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 / 바이올린 협주곡 D 장조 Op. 35 - 정경화(vn), 앙드레 프레빈(cond), 런던 심포니
“1만번 다시 태어나도 내 운명은 바이올린”
- 부상 딛고 4년 만에 활동재개 선언한 정경화 -
1970년 바이올리니스트 이차크 펄먼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 앙드레 프
레빈)와 협연 직전, 연주를 취소했다. 비상이 걸린 교향악단은 3년 전 레벤트리트
국제 콩쿠르에서 19세의 나이로 1위를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를 긴급 섭외했다.
젊고 가냘픈 아시아 여성 연주자가 리허설 무대에 올라오자, 단원들은 골려 줄 심
산으로 당초 예정돼 있던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대신 갑자기 멘델스존
의 협주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멘델스존은 두어 소절 만에 바이올린이 따라나
와야 하기 때문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죠. 단원들의 짓궂은 장난이었지만
100번은 연습해왔던 대로 반사적으로 연주에 들어갔어요."
이 연주회가 런던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세계적 명문 음반사인 데카(Decca)
에서는 이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전보를 보냈다. 결국 한 달 뒤인 6월, 같은 악단
같은 지휘자와 함께 차이코프스키와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데뷔
음반까지 녹음했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탄 연주자는 알래스카의 앵커리지
공항에 잠시 내렸던 시간 동안에도 공항 사무실에서 연습에 몰두한 뒤,
다시 영국으로 날아가 녹음에 임했다.
아시아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던
'정경화 신화(神話)'의 시작이었다.
1878년 작곡된 차이코프스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플로
렌스에서 작곡하기 시작하여 바로 전곡을 완성했지만, 이 곡에 별
반응이 없었다. 그의 후견인 마저..그러나 차이코프스키는 당시 러
시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레오폴드 아우어(1845~1930) 에게
이 곡을 헌정하면서 곡의 진가를 인정하고 초연 해주기를 바랬지
만 그 역시 연주 불가한 곡이라고 외면해 버렸다.
그 후 3년 후 바이올리니스트 브로드스키(1851~1929)에 의해 초
연 되었으며, 점차 각광을 받게되어 마침내 이 곡을 혹평했던 아
우어도 하이페츠, 자이델 같은 제자에게 직접 이 곡을 가르쳤다.
Kyung-Wha Chung · violin
André Previn cond. London Symphony Orchestra
Tchaikovsky, Sibelius : Violin Concer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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