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미디어데이 인터뷰
내년 대회 앞두고 고참으로서의 각오·부담 내비쳐
이영표 “현재 전력으로 볼 때 16강 가면 성공”
이운재 “뛰기만 해도 영광 … 마무리 잘 하고 싶어”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다.”박지성이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남아공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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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내년 월드컵이 끝난 뒤 곧바로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엄청난 체력과 운동량을 요구하는 그의 플레이스타일을 감안하면 만 33세가 되는 2014년까지 대표팀에 남아있기는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겠다는 생각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성의 발언은 내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고참 선수들의 부담감과 각오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박지성이 2014년에 뛸 수 없다면 그보다 네 살 많은 이영표(32·도르트문트), 이영표보다 네 살 많은 이운재(36·수원)에게는 당연히 남아공이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것이다.
박지성의 말은 조심스러웠다. “아직 본선 진출 팀이 다 가려지지 않았고 조 추첨도 지켜봐야 한다. 지금 16강에 대한 확신을 얘기할 시점은 아니다.” 그는 또 “강팀을 만나 좋은 경기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약한 팀과 만나 많이 이기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털어놓을 정도로 성적에 대한 부담도 크다. 그래서 박지성은 남은 1년의 준비를 강조했다. 그는 “16강은 우리가 세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목표다. 많이 발전한 어린 선수들이 강팀들과 경기를 통해 경험을 쌓아야 한다. 2006 독일월드컵 때 처음으로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도 저력이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성과 함께 두 차례 월드컵 무대를 누빈 이영표도 유종의 미를 향해 뛴다. 그는 “어릴 때는 결과와 상관 없이 나만 잘하면 큰 불만이 없었다. 하지만 고참이 되니 매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 이제야 선배들의 부담을 알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현재 전력으로 볼 때 16강이면 충분히 성공한 대회”라며 지나친 기대심리를 경계했다.
월드컵 4회 출전을 눈앞에 둔 최고참 이운재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박지성·이영표 같은 해외파들이 좋은 본보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둘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 월드컵에 도전하는 이운재는 “이제 대표팀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를 짓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세 베테랑은 마지막 무대에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후배들에게 갖은 정성을 쏟고 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자신들의 경험을 담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기성용(20·서울)은 “같이 경기를 뛰는 것만 해도 영광인 선배들이 먼저 다가와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대표팀에 들어와 가장 큰 힘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파주=장치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