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회사진 방/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부끄러운 대한예수교장로회 제97회 총회

미션(cmc) 2012. 10. 2. 10:27

“총회장 이취임예배 예정대로”
총회임원회 25일 대구서 첫 회의…5명 참석

제97회기 첫 번째 총회 임원회가 9월 25일 대구성명교회당에서 열렸다.

정준모 총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지난 9월 7일 전회기 임원회가 이미 결정한 바를 따라 9월 27일 오전 11시 총회회관에서 총회장 이취임예배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 이날 임원회에 불참한 임원들을 이취임예배 순서에 넣고 참여를 권유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며, 교단 증경총회장 다수에게 축사와 격려사를 부탁하기로 했다.

이날 임원회에는 정 총회장을 비롯, 안명환 목사부총회장, 김영남 부서기, 최우식 부회록서기, 윤선율 회계 등 5명이 참석했다. 참석한 임원들은 불참한 임원들의 숫자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한 안건 결의를 다루는 것은 삼가는 모습을 보였으며 당면한 이취임예배와 관례적으로 이취임예배 후 진행되는 임원수련회 일정만 결정했다.

한편 정준모 총회장은 자신이 작성한 총회장 담화문의 내용을 임원들에게 회람하고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정 총회장은 담화문에서 “12시 파회는 시간이 법이요 또한 파회 동의 제청이 있었기에 선언한 합법”이라면서 “비상대책위원회 모임은 반총회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 정 총회장은 “파회로 미진된 안건과 잔무는 총회에서 임원회에 맡겼다”면서 “임원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한 보완과 충분한 논의 끝에 최선의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임원회 당시까지만 해도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던 총회총무 황규철 목사는 회의 후 돌연 전격적으로 사과문을 본보를 통해 발표했다. 황 총무는 용역 동원이 자신의 발의였다는 점을 밝히고 총대들의 거룩성과 자존감을 훼손한 과오라고 사과했다. 또 가스총을 총회현장에서 꺼내보여 총대들을 당혹스럽고 놀라게 한 것은 어리석었다고 고백했다.

 

[제97회 총회특집] “파회할 줄 몰랐다 … 옳지 않다”
총회임원들 사전 인지 못해 … “부끄럽다”

“정말 우리도 총회장이 그렇게 파회를 선언할 줄 몰랐다. 임원이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묻지만, 총회 기간 동안 제대로 총회 임원들이 회의조차 안했다.”

정준모 총회장이 전격적으로 총회 파회를 선언하고 퇴장할 때, 총대들은 눈으로 보고서도 잠시 동안 사태를 이해하지 못했다. 총회장 바로 옆에 있었던 부총회장 이하 임원들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한 임원은 파회가 아니라 정회로 이해했다고 한다. 그러나 곧 이어 “황규철 총무가 총회 파회됐으니 이동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서야 알았다”고 한다.

부총회장 안명환 목사는 “총회장을 빼고 임원 8명 누구도 (파회시간을) 몰랐다. 그냥 3시쯤 파회하지 않겠냐는 소식이 들려서 그런 줄 알았다. 총무와 직원에 이끌려 임원들이 모두 사무실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안 부총회장은 “갇혀 있는 것도 아니고, 좀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말하고 나왔다. 그때까지 총대들이 비대위를 조직한 줄도 몰랐다”고 한다.

부총회장 남상훈 장로도 파회한 것을 몰랐다. “황규철 총무에게 이끌려 나가기 전까지 파회한 줄 몰랐다. 당회장실로 데리고 가더니 3시간 반 동안 못나가게 하더라. 너무 부끄럽다.” 남 장로는 “파회하면 내가 사회를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하면서 비대위가 끝날 때까지 당회장실에 잡혀 있었다. 가방도 뺏고 못나가게 했다”고 증언했다.

회록서기 김재호 목사 역시 “총회장이 그런(파회) 결정을 내리려고 했다면, 임원들에게 만큼은 한마디 상의라도 했어야 한다. 말 한마디 없이 총회장 단독으로 결정해 버렸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이번 회기에 헌신하는 마음으로 섬길 것을 다짐했는데, 이건 옳지 않다”고 성토했다.

가장 마음고생을 한 것은 서기 김형국 목사다. 같은 대구지역 목회자이고 총회장과 가장 가까운 서기직에 있기 때문이다. 김형국 목사는 “총회장이 이런 식으로 파회하는 것은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심한 모멸감과 배신감이 들 정도다. 어려운 가운데 함께 해 왔었는데 언질도 없이 일방적으로 파회한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목사는 또한 “지금이라도 총회장이 개혁의 의지를 갖고 총회를 어지럽힌 인사들을 법의 테두리에서 개혁시켜 간다면 기꺼이 도울 마음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함께 할 수 없으며, 혼자서라도 미력하나마 총회를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 설 것이다”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제97회 총회특집] 총회장 파회선언 적법한가

“허락된 권한 안에서 준수해야”

