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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은 철부지였다.
열일곱 살이 될 때까지 아버지 야곱의 편애 속에서 자란 요셉이었다.
스스로 잘난 줄 알았고 세상 무서운 줄 몰랐다(창 37:3). 열 명이나 되는 이복 형들에게도 안하무인이었다.
형들의 잘못을 고자질했으며, 채색 옷을 입고 마치 자신이 차기 족장이나 된 듯 교만을 떨었다.
자신의 볏단을 향하여 부모 형제의 볏단이 모두 절하고 무릎 꿇는 꿈 이야기조차 그는 버젓이 할 수 있었다(창 37:5-11).
당시 야곱의 거주지는 헤브론 골짜기였지만 그 목축지는 300리나 되는 북방 도단 땅까지 뻗어 있었다. 그래서 열 명의 형들은 양 떼를 몰고 드넓은 지역을 거침없이 이동하였고, 그 모든 영역에서 요셉은 거칠 것 없는 자칭 왕자였다.
02.
왕자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형들이 공모하여 요셉을 죽이려다가 돈을 받고 노예로 팔아 버렸기 때문이다(창 37:14-17).
이집트에 도착한 요셉은 아버지의 보호막이 사라진 이국에서 노예의 신분으로 살아야 할 처지였다.
그러나 요셉의 인생은 애굽에서 급격하게 변모하였다. 애굽은 최고의 문명국이었다.
나일강 물을 이용한 농사 기술이 뛰어 났으며, 인재들로 넘쳐났다.
지금까지 그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이 낯 설고 거대한 땅에서 요셉에게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하나님뿐이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하나님을 묵상하며 그의 기도는 깊어갔으며, 이런 신앙이 요셉을 보다 현명하고, 겸손하며, 의리 있고, 하나님의 눈을 의식하여 스스로 절제하는 인물로 성숙시켰다.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는 데 요셉의 이런 성품과 태도는 적절하였다.
귀부인의 은밀한 유혹을 물리치게 하였고, 억울한 옥살이의 고통도 감내하게 만들었으며, 결국에는 다시 만난 형들까지 용서하는 경지에 이르게 하였다.
더욱이 하나님께 받은 지혜로 7년 풍년과 7년 흉년을 예언함으로써 총리로 발탁되기에 이르렀다.
03.
요셉의 인생역전은 그렇게 철저히 하나님과의 만남과 궤를 같이한다.
요셉의 인생 가운데 일어난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의 배후에는 항상 하나님께서 개입하신다.
요셉은 그 험난한 과정을 밟지 않고는 그에게 맡겨진 하나님의 과업을 수행할 수 없었음을 발견한다. 7년 흉년에 빠질 애굽과 그 주변국 백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하나님께서 요셉을 미리 애굽에 보내 우여곡절을 거친 뒤 총리로 세우신 ‘만민 구원의 하나님’(창 50:20)이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그분의 인도하심 가운데서 요셉은 형제들을 용서하고, 그들의 생명은 물론 자손들의 생명까지 보호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함으로써 그에게 맡겨진 과업을 이룬 셈이다.
요셉은 나아가 의인이 살아가는 삶이란 곧 약속의 땅과 영원한 본향을 향해 나아가는 나그네의 삶임을 깨닫는다.
무엇보다 아버지 야곱이 요셉의 두 아들을 믿음의 가문에 편입시킴으로써 앞으로 이스라엘의 자손으로 살아가도록 한 모습과(창 48:16), 말년에 요셉에게 자신의 시신을 애굽에 묻지 말고 반드시 가나안 땅 막벨라 굴에 장사 지내 달라고 부탁한 데서(창 47:29-31) 요셉은 그 사실을 뚜렷이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뼈도 훗날 반드시 가나안 땅에 이장시켜줄 것을 유언으로 남긴다(창 50: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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