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연수과/생활 신앙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17)] 투자와 투기에 대해서

미션(cmc) 2011. 6. 23. 17:01

분별없는 투기는 은혜의 모독

건전한 경제활동 아닌 욕심의 행동은 정당화 될 수 없어


   
  ▲ 방선기 목사  
전에 한 목회자가 쓴 책에서 크리스천은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주식투자와 관련된 현실을 고려하면 그 말이 이해는 된다. 주식 때문에 하루아침에 수천만 원, 수억 원을 벌었다는 소식이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기도 한다. 주식으로 엄청나게 손해 본 사람도 더 많겠지만 그런 것은 보통 잘 드러나지 않으니 사람들은 그저 큰돈에 대한 욕심 때문에 너도 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든다. 그래서 돈을 꾸어다가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직장에서 업무보다 주식에 더 열중해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런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크리스천들이 경건하게 살려면 아예 주식투자 같은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주식투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성경적인 판단은 아니다.

경제생활은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며 주식투자는 그런 경제활동의 한 부분이 된다.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있어야 산업이 돌아가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전제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성경에서도 달란트 비유를 보면 예수님은 경제활동의 모험을 했던 두 종을 칭찬하고 오히려 모험을 회피하고 돈을 땅에 묻어둔 종을 책망했다. 그러면서 은행에 맡겨두면 이자라도 받았겠다고 말씀하셨다(마 25:26-27). 또 전도서 기자는 투자의 필요성을 암시한다.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 줄지어다. 무슨 재앙이 땅에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함이니라.”(전 11:1-2). 이런 말씀들을 보면 크리스천들도 얼마든지 주식에 투자할 수 있으며 오히려 그런 투자의 은사가 있는 사람들은 은사를 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투자를 하다가 투기로 변질되면 문제가 심각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 투자를 하는 것은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지만 투기는 돈을 사랑함에서 나오는 왜곡된 행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만 악의 뿌리가 될 수 있다(딤전 6:10). 그래서 잠언 기자는 속히 돈 벌려고 하는 투기를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자기의 토지를 경작하는 자는 먹을 것이 많으려니와 방탕을 따르는 자는 궁핍함이 많으리라. 충성된 자는 복이 많아도 속히 부하고자 하는 자는 형벌을 면하지 못하리라.”(잠 28:19-20). 돈에 대한 욕심 때문에 빨리 부자가 되려고 하다보면 정도를 벗어나고 실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크리스천들은 주식투자와 투기를 분별해야 한다.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규정은 없다. 그래서 실상은 투기를 하면서도 자기는 투자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둘은 분명히 구별이 된다. 이런 구별은 성경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이 주신 지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에 일한 오랜 경험이 있는 한 목사님은 6개월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면 투자라 할 수 있고, 그 전에 샀다가 팔았다가 한다면 그것은 투기일 가능성이 많다고 규정한다. 비교적 일리있는 지침이다. 또 자신의 재산 중 일부를 리스크가 높은 주식에도 투자하는 것은 투자의 전략일 수 있지만 재산의 대부분을 고수익을 바라고 위험하게 투자하는 것은 투기가 될 수 있다.

워런 버핏과 같은 이는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은 투자이지만 기업에 아무런 관심이 없이 돈만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은 투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좀 더 확실한 것은 빚을 져가면서 주식을 사는 것은 결코 하나님이 원하시는 행동이 아니라는 점이다. 혹 그 돈으로 나중에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경건한 동기가 있더라도 그것은 하나님이 원치 않는 투기적인 행동이다. 때로는 그런 일을 하면서 하나님이 도와주시기를 기도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정말 하나님의 은혜를 모독하는 행위이다. 고스톱을 오락으로 즐길 수 있지만 돈을 잃었을 경우에 본전 생각이 난다면 이미 도박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주식투자는 분명히 건전한 경제활동으로 인정할 수 있지만 만일 그 과정에서 돈을 잃게 되었을 때 본전 생각을 하며 속상해한다면 이미 투기로 접어든 것이라 진단할 수 있다. 주식투자를 고스톱과 비교하는 것을 지나치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돈에 대한 사람들의 본능적인 생각을 고려한다면 결국은 같은 이야기이다.

주식투기와는 조금 다르지만 부동산 투기도 마찬가지이다. 소유한 부동산의 가격이 올라서 이익을 얻는 것 자체는 잘못일 수 없다. 그 이익의 일부를 하나님께 바친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기뻐 받으실 것이다. 그러나 그런 수익을 기대해서 자신의 재정 능력을 넘는 무리한 투자는 투기로 변질될 우려가 많다. 부동산 투기는 사회 전반에 많은 물의를 일으키기 때문에 우리 크리스천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런 투기를 해서 번 돈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해도 정당화될 수 없다. “창기가 번 돈과 개 같은 자의 소득은 어떤 서원하는 일로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전에 가져오지 말라. 이 둘은 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 가증한 것임이니라.”신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