일부 전문가 “정당하고 합법적 권리”
헌법·교회정치문답조례는 ‘절차’ 중시

현재 정준모 총회장의 ‘비정상적인 파회 선언’과 파회의 불법성을 지적하며 구성된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 법적 정당성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일단 일부 교회법 전문가들은 <헌법 정치 19장 제2조 회장의 직권>과 <교회정치문답조례 제19장 회장 제804문>(총회 발행. 역자 정준모 배광식 정홍주 목사)의 조항을 들어 총회장은 △총회 개회선언권 파회선언권 △총회 회무 진행하는 사회권 △가부표결 시 결정권 △매 사건 결정의 공포권 △회의 질서 유지를 위한 비상정회권이 있다고 해석한다. 이 해석에 따라 정준모 총회장의 ‘파회 선언’은 정당하고 합법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간과한 사항이 있다. 헌법 정치 19장 제2조는 이렇게 시작한다. “회장은 그 회가 허락하여 준 권한 안에서…” 이 말은 앞서 전문가들이 언급한 회장의 권한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정준모 총회장의 ‘파회 선언’ 절차도 헌법에 위배된다. <헌법 정치 제12장 제7조 개회 폐회 의식>과 <교회정치문답조례 제12장 총회 제512문>을 보면, 회장이 폐회를 선언하는 의식순서가 명시돼 있다. 헌법에는 “총회가 기도로 개회하고 폐회하되 폐회가 결정된 후에는 회장이 선언하기를 ‘교회가 나에게 위탁한 권세로 지금 총회는 파함이 가한 줄로 알며…’ 한 후에 기도함과 감사함과 축도로 산회한다”고 명시돼 있다.
교회정치문답조례 역시 “총회는 개회할 때와 폐회할 때에 항상 기도를 한다. … 그런 다음 총회장은 기도하고 감사를 표하며 축도를 한다. 기도와 축도와 더불어 합당한 시편이나 찬송을 부른다”고 적고 있다.

총회 회무 내내 헌법을 강조하고, 마지막 시간에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선언까지 한 정 총회장은 이 ‘총회 파회’에 대한 헌법과 교회정치문답조례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또한 정 총회장은 총회 의장으로서 자신의 권한을 방기했다. <교회정치문답조례 제19장 회장 제805문>은 회장의 권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회장은 상정된 모든 의제를 치리회에서 발의해야 한다. 회장은 판단에 따라 회무와 관련된 모든 문제가 가장 합법적이고 신속하게 상정되도록 발의한다.”

정준모 총회장은 정치부 보고 중에 전격적으로, 한 총대가 발의하고 몇몇 총대가 동의 제청한 것을 근거로 파회를 선언했다. 상정된 안건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의사봉을 때렸다. 총회에서 발행한 <교회정치문답조례>는 2011년 9월 5일 초판에 이어 같은 해 12월 22일 2판을 발행했다. 이 책의 역자가 바로 총회장 정준모 목사이다.

 

[제97회 총회특집] 파회 선언 후 첫 심경 밝힌 정준모 총회장

“극단적 총회 혼란 막아야겠다고 판단 

 파회 선언은 적법, 역사가 평가할 것”

총무 방어위한 조치 아니다 … 여론몰이식 개혁은 곤란

주어진 임무에 최선 다함께 기도해달라


   
  ▲ 정준모 총회장  
 
9월 23일 주일 오전 11시, 제97회 총회가 열렸던 성명교회 비전센터 현장을 찾았다. 제97회 총회 파회 선언 이후 잠적한 총회장 정준모 목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틀 전까지 만해도 극심한 혼란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비전센터 안팎으로는 평온한 분위기였다. 2부 예배에서 설교 전에 정 목사의 총회장 당선을 축하하는 순서가 있었다. 성도들이 부르는 축복송과 함께 장로들과 교역자들이 꽃다발 증정과 함께 포옹하며 격려했다.

이어 정 목사가 단상에 올랐고, 설교를 하기 전 미리 준비해 온 ‘총회와 관련해 성도들에게 올리는 글’이란 원고를 낭독, 총회를 치르는데 수고한 성도들을 격려하는 것과 동시에 마지막 날 파회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저에 대한 루머들은 검찰 수사로 판가름 날 것이기에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며, “법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안티와 음해세력으로부터 막아주시고 흔들리지 않고 저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다.
예배를 마치고 정준모 목사와 3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정 목사는 시종 자신의 판단과 행동은 “역사가 책임질 것”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정준모 총회장과 일문일답.

▲총회 파회 선언과 관련해 말들이 많습니다.

=무슨 뜻인지, 어떤 마음인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진행한 총회장이 갑자기 폐회해 당혹스러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저의 소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 하지 못할 무엇가가 있기에 파회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고 총대들도 조만간 저의 마음을 이해할 것입니다. 저는 총회장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총회를 바로 세우고 개혁하는 일이라면 그것이 저에게 주어진 임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갈 생각입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요. 교단이 큰 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말씀드릴 기회가 오면 밝힐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마지막 날 회무처리에 앞서 총무 해임과 총회장을 탄핵한다는 소문을 확인했습니다. 총회장을 무장해제 시킨다는 신변에 대한 위협을 느꼈습니다. 모든 것을 법과 원칙대로 진행하는 것이 총회를 살리는 길이라 믿었고 그 소신에 따라 파회를 선언한 것입니다.

▲파회 선언이 불법이라며 다시 총회를 열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저는 법대로 파회를 선언한 것입니다. 마지막 날 12시에 파회한다는 것이 헌법입니다. 파회는 적법한 것입니다. 파회는 회기를 마치는 것이며 다음 총회가 열리기까지 모든 회원권은 사라집니다. 임시총회를 운운하는데 법에도 없는 것입니다. 이제는 상비부를 통해 총회 기간 통과된 안건과 교단 개혁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파회 절차가 잘못됐다는 지적입니다.

=저는 헌법대로 파회를 선언한 것입니다. 여기에 부당함을 제기한다면 어떻게든 가려질 것이라 봅니다.

▲법대로 파회했다고는 하지만 많은 안건이 남아있었고, 긴급동의안은 채택조차 못했습니다. 바로 이 점에서 부당함을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슨 의미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총회 기간 보았듯이 저는 어떤 이권에 개입하지 않고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표명했습니다. 앞으로 하는 일을 보면 저의 진정성을 알 것입니다.

▲다시 묻겠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밖에 파회할 수밖에 없었는지요? 임원들조차 몰랐다고 합니다.

