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교수의 개혁주의 설교학] (33)단순하게 설교하라박태현 교수(총신대학교 설교학)
하나의 주제로 눈을 보고 말하라
쉬운 설교를 하고 싶지만, 마음먹은 대로 쉽게 설교할 수 없다는 것이 모든 설교자의 고민이다. 얼마 전 필자의 친구 목회자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의 중학생인 아들이 말하기를, “목사님들은 뛰어난 재주를 가진 것 같아요. 간단하게 말해도 될 것을 길게 늘려 설교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요.” 중학생의 솔직한 지적에 웃음도 나왔지만, 일면 사실이기에 극구 변명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오래 전 칼빈이 설교자는 쓸모없는 여담이나 쓸데없는 수다를 피해야 하며, ‘간결하게’ 성경 저자의 의도를 드러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했던 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쉽고 간단하게 설교할 수 있을까?
설교자는 전달, 즉 ‘설교행위’(preaching)에 있어서 효과적인 소통을 위하여 ‘적응’(acommodation)의 원리를 유념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낮추어 우리에게 계시하셨다면, 설교자 역시 자신을 낮추어 성도들의 형편과 처지를 고려해 설교해야 한다. 특히 칼빈은 ‘단순하게’ 설교할 것을 가르친다. “마치 유모가 그의 어린 아이와 함께 말을 더듬는 것처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서투른 말을 쓰시는 하나님”의 본을 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것은 어린 아이들의 유치한 언어 사용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교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성경의 깊은 진리를 단순하게 설교하기로 유명한 스프로울 목사는 명쾌하게 전달하는 비결로, “어떤 개념을 여섯 살 아이가 알아듣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 개념을 제대로 이해한 게 아니에요. 바꾸어 말하면, 단순하게 설명하되 왜곡하지 않으려면 말하려는 바를 아주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이해했다면 전달하기도 어렵지 않아요.”라 했다. 적응의 원리가 스프로울 목사에게 효과적으로 적중한 것이다.
칼빈의 영적 스승인 교부 어거스틴은 <그리스도교 교양>(De Doctrina Christiana)에서 가르치는 자의 입장이 아니라 청중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말을 하는 사람이 가르치고자 할 때에는 상대가 못 알아듣는 한, 가르치려는 사람에게 할 말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자기는 알아듣는 것을 말했다고는 하지만, 알아듣지 못한 사람에게는 말을 안 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아무리 훌륭한 내용을 가르쳤다 한들 청중이 알아듣지 못했다면 그것은 결코 가르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설교자는 청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설교해야 한다.
19세기 영국의 주교였던 존 라일(John. C. Ryle)은 설교자를 위한 지침서인 <단순하게 설교하라>에서 단순하게 설교해야 하는 까닭은 오로지 “영혼에게 유익”함을 끼치기 위한 것이라고 정확하게 꼬집었다. 설교자는 청중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나 말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남도록 해야 한다. 바로 이 목적을 위해서 설교자는 단순하게 설교해야 한다.
라일은 단순한 설교를 위한 지침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①주제를 분명하게 이해할 것 ②대중이 일상적으로 쓰는 단순한 용어를 사용할 것 ③단순 명료한 짧은 구어체 문장을 사용할 것 ④단도직입적인 화법을 사용할 것 ⑤주제에 맞는 예화를 사용할 것.
설교자가 성경의 깊은 진리를 단순하게 그리고 알아듣기 쉽게 설교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설교자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나 혹은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돈 로빈슨(Haddon Robinson)은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정확하게 꼬집는다. “설교단에 옅은 안개가 끼어 있다면 회중석에는 짙은 안개로 자욱할 것이다.”
오늘날 탁월한 강연자들의 무대는 TED에서 볼 수 있다. TED-기술(Technonlogy), 오락(Entertainment), 디자인(Design)-는 널리 알릴 가치가 있는 생각을 전세계에 퍼트리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TED 강연은 18분의 짤막한 강연으로 강력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러한 TED 강연 500편 이상을 분석하고 성공적인 TED 강연자를 만나 그들의 효과적인 강연 비법을 연구한 카민 갤로(Carmine Gallo)는 <어떻게 말할 것인가>(Talk Like TED)를 저술하였다. 이 책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강연의 특징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가슴에 와 닿는다. 둘째, 새롭고 색다르다. 셋째, 기억에 남는다.
설교자들이 유념해야 할 전달의 비결이다. TED의 운영자인 크리스 앤더슨은 효과적 전달에 관한 비결을 세 가지로 소개한다. ①친구처럼 다정하게 눈을 마주보고 ②한 가지 주제만을 말하되 ③원고를 결코 읽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설교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설교자는 단 하나의 주제를 전하되, 청중들의 눈을 보고 말해야지 결코 설교 원고를 읽어서는 안 된다. 설교란 읽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설 교 > 개혁주의 설교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교수의 개혁주의 설교학] (34)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있는 설교 (0) | 2016.03.13 |
---|---|
[박교수의 개혁주의 설교학] (32) ‘아’ 아르고 ‘어’ 다르다 (0) | 2016.03.13 |
[박교수의 개혁주의 설교학] (31)제스처는 청중의 눈에 말한다 (0) | 2016.03.13 |
[박교수의 개혁주의 설교학] (30)설교자는 복음 열정에 사로잡혀야 (0) | 2016.03.13 |
[박교수의 개혁주의 설교학] (29)설교 표절을 주의하라 (0) | 2016.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