 아날드(Arnald of Villanova)는  개의 오줌을 바르면 사마귀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매일 아침 오줌으로 눈을 씻으면 시력이 향상된다고도 말했다.

17세기에도 오줌은 민속요법으로 널리 사용되었는데, 스위스 바젤의 쾨니히(Emmanuel Ko"nig)는 '동물의 왕국'(The Animal Kingdom)이라는 책에 오줌을 마시면 열증, 우울증, 치통, 통풍, 가슴앓이 등을 낫게 한다고 적었다. 현대 치과학의 창립자라고 불리는 파리의 포사르(Pierre Fauchard)는 18세기 저술한 '치과의사'(The Surgeon Dentist)에 "매일 아침 저녁 오줌으
로 입을 씻게 하여" 치통을 낫게 했다고 비법을 적었다.  


또한 17세기 '보일의 법칙'으로 유명한 보일(Robert Boyle)도 오줌요법을 칭송했다. 그는 "인간 오줌의 의학적 가치를 열거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에세이의 일부가 아니라 책 한 권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하며 나이 많은 부인을 예를 들어 "몇 몇 만성 질병으로부터 회복할 가망성이 없었던 한 부인이 자신의 오줌을 마시고 회복된 예를 알고 있다"고 적었다.

5. 서양의 오줌요법 경향, 가드너 결론  

현재 서양에서 오줌요법과 관련하여 어떤 일이 있는지 살펴보면 항상 서양의 호기심은 인도나 중국의 일에 있는 것 같다.  인도의 수상직(1977-1979)을 역임한 데사이(Morarji Desai)가 1995년 99살 생일 때 자신의 장수의 비결이 오줌을 마신데 있다고 했다는 내용도 있다. 그 이전 1978년 CBS 와의 인터뷰에서 데사이는 오줌요법의 가치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또한 1995년 뉴스위크는 간디(Mohandas Gandhi)도 오줌을 마셨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간디 연구소에서는 이를 부인했다고 한다.

데사이는 오줌을 말한 직후 사망한 모양이다. 앞서 경향신문에는 "회의 참석자들은 매일 자신의 오줌 한잔을 마신다는 사실을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던 고 모라르지 데사이 전 인도총리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는 99세의 나이로 작년에 별세했다"라고 나와 있다. 인도 아유르베다 의학에서도 오줌요법이 나타나 있음은 물론이다. 이것은 앞서 말한 중국 전통의학이나 서양 전통의학이나 모두 고대인은 오줌을 치료제로 여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대체의학 반경에서 나온 오줌요법 책을 소개하면 1974년 크루거(Helen Kruger)의 책(Other Healers, Other Cures: A Guide to Alternative Medicine)에도 오줌요법이 자세히 소개됐다. 중국 예도 있지만 미국, 프랑스, 멕시코 등의 예를 사실적으로 소개했다. 사실적 예란 이런 저런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사실적으로 그린 다음에 오줌을 마시고 기적처럼 회복됐다는 이야기를 말한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 분야 작가가 크리스티(Martha M. Christy)인 것 같다. 크리스티는 1994년 '당신 자신의 완전한 의학'(Your Own Perfect Medicine: The Incredible Proven Natural Miracle Cure that Medical Science Has Never Revealed)뿐만 아니라 동종요법(Healing Yourself With Homeopathy), 오줌요법(Scientific Validation of Urine Therapy) 등 책을 지어냈다.

이들 크리스티의 책은 다른 대체요법보다는 주로 오줌요법에 관한 내용인 것 같다. 동종요법의 경우도 오줌을 무한대로 희석했을 때에 그것은 오줌 동종요법이 된다. 가드너는 이들 책이 어떻게 홍보되는지 분석했다. 예를 들어 '당신 자신의 완전한 의학' 책 표지에는 대체의학 관련 뉴스레터를 발간하는 의사 윌리엄스(David G. Williams)의 "올해 단 한 권의 건강 관련 책을 사려면 바로 이 책을 사야 한다. 이 책은 누구나, 어디에서건, 실제 어떤 알려진 병에도 사용될 수 있는 요법을 추려 놓았다"라는 추천사가 들
어 있다.

또한 그 책에는 위스콘신 의과대학의 신경외과의사 자비드(Manucher Javid)의 "이 물질은 분명 생명을 구하는 것으로 발견됐다"라는 문구도 있다. 위스콘신 의과대학의 의사가 오줌요법을 홍보해주는 것이 이상하여 가드너는 직접 자비드를 접촉하였다. 실제 그는 오줌이 아니라 요소의 뇌압 감소 효과를 연구한 학자인데, 이것은 요소의 이뇨작용과 관련된 효과이다.

현재 은퇴해 있는 자비드는 이미 변호사로 하여금 크리스티를 고발하도록 조처했다는 말을 했다. 오줌 속에 요소가 들어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오줌요법을 홍보해 주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오줌을 마시면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약 효과는 용량, 용법 등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요소가 소독제로 사용됐다고 해서 항균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하튼 크리스티가 높게 추천한 책이 암스트롱(John Armstrong)의 1971년 '생명수'(The Water of Life)이다. 이 책이름은 앞서 인용한 국내 신문에도 나타나 있다. 이 책에는 암을 위시한 수백 종의 병에 오줌요법이 효과가 있다고 그려져 있다. 크리스티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자신의 책에 경험담 형식으로 지극히 고통스러운 여러 병을 사실적으로 적고 온갖 요법을 사용했으나 허사였으나 결국 오줌을 마시자 깨끗이 나았다고 그려 놓았다. 암, 에이즈, 임질, 황달, 결핵, 우울증, 당뇨병 등등 모든 병에 만병통치라는 것
이다.

인체의 생리, 약리 메커니즘을 아는 사람은 약이 만병통치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렇게 주장하는 요법은 가짜라고 말해도 좋다. 가드너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나는 오줌을 마시는 것이 해가 없는지 있는지 알지 못한다. 누구든지 이 점에 관해 알고 있는 지식 있는 의사로부터 듣기를 원한다. 그러나 동종요법적 오줌을 마시는 것은 독작용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 그 이유란 단순하다. 증류수 외에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또한 크리스티의 책이나 다른 유사한 책이 돈을 벌기 위해 쓴 가짜인지 또는 자신이 주장하는 것을 진정으로 믿어서인지 알지 못한다. 어떤 경우이건 나는 중증의 병에 걸린, 그래서 자신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의사를 찾기보다 무슨 병이든지 치료할 수 있다는 오줌요법에 설득 당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몸서리쳐진다."  

6. 참고

1) 강건일, 재미있는 약 이야기, 학민사, 1994.
2) Martin Gardner, Urine Therapy, Skeptical Inquirer, May/June 1999, p.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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