=파회는 총회장 권한입니다. 사정상 그렇게 된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에 대한 신변 위협도 있었지만, 총회 막판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법대로 하는 것이 유익이라는 판단에서 법에 따라 파회를 선언한 것입니다. 역사가 판단할 것입니다.

▲총무 해임에 대한 여론이 높았습니다. 총무를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파회를 선언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저는 현 총무가 후보로 나올 때부터 반대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총대들이 총무로 뽑은 것입니다. 물론 일련의 과정에서 총대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총무를 해임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단순히 여론몰이로 해임한다면 또 다른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총무를 방어하기 위해 파회 선언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끝으로 혼란한 교단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 나가실 것인지요.

=개혁이라는 명목으로 여론몰이 해서 교단을 어지럽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총회장으로서 임원들과 함께 교단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역사가 판단해 줄 것입니다. 법과 원칙을 갖고 총회장 직무를 수행해 가겠습니다.

 

 

[제97회 총회특집] 미니해설/ 주목받는‘비대위’

참석 노회장 숫자만 66명...사태 해결 의지 강력 천명

 

총회 파행을 지켜보던 총대들의 생각은 한 마디로 “총회장이 총무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총회를 망쳤다”는 것이다. 총회 전부터 총회총무와 총회장에 대한 추문들이 언론에 터지면서 총대들의 안타까움과 비판의 목소리는 커져갔고, 그런 가운데 총회 첫날 대규모 용역 동원과 가스총 사건은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된다’는 공감으로 전 총대들 사이에 퍼졌다. 총대들의 인식은 총회 내내 계속되었고, 그것은 ‘총무 해임’이라는 단호한 외침이었다. 그런 가운데 총회총무에 대한 총대들의 인식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총회장이 긴급동의안 등 중요한 사안을 제쳐놓고 파회를 선언한 것은 다분히 ‘총무 살리기’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총회장의 이율배반적 모습도 총대들의 공분을 낳았다. 총회장은 총회 기간 동안 여러 차례 ‘투명’을 강조하고, ‘총대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총대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파회를 선언하는 모습은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비대위를 구성한 총대들의 입장은 총회장이 총대들의 뜻을 저버렸다면, 총대들도 총회장을 거슬러서라도 총회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총회장을 불신임할 수 있다는 결연한 목소리다. 주장과 더불어 상회비, 세례교인헌금 납부 유보 등 압박 수단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비대위의 목소리가 소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21일 비대위에 참여한 노회장 숫자만 해도 66명이고, 총대들도 800여 명에 달했다. 총회 현장에 있지 않았던 상당수 노회장들도 27일로 예정된 전국노회장회의에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조속한 사태 해결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총회가 정상적인 파회냐 아니냐 하는 논란을 떠나 총회장이 조속히 속회를 선언해 총대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비대위가 총회장 불신임에 앞서 총회 속회를 요구한 것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총회가 큰 파국으로 접어든 위기상황에서 총회장이 어떤 판단을 하고 결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제97회 총회특집] 총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서창수 위원장

“총회장의 책임 있는 결단 촉구한다”

일방적 파회 선언에 대한 총대들 분노 정확히 읽어야
‘비상총회’ 즉각 소집, 남은 안건 절차대로 처리해 달라

   
  ▲ 서창수 비대위위원장  
 
총회장이 순식간에 파회를 선언한 것과 관련, 끝까지 회의장을 지킨 850명이 넘는 총대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남은 총대들이 비상대책모임을 갖고, 마침내 전국 노회장단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비대위를 이끌 위원장에 동부산노회장 서창수 목사(동원교회)를 세웠다. 총회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수습해야 할 막중한 역할이 주어진 비대위의 대표자로서 서창수 위원장의 심경과 각오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서 위원장과 일문일답.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비대위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총대들의 뜻을 모아 처리해야 할 안건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 총회장이 파행적으로 파회를 선언해 버렸습니다. 예상치 않은 파회 선언에 모든 총대들이 충격을 받았고, 남은 안건을 절차대로 정확하게 제대로 처리해 달라는 바람에서 조직된 것이 비대위입니다.

▲비대위의 활동과 역할은.

=의논을 거쳐야 하겠지만 비대위 모임 현장에서 결의된 5가지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것입니다. (당시 비대위는 △비상 총회 소집 △총회장 불신임 건 △총무 해임 건 △총회 정상화될 때까지 상비부 활동 중지 △노회 상회비 및 각 교회 세례 교인 헌금 납부 유보 등을 결의한 바 있다.)

▲비대위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요.

=앞서 밝힌 대로 5가지 비대위 결의대로 활동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총회장은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회를 다시 개최해 남은 안건 처리와 함께 교단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총무에 대한 올바른 처리를 해야 합니다. 아울러 총회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한 총회장에게도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할 것입니다.

▲비대위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있습니다.

=보기 나름입니다. 당시 비상사태에 대한 모임이었으니 우리 쪽에서는 적법하다고 보고 모임을 가진 것입니다. 절대다수의 총대들이 파회를 원치 않은 가운데서 일방적으로 파회가 됐으니 부당하다고 판단해 대책회의를 갖고 비대위를 조직하게 된 것입니다.

총회장 파회 선언이 적법하다고 하지만, 일반 총대들은 불법적이라 보고 있기에 추후에 가려 질 것이라 봅니다. 비대위 임원들과 위원들이 적법한 방법으로 논의하며 접근할 것입니다.

▲총회장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총회장이 나서서 이 문제를 수습해야 합니다. 그것이 최고이며 최선입니다. 문제도 알고 답도 알고 있는 것이 총회장이기 때문입니다. 총회를 다시 개최해 처리해주면 가장 좋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민의’를 보아야 합니다.

▲총회 임원들도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총회 임원들이 지금 결단해야 할 시점입니다. 임원들이 바르게 나서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이 총회를 바르게 세우고 정상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총회를 바라보는 모든 총대와 교회들이 기뻐할 것입니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어떤 각오인가요.

