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교/개혁주의 설교학

[박교수의 개혁주의 설교학] (31)제스처는 청중의 눈에 말한다

미션(cmc) 2016. 3. 13. 07:10

[박교수의 개혁주의 설교학] (31)제스처는 청중의 눈에 말한다박태현 교수(총신대학교 설교학)

시선을 맞추는 것은 사랑의 기술
 

의사소통은 기본적으로 말에 의존한 언어적 의사소통, 말없이 소통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 구분된다. 사람은 끊임없이 소통하며 살아간다. 침묵도 일종의 의사소통이기 때문이다.

정서적 차원의 각종 비언어적 신호들, 즉 얼굴 표정, 손짓, 몸짓, 시선, 자세, 행동, 외모, 옷차림 등은 전달해야 할 메시지의 깊이와 크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영역들을 세심하게 연구하고 설교전달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설교자의 몸짓(gesture)은 무엇보다 자연스러워야 한다. 한 순간도 그렇게 움직이겠다고 생각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몸짓이 가장 최고의 것이요, 인위적인 기술을 버리는 것이 최고의 기술을 발휘하는 것이다. 억지 꾸밈을 연출하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다른 사람의 행위를 모방해서는 안 된다. 설교자는 자신의 것을 연주해야 한다. 제스처가 자연스럽다는 것은 설교자의 언어와 몸짓 언어가 조화를 이룬 것이다. 말과 함께 결합된 자연스런 제스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청중의 눈에 말하기 때문이다.

몸동작 가운데 손동작과 눈동작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핵심요소다. 먼저, 설교자의 손가락이나 손바닥 등의 손동작은 양 어깨 밖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손이 어깨 사이 몸 안에서만 움직인다면 답답하고 갑갑하게 여겨진다. 반대로 손동작이 너무 과장되게 커서도 안 된다. 자칫 잘못하면 희극적인 연출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설교자의 눈동작은 다양한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고 전달한다. 회중을 바라보는 설교자의 시선 맞춤(eye-contact)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시선 맞춤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시선 맞춤은 회중 전체를 골고루 바라보아야 한다. 이 말은 회중을 대충 보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설교란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 각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설교하는 것이다.

설교자는 시선 맞춤을 건성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 너무 짧게 고개를 들어 회중을 바라볼 때 회중과의 올바른 눈맞춤은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서 설교자와 회중 사이의 진정한 만남, 의사소통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언제 시선 맞춤이 건성으로 행해지는가? 첫째, 설교자가 설교문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일 때다. 자신의 머릿속에 불완전하게 암기된 원고를 애쓰며 따라가기에 올바른 시선 맞춤이 불가능하게 된다. 설교문이 설교자와 청중 사이의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종이담’이 되고 만 것이다. 둘째, 회중을 막연히 두려워할 때 설교자는 건성으로 시선을 맞출 뿐이다. 회중이 많아질수록 그 두려움은 커지고 자연스런 시선 맞춤이 사라진다. 설교자가 긴장이나 두려움을 이기고 진정한 시선 맞춤을 하려면 다수의 회중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을 달게 듣고 순종하는 수용성이 좋은 청중을 바라보며 설교하는 것이 하나의 비결이다. 성도들과의 따뜻한 시선 맞춤을 위한 비결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성도를 사랑하는 마음뿐이다. 어떤 의미에서 시선 맞춤은 설교의 기술이 아니라 사랑의 기술이다.

비언어적 의사소통 가운데 매우 중요한 요소는 설교자의 얼굴 표정이다. 설교자는 밝은 표정은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설교자에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 있다 할지라도 위로부터 오는 구원의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죽음에서 다시 살아난 부활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설교자는 이런 복음의 기쁨을 먼저 맛본 자이기에 밝은 얼굴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설교자는 항상 겸손한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강단에서 회중을 향해 함부로 반말을 일삼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더구나 스펄전 목사가 지적하듯이 “지나치게 세련된 티를 내려는 스타일”을 정말 역겹고 가증스러운 설교자의 태도이다. 설교자는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 앞에’(coram deo) 서 있다는 거룩한 의식을 가지고 겸손한 자세로 설교에 임해야 한다.

설교자의 의복은 빛나고 화려하기보다 수수하고 검소한 복장이 좋다. 오로지 설교의 메시지에 집중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반짝거리는 넥타이 문양이나 넥타이 금속 핀은 설교강단의 조명에 반사되어 청중의 경청을 방해할 수 있다. 그리고 너무 자주 바뀌는 의복과 넥타이는 설교에 집중하기보다는 의상의 변화에 주목하게 만들 수도 있다. 헤어스타일도 갑갑하지 않도록 이마가 시원하게 드러나는 것이 좋다. 또한 안경을 쓰는 설교자라면 다양한 종류의 안경(안경테와 색상, 디자인 등) 가운데서 자신의 얼굴형에 적합한 안경을 선택하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이 모든 수고와 노력은 결국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상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