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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이번이 내 마지막 월드컵”

미션(cmc) 2009. 6. 16. 06:31

박지성 “이번이 내 마지막 월드컵” [중앙일보]

스포츠

대표팀 미디어데이 인터뷰
내년 대회 앞두고 고참으로서의 각오·부담 내비쳐
이영표 “현재 전력으로 볼 때 16강 가면 성공”
이운재 “뛰기만 해도 영광 … 마무리 잘 하고 싶어”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다.”

박지성이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남아공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박지성(28·맨유)이 대표팀 조기 은퇴를 시사하는 중대 발언을 했다. 박지성은 14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때까지 체력이 유지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지성이 내년 월드컵이 끝난 뒤 곧바로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엄청난 체력과 운동량을 요구하는 그의 플레이스타일을 감안하면 만 33세가 되는 2014년까지 대표팀에 남아있기는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겠다는 생각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성의 발언은 내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고참 선수들의 부담감과 각오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박지성이 2014년에 뛸 수 없다면 그보다 네 살 많은 이영표(32·도르트문트), 이영표보다 네 살 많은 이운재(36·수원)에게는 당연히 남아공이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것이다.

박지성의 말은 조심스러웠다. “아직 본선 진출 팀이 다 가려지지 않았고 조 추첨도 지켜봐야 한다. 지금 16강에 대한 확신을 얘기할 시점은 아니다.” 그는 또 “강팀을 만나 좋은 경기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약한 팀과 만나 많이 이기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털어놓을 정도로 성적에 대한 부담도 크다. 그래서 박지성은 남은 1년의 준비를 강조했다. 그는 “16강은 우리가 세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목표다. 많이 발전한 어린 선수들이 강팀들과 경기를 통해 경험을 쌓아야 한다. 2006 독일월드컵 때 처음으로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도 저력이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성과 함께 두 차례 월드컵 무대를 누빈 이영표도 유종의 미를 향해 뛴다. 그는 “어릴 때는 결과와 상관 없이 나만 잘하면 큰 불만이 없었다. 하지만 고참이 되니 매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 이제야 선배들의 부담을 알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현재 전력으로 볼 때 16강이면 충분히 성공한 대회”라며 지나친 기대심리를 경계했다.

월드컵 4회 출전을 눈앞에 둔 최고참 이운재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박지성·이영표 같은 해외파들이 좋은 본보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둘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 월드컵에 도전하는 이운재는 “이제 대표팀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를 짓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세 베테랑은 마지막 무대에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후배들에게 갖은 정성을 쏟고 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자신들의 경험을 담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기성용(20·서울)은 “같이 경기를 뛰는 것만 해도 영광인 선배들이 먼저 다가와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대표팀에 들어와 가장 큰 힘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파주=장치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