=제가 총회에 요직을 차지할 위치가 아니기에 어떤 회유나 협박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힙니다. 비대위에 주어진 직무를 임원들과 위원들과 함께 관철될 때까지 올곧게 감당할 것입니다.

▲끝으로 혼란을 겪게 될 산하 교회와 노회에 당부할 말씀이 있으시다면.

=일부의 잘못된 임원들 때문에 전체 총대들이나 전체 목사와 장로들이 매도돼서는 안 됩니다. 다수의 목사와 장로들은 점심도 굶고, 덥고 어두운 곳에서 총회를 바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힘을 모았으니 그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불의에 맞서 비대위에 뜻을 같이 하는 목사와 장로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와 힘을 실어주면 좋겠습니다.

 

불꺼진 총회 … 곳곳서 회복 불빛을 밝히다

100주년 기념 97회 총회, 일방적 파회선언으로 파행 … ‘무효’주장 총대들 ‘정상화 비대위’ 구성
총회장·총무 부도덕성 책임 촉구 … 선거제도 변경·총회 재정감사 실시 등 굵직한 결의 묻혀

 

   
  ▲ 전격적인 파회 선언 이후 모든 불이 꺼지고 회의장은 어둠에 묻혔다. 총회 파회의 부당함을 외친 총대들은 암흑 속에서 총회 정상화의 빛을 찾았다. 총대들은 장시간 논의 끝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노회장들을 중심으로 임원과 실행위원을 선출하도록 했다. 성가대석에서 노회장들이 비대위원장 서창수 목사 등 임원진을 선출한 후,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교단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총회로 주목받았던 제97회 총회가 안타까운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9월 21일 대구성명교회에서 진행된 다섯째날 정오 경 정준모 총회장은 산적한 회무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파회 동의와 재청만을 확인한 채 일방적인 파회를 선언했다. 정 총회장은 “시간이 되었다는 동의 의견을 받아들여 헌법에 의거해 파회한다”고 밝히고 급히 단상에서 내려와 교회 직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서둘러 회의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함께 4박 5일간 회무를 도왔던 총회 임원들조차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모 임원은 잠시 정회한 것으로 생각하고 핸드폰과 가방 등을 자리에 그대로 두고 이석을 하기도 했다. 정치부 보고도 채 끝나지 않았고, 긴급 동의안은 하나도 상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특히 총회 전부터 언론에 오르내리며 총회의 위상을 실추시킨 노래방 사건에 대한 진실여부나, 총회 현장에 용역을 동원한 총무에 대한 총대들의 요구 역시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회의 기간 내내 총회장과 총무에 관한 헌의안이 나오기를 기다렸던 총대들에게 총회장의 파회선언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갑작스런 상황에 영문을 모른 총대들은 곧 총회장의 의도를 감지하고 분노가 폭발했다. 총대들은 “찬반을 제대로 묻지 않았고, 전례 없이 기도도 하지 않은 파회선언은 무효”라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한편, 남아있던 노회장들로 하여금 긴급히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토록 했다.

   
   
현장에서 노회장들은 서창수 목사(동부산노회)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했으며 9월 27일 오전 11시 총회회관에서 노회장 연석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또 총회장 불신임과 총무 해임을 위한 서명을 시도해 즉석에서 각각 812명과 761명의 서명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대책위원회는 “총회장이 이제라도 돌아와 비상총회 소집에 응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불응시 총회장을 불신임하고 총무 해임운동에 돌입하겠으며 정상화될 때까지 상비부나 특별위원회 활동을 거부하고 상회비나 세례교인의무금 납부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총회장과 총무 직무정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도 진행할 수 있도록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었으며 총회 정상화 운동을 확산해나가기로 했다.

이번 총회는 개회 전부터 연일 언론에 오르내렸던 총회총무와 총회장 후보의 부도덕성 시비로 인해 파행이 잠재하고 있었다. 7월 11일 모 목사가 총회총무의 집무실에 오물을 투척하면서 대내외에 뿌린 전단지는 총무의 과거 부적절한 행동들과 개인사, 학력과 금품 선거시비 등을 담고 있었다. 총회를 위해하는 부적절한 자들과 접촉하며 독단적인 운영으로 지탄을 받은데다 총회 전후 용역이 등장하고 급기야 가스총까지 쳐드는 총무의 행위에 대해 오히려 분노하면서 총무해임이라는 강경한 입장으로 치달았다.

정준모 총회장에 대해서 총대들의 여론은 총회 전까지 그렇게 악한 상황은 아니었다. 정 총회장은 올해 서울의 한 노래방에 박 모, 한 모 목사와 함께 출입해 음주를 하고 여성 도우미들과 부적절한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총대들은 첫날 이에 대한 사실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으나 실패하고 회의가 진행되면서 여론이 호전되는 양상이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 날 일방적인 파회선언을 하자 총대들은 급선회 했고 정 총회장의 의중을 재차 확인한 뒤 불신임 서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행된 이번 총회에서는 그런 가운데에서도 첫날 임원과 상비부 조직을 마쳤고 총신대의 탐라대 매입 취소, 총회세계선교회에 대한 선교회 임원회 차원의 철저한 해명서 제출, 아이티구호헌금 전용 조사처리를 위한 9인 전권위원회 구성, 미디어대책위원회와 자연공원법대책위원회의 사회부로 기구통합, 선거관리규정 개정, 법인찬송가공회 특별조사처리 5인 위원 구성, 새로운 찬송가 발행 중단, 총회산하 기관에 대한 공인회계사를 통한 재정 감사 실시 등 눈에 띄는 결의를 도출해내기도 했다.

