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연수과/백향목

도마 이야기

미션(cmc) 2016. 12. 25. 06:32

예루살렘공동체가 유대인들의 핍박으로 흩어진 후 시리아의 대표도시 안디옥은 기독교의 새로운 중심지가 된다. 안디옥 즉, 안디오크는 BC 4세기 초 알렉산더 대제의 부하장수, 안디오코스 1세에 의하여 세워진 도시로 과거 예루살렘을 침공했던 셀레우코스 왕조의 본산이기도 했다. 때문에 유대인들에게는 원한의 대상으로 남아있는 도시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곳은 최초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얻은 곳이었고 여기에 화해와 용서의 복음을 전파하는 공동체가 설립되었던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 의심 많은 제자가 도마였다. 그런 도마가 예수님을 만나고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시라는 고백과 함께 확고한 주님의 제자로 변한다.

인도말 방언을 했던 도마는 어느날 예루살렘에서 인도 파르티아 제국의 초대왕 곤도파레스 1세(Gondophares1)의 신하들을 만난다. 이들이 예루살렘을 찾은 것은 왕궁을 건축할 기술자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이 사람들과 뜻을 같이하기로 한 도마는 인도로 건너간다. 곤도파레스왕은 목수기술자로 온 벽안의 사람 도마에게 화려한 궁궐을 기대하면서 많은 돈을 건네준다. 그러나 돈을 건네받은 도마는 이 돈으로 왕궁 건립은 하지 않고 빈자들을 돕는데 사용한다. 몇 달이 지나도 궁궐공사가 부진한 것을 안 곤도파레스왕은 도마를 소환한다. 왕의 소환을 받은 도마는 왕의 추상같은 진노 앞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폐하의 제물은 빈자들을 도왔으므로 폐하께서도 하늘에 보물을 쌓으신 것이며, 폐하의 궁궐은 그곳에 지어졌나이다.” 도마의 어처구니없는 답변에 대노한 왕은 도마를 처형하라고 명한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발생한다. 처형 전날 곤도파레스왕은 꿈을 꾸었는데 그것은 자신이 천국을 방문한 꿈이었다. 그곳에는 놀랍게도 자신의 이름으로 지어진 화려한 궁궐이 있는 것이 아닌가? 화들짝 놀란 왕은 꿈에서 깨어나 도마를 용서하고 기독교로 개종한다. 이것은 외경으로 남아있는 도마행전의 내용이다.

곤도파레스 왕국에 대한 문헌이나 옛 기록은 비역사적인 것으로 치부된 채 그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내용이다. 그런데 1800년만에 곤도파레스왕의 유적과 동전들이 파키스탄 북부에서 발견되어 이 왕국의 실재가 확인되면서, 도마행전의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지금도 인도의 첸나이에 가면 도마가 복음을 전한 현장이 장구한 역사속에서 무언의 증인으로 순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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