 

[제97회 총회특집] “결국 목표는 정상화 통한 교단위상 회복”
총회장 파회 선언 후 남아있던 총대들, 노회장 중심으로 ‘비대위’ 구성

21일 정오가 됐을 무렵 정준모 총회장이 속한 서대구노회의 한 총대가 갑작스레 “시간이 됐으므로 잔무를 임원회에 일임하고 파회하기를 동의한다”고 외쳤다. 정 총회장은 곧바로 ‘파회’를 선언하고 의사봉을 두드렸다. 총회장은 급하게 자리를 떴고, 나머지 총회임원들도 갑작스런 사태에 잠깐 머뭇거리다 회의장을 떠났다. 연이어 회의장 조명이 꺼지고, 방송실 관계자들도 자리를 떴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태에 회의장 곳곳에서 “비상총회”, “총무 해임” 등 고성이 터져 나왔으며, 총회가 파회됐다는 것에 동의해 회의장을 떠나는 총대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 일방적 파회 선언 후 남아있던 총대들이 총회장 불신임과 총무해임을 촉구하는 서명서에 서명하고 있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대다수 총대들의 생각은 총회장의 갑작스런 파회 선언이 절차에 어긋나며, 총무 해임을 막으려는 행위라는 판단이었다. 오정호 목사는 “기도와 축도도 없이 총회를 마칠 수 있나”며 파회가 불법임을 지적했고, 총회 규칙부장 김찬곤 목사도 “총회장이 총대들의 동의도 없이 의사봉을 친 것은 법과 규칙에 맞지 않는 비상식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총대들은 자칫 이 상황이 법적 문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판단 하에 최대한 냉정을 찾고, 법적 하자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우선 총회장으로 하여금 다시 회의를 진행하도록 설득 작업을 진행했다. 총회장과 연락이 되는 사람들을 통해 다시 회의장으로 올 것을 종용하는 동시에, 남은 노회장들은 총회장을 찾아 성명교회 내 이곳저곳을 다녔다. 60여 명의 노회장들과 남은 총대들은 또 총회장 휴대전화로 총회 속회를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단체로 발송했다. 이와 별도로 의장을 대행할 총회임원들과 증경총회장을 찾기도 했으나 대부분이 연락이 되지 않거나, 이미 회의장을 벗어난 상황이었다.

사태해결을 위한 갖가지 제언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 총회장의 노래주점 의혹건과 관련한 발언도 나왔다. 9월 12일 의혹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쓴 것으로 알려진 전승덕 목사(설화교회)는 “사과문은 내가 쓴 것이 아니고,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서명을 했다”고 폭로했다.

총회 속회가 어려운 상황에서 총대들은 부득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총대들은 자리에 남은 노회장들에게 조직을 맡기기로 했으며, 노회장들은 긴급회의를 열고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회비대위)를 구성했다.

총회비대위 구성에는 우선 총 66명의 노회장이 참여했으며, 위원장에 서창수 목사(동부산노회장), 서기 송영식 목사(황동노회장), 부서기 강명호 목사(남경기노회장), 회계 진용훈 목사(서울강남노회장), 부회계 신규식 목사(동평양노회장)를 임원으로 선임했다. 또 지역별로 5명씩 15인 위원회를 구성하고, 노회장 외에 별도의 자문위원을 두기로 했다.

총대들은 총회비대위 결성과 별도로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총회장 불신임안’과 ‘총무 해임안’을 두고 자발적으로 서명을 진행했다. 서명 결과 총회장 불신임안은 812명이, 총무 해임안은 761명이 동의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8일 개회 선언 당시 1362명 총대 수의 과반수가 넘는 숫자다.

총회비대위는 사태 해결을 위해 일차적으로 △총회 속회 요구 △속회 거부 시 총회장 불신임 △총무 해임 △총회 정상화 때까지 상비부 활동 중지 △노회 상회비 및 각 세례교인헌금 납부 유보 등 5가지를 결의했다. 총회비대위는 또 각 노회별로 정기회나 임시회를 소집해 총회비대위 신임안을 채택하고, 이 같은 결의안을 총대들에게 보고했다. 총대들은 만장일치 동의와 함께 총회비대위에 직무정지가처분신청 등 법적 조치까지 포함하는 전권을 위임해 힘을 실어주었다. 총회비대위는 첫 번째 작업으로 전국노회장회의를 27일 오전 11시 대전 새로남교회에 열기로 했다가, 최근 장소를 서울 대치동 총회회관으로 변경했다. 27일은 총회장 이·취임감사예배가 열리는 날로 총회 정상화를 위한 결연한 의지를 보인다는 입장이다.

 

[제97회 총회특집] 총회 파행을 바라보는 교단 내 반응들

 

“수습이 관건…실행위서 개혁의지 가지고 해결해가야”
“전국 총대 모욕당해…비대위서 안건 끝까지 관철해야”
“극단적 충돌은 위험…총회장 사과 전제로 정상화 모색”

   
  ▲ 총회가 파행으로 치닫자 노회장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후 총회장에게 회의장소로 복귀할 것을 요청하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  
 
97회 총회의 파행은 교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 되고 있다. 총회장의 파회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그리고 앞으로 총회 정상화를 위한 방법에 대해서 교단 내 인사들의 다양한 분위기를 알아봤다.

증경총회장들은 앞으로 임원들의 방향성에 중점을 뒀다. 이기창 목사(전주북문교회)는 “비대위 출범은 긍정적인 면도 분명히 있다”며 “앞으로의 수습이 문젠데, 임원들이 뜻을 하나로 모아서 실행위원회를 정상 가동하고, 실행위에서 개혁성향의 의지를 가지고 질서 있게 해결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경총회장은 “총회장이 총무 문제를 자기와 한 묶음으로 보고 가면서 개혁적인 이미지가 많이 희석됐다. 총대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을 진행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원들이 총회장 편에 서게 되면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므로, 총대들의 요구가 임원회 쪽에서 어떻게 충족될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길자연 목사는 현 상황에서 총회장이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것이 총회를 더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길 목사는 총회 마지막 날 비대위가 모임을 갖고 있을 때, 증경총회장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길 목사는 “비대위 입장은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총회장이 낙마하면 다른 사람을 세울 수 없다. 대안이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조사위원을 내자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총회장의 파회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적법하지 못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으나, 정상화 방법에 관해서는 다양한 말들이 나왔다. 이태선 목사(승리교회)는 “정치부 안건이 산더미 같고 긴급동의안도 있는데 뭐가 무서워서 헌법도 지키지 않고 도망갔나”라고 성토했다. 정중헌 목사(영도교회)도 총회장의 파회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파회라면 비대위 출범보다 더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총대들은 다 성숙한 사람인데 산적한 안건들을 놔두고 강압적으로 파회하는 것은 총대들을 멍청하게 보는 것”이라고도 했다. 비대위까지 출범한 이상 이제 와서 사과는 이미 늦었고 총회장 탄핵안이나 총무 해임안을 밀어붙여서라도 총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회 임원회 측과 비대위가 화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신우 장로(광주동명교회)는 “파회는 불법이고 비대위 출범은 그 상황에서 가능성이 있는 일이었다”면서도 “총회장의 사과를 전제로, 극단적인 탄핵이나 해임이 아니라 임원회와 비대위가 화해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회 속회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지난 회기 실행위원 중 한 명은 “모든 총회는 끝날 때 기도와 축도로 파회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으므로 이번 총회 파회는 적법할 수가 없다”면서 “총회가 결말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속회해 회무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장은 몰라도 총무 해임안은 상당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일단 가부를 떠나 총대들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고, 그런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97회 총회특집] 해설/ 혼란에 빠진 총회, 향후 전망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사퇴가 유일한 해법”

비대위는 현실적 세력 … 존재 인정 안하면 ‘식물총회’ 혼란 커질 듯

 

총회의 새로운 100년은 암흑이다. 제97회 총회는 용역을 동원하며 교단 안팎의 비판으로 시작하고 마지막도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종결됐다. ‘총회설립 100주년 기념 총회’라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정작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극심한 분열에 직면한 총회가 어디로 갈까, 어떻게 이 사태를 해결하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 혼란에 빠진 총회의 향후 전망과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본다.

   
  ▲ “총회를 파회한다.” 정준모 총회장이 제97회 총대들을 일순간 공황에 빠뜨린 문제의 파회를 선언하고 있다. 21일 오전 11시 58분. 정 총회장이 소속된 서대구노회의 한 총대(오른쪽 마이크 발언자)가 파회 발언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 정 총회장이 파회를 선언하며 고퇴를 내리치려 하고 있다. 가운데 총회장을 바라보는 사람이 정치부 서기 고광석 목사이다. 보고 중 난데없는 파회 선언에 당황하고 있다.  
 

총회장 지지는 하지만

정준모 총회장은 자신의 적법성을 주장하며 총회장 임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단 내에는 정 총회장을 적극 옹호하며 총회장 직무를 수행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인사들도 많다. 정치권에 몸 담고 있는 증경총회장들이 대표적이다.

증경총회장단의 공식 모임은 아니었지만 9월 24일 아침 7시 30분, 증경총회장들이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모임을 가졌다. 참석예정자는 증경총회장 최기채 김준규 길자연 김동권 서기행 목사였다. 그러나 최기채 김준규 목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모임을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 길자연 목사는 ‘총회가 혼란한 상황에서 증경총회장들이 의견을 모으기 위한 자리’라고 소개했다. 참석자들이 의견을 모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인 듯 했지만, 불참한 증경총회장이 있어 의견교환만 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 후 길 목사는 두 가지를 강조했다. 하나는 정준모 총회장이 물러나면 총회가 더 혼란스러워 진다, 두 번째는 집단적인 의사표현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총무 황규철 목사에 대해서는 “총회를 위해 스스로 결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이 된 만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준모 총회장을 지지하는 인사들의 생각은 길자연 목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총회장을 지지하는 인사들은 정준모 목사 개인이 아니라 총회를 위해서 총회장의 낙마를 막아야 하고, 황규철 총무의 자발적 사퇴를 원하고 있다.

노회 동참 없으면 식물총회

그러나 정치권 인사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총회는 노회의 대표자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총회장의 낙마에 반대하는 정치권은 현 총회 구도를 ‘총회장 대 비대위’로 몰아가고 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가 나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대위는 다름 아닌 각 노회를 대표하는 총대다. 하늘에서 떨어진 조직이 아니다. 전체 총대의 과반수가 넘는 850여 명이 끝까지 총회 회의장을 떠나지 않고, 비대위를 조직했다. 이 조직을 무시하는 총회장 이하 정치권이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다.

당장 비대위에 참여한 총대들이 각 노회로 돌아가 상비부 참여를 거부하고, 상회비와 세례교인헌금 납부를 하지 않기로 결의하고 있다. 총대들이 상비부에 참여하지 않으면, 총회는 식물상태에 들어간다. 정준모 총회장도 “총회장의 임무는 총회가 파회하면 끝나고 이후 사업은 상비부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회 97회기 사업을 진행하는 그 상비부가 사업은커녕 조직도 못할 상황이다. 총회장이 이런 ‘식물총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과와 사퇴만이 살길이다

9월 25일 대구에서 영남 지역 전체 총대가 모임을 가졌다. 대전에서도 중부지역협의회 임원들이 모였다. 영남 지역 총대들은 아예 현 총회 상태를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총회에서 구성된 비대위와 뜻을 같이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현장에서 성명서를 채택하고 정준모 총회장과 황규철 총무의 용퇴를 촉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지역정서가 강한 총회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총회장을 배출한 지역의 총대와 노회장들의 결의는 정 총회장과 황 총무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부협의회 역시 총회 파행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고 총회가 조속한 시일내에 정상화되도록 중부지역 노회와 교회가 함께 기도하고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추석 이후 중부지역 노회들을 대표하는 전체임원들이 확대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확대회의에서 나올 ‘정상화 방안’은 영남 지역 총대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준모 총회장과 황규철 총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 밖에 없다. 진심어린 사과와 책임있는 행동이다. 특히 총회장을 지지하는 이들조차 ‘황 총무의 자발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결국 총무의 사퇴가 이번 제97회 총회 사태를 해결하는 시작이 되는 셈이다.

 

 

[정준모 총회장 취임사] 겸손하고 진실되게 총회 섬기겠습니다

모든 영광을 성삼위 하나님께 돌립니다. 저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제97회 총회장으로, 총회의 머슴이 되어 하나님 앞에서 한 점의 부끄럼 없이 겸손하게, 진실되게, 화평하게, 성실하게 총회를 섬기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임기동안 새로운 100년의 비전 성취를 위해 다음 10대 성취 과업을 위해 온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첫째, 총회설립10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 개혁 교단의 보루로서 신학적 정체성을 확실하게 세우겠습니다. 한국 보수 장자 교단으로 대외적 위상을 회복하고 개혁 신학을 주창하는 교단 간의 진리 보수 연합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습니다. 특별히 WCC신학과 운동을 단호히 배격하며, 칼빈주의 개혁신학의 진정성을 대내외에 선포하겠습니다.

둘째, 현재 한국 교회가 처한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100년 교단 비전, 2050 3R(개혁, 갱신, 부흥)’을 슬로건으로 삼아 개혁부흥운동, 기도성령운동, 회개성결운동, 전도복음운동, 차세대교육운동 등을 권역별, 노회별, 교회별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하여 총회발전기획위원회를 조직하고, 향후 5년간 총회 부흥발전을 위한 장기 계획과 구체적 지침서를 만들어 실시하겠습니다.

셋째, 교단 산하 모든 기관의 인사 및 재정 운영이 객관적이고 투명하며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습니다. 필요시 전문 감사기관을 통한 철저한 감사 제도를 운영하여, 더 이상 부끄러운 금전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클린 합동총회의 이미지로 환골탈태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총회 산하 모든 기관의 효율적 인력 수급 계획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효율적 행정 제도를 마련하겠습니다.

넷째, 교단 산하 각 치리회 안에서 하나님의 공의가 세워지는 분명한 권징을 실시함으로 교회의 존귀와 영광을 회복하고, 회개하고 용서를 구할 때, 그리스도의 사랑과 긍휼을 베푸는 사랑과 화평이 넘치는 교회와 행복한 교단, 하나 된 교단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다섯째, 종교다원주의 및 교회 안팎의 이단 문제에 대하여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고 제97회기는 이단과 전쟁을 선포하며 잃어버린 영혼 구령에 힘쓰는 교단으로 비상하겠습니다.

여섯째, 교단 내외의 정치적 갈등과 분열을 종식시키고 대화와 소통, 양보와 화합으로 하나 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이루는데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교단이 안고 있는 문제를 주제로 하여 분기별, 권역별로 총회발전토론회를 개최하여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교회의 개혁과 투명성 재고를 위하여 건강한 언론 기관들과 원만한 대화와 소통의 길을 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곱째, 특히, 총회 파회 이후 상비부 중심의 역동적 총회를 이루어, 총회 산하 모든 기관의 연합 운동 및 활성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남북통일 시대를 대비한 교단적 장기 발전 계획수립과 현 사회적 제반 문제들 즉, 소외계층, 자살, 성폭력, 폭력학교, 다문화가정 등에 대하여 해당 상비부가 연구하고, 대책 및 방안을 강구하여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덟째, 교단 산하 미자립 교회의 자립을 위해 제96총회가 승인한 교회자립지원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계속적인 방안을 강구하며 구체적인 지원이 실행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아홉째, 현재 총회세계선교회가 당면한 어려움을 대화 가운데 해결하고, 다시 일어나 세계 선교의 빛이 되는 목표 지향적 선교정책, 깨끗하고 투명한 선교재정정책을 운영하는 감동적인 선교 교단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세례교인 헌금의 활발한 모금과 투명한 지출을 위해 범 교단적 정책을 수립하여 전국교회에 신뢰감을 구축하고 미자립교회 지원과 은퇴교역자 복지, 총신대학교를 비롯한 지방신학교 육성, 불우 신학생 장학금 지급, 낙후 지역 선교 후원을 위해 적극 투자하고 지원에 힘쓰겠습니다.

우리 총회가 추구하는 선한 계획과 목적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소망합니다. 모든 영광을 주님께 돌립니다.

2012년 9월 17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100주년 기념
제97회 총회장 정준모 목사

 

 

제97회 총회임원

 

 

교단변화 지켜보는 시선 준엄하다

제97회 총회 17일 대구서 개회 … 새총회장 정준모 목사 선출
회의 초반 혼란 딛고 예정된 회무 진행 … 21일까지 현안 처리

교단 역사의 새로운 100년을 열게 되는 제97회기 총회가 9월 17일 대구성명교회 비전센터에서 개최됐다. 140개 노회 1362명의 총대들은 이번 총회에서 교단 내에 떠도는 각종 불미스러운 소문들을 조속히 불식시키고, 미래지향적인 비전들을 세워 하나님과 교회 앞에 본이 되는 교단의 면모를 보일 것을 다짐했다.

   
  ▲ 총회설립 100주년을 기해 열린 제97회 총회가 17일 개회, 21일까지 새로운 100년의 비전을 모색한다. 첫날 실시된 임원선거에서 신임 총회장에 선출된 정준모 목사(오른쪽)가 직전 총회장 이기창 목사로부터 고퇴를 건네받고 있다.  
 
개회예배는 이기창 총회장의 사회, 이완수 장로부총회장의 기도, 서기 고영기 목사의 성경봉독, 대구성명교회 찬양대의 찬양, 김삼봉 증경총회장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이기창 총회장은 히브리서 12장 23~24절을 본문으로 ‘장자의 총회’라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이 총회장은 교단 제1회 총회가 열렸던 1912년 당시 개회예배에서 전해졌던 성경 본문과 똑같은 것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이총회장은 “장자의 총회답게 되려면 하나님만을 경외하며, 말씀중심으로 살아야 하며 사랑이 넘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배에 이어 성찬예식은 정진모 목사의 집례 하에 박정하 장로의 기도, 박신범 목사의 축도 순으로 거행됐다. 총대들은 분병 분잔에 참여하면서 주 안에서 하나됨을 확인하고 삶에 모범을 보이는 교회지도자들이 되자고 약속했다.

오후 사무처리 시간에는 서기의 총대 숫자 보고가 있었고, 서울강남노회분립위원회와 한서노회분립위원회의 보고가 받아들여졌다. 한서노회분립위원회의 보고에 대해 총대 가운데 제자교회의 소속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기창 총회장은 “제자교회 문제는 분립위 권한 밖인 것 같다”는 말로 회무중 이 문제가 다시 다뤄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분립위 보고를 그대로 받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임원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총대들은 선거에 앞서 총회 장소에 동원한 용역을 철수시킬 것과 총회장 후보에 대한 소문을 해소할 조사위원회를 만들자는 제안을 해 찬반 격론이 오갔다. 먼저 용역 동원 및 언론 통제 문제와 관련,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는 “총회 설립 100주년을 맞는 총회에 용역을 동원하는 것은 위상에 맞지 않는다”면서 용역의 즉각 철수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규철 총회총무는 “총회 총무인 저를 위협하는 일들이 벌어져 질서 유지 차원에서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응수했다. 용역 동원 문제로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회무처리가 되지 않자 이기창 총회장은 “총무가 책임지고 일하겠다고 해서 용역을 불렀으니 총무가 책임지고 돌려보내라”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 또 총회장은 “우리 총회는 열린 총회”라면서 “모든 언론사들의 출입을 허락하라”고 지시해 총대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이 나서고 선관위원장 김승동 목사가 선거 진행을 선언한 가운데 이번에는 민찬기 목사(예수인교회)가 정준모 부총회장과 몇몇 교단 목회자들의 추문과 관련해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증경총회장 서기행 목사는 “선거를 선언한 뒤 어떤 의견도 제출할 수 없다”면서 이의를 제기했고, 이기창 총회장은 이에 응수해 선거를 진행하라고 선언했다. 그러자 이상민 목사(대구서문교회)를 비롯한 다수의 목회자들이 단상 아래로 몰려들어 선거 강행은 있을 수 없다고 강력히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동안 계속된 혼란한 상황 가운데 좌중에서 물병이 날아들기도 했으며 총대들이 넘어지기도 했다.

격론 속에서 총회장 후보 건에 대해 이상민 목사가 부총회장에 대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길자연 증경총회장은 선거 진행 후 조사위원회 구성을 각각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총회장 건에 대해 선관위원장 김승동 목사는 “선관위 심의 과정서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보고했고, 이기창 총회장은 “선관위의 보고를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해 선거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임원선거에서는 총회장 정준모 목사(서대구노회)가 총회장으로 추대됐으며, 목사부총회장은 안명환 목사(황해노회)가 가장 많은 315개의 빨간 구슬을 선택해 당선의 영광을 누렸다. 장로부총회장과 서기는 단독 출마한 남상훈 장로(북전주노회)와 김형국 목사(동대구노회)가 무난히 추대됐다. 제비뽑기를 실시한 부서기와 부회계는 김영남 목사(서인천노회), 최수용 장로(수도노회)가 각각 빨간 구슬을 선택해 당선됐다. 단독후보로 출마한 회록서기 김재호 목사(평서노회), 부회록서기 최우식 목사(목포서노회), 회계 윤선율 장로(안동노회)도 무난히 총대들의 환영을 받았다.

총회장에 추대된 정준모 목사는 “한 회기동안 총회의 머슴의 심정으로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화평하고 깨끗한 총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사상 유례없는 200여명에 이르는 용역 동원과 각종 추문 속에서 회의 초반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안정을 바라는 총대들의 동의 아래 첫날 임원 선거와 상비부장 선거 등 예정된 일정이 모두 진행됐다.

▲정치부장하귀호 목사(동인천), 헌의부장:김대원 장로(경남동), 재정부장:이태식 장로(수도), 규칙부장:김찬곤 목사(중경기), 고시부장:김재국 목사(경북), 노회록검사부:문찬수 장로(동평양), 재판국장:이기택 목사(구미), 감사부장:최병철 장로(광주), 은급부장:하재삼 목사(김제), 교육부장:김민교 목사(함북), 면려부장:김영석 목사(경청), 학생지도부장:장봉생 목사(서울), 신학부장:유웅상 목사(전서), 출판부장:박창건 목사(제주), 순교자기념사업부장:염영호 목사(강동), 사회부장:이호영 장로(서울강남), 전도부장:한승철 장로(경기서), 농어촌부:정영수 장로(경평), 군목부장:김인규 장로(대구), 경목부장:이승희 목사(목포), 구제부장:강의창 장로(서대전). <9월 17일 오후 9시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