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성문제
현대사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노인문제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의료기술의 발전, 핵가족위주의 가족문화의 정착 등 현대사회의 질적․양적 변화는 선진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에서 노인인구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초래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지구촌 인구의 평균수명이 1950년대 이후 20년 정도 늘어나 현재 60세 이상 노인층의 비율이 10명 중 한 명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때, 세계적으로 2050년에는 50명 중 1명, 2150년에는 3명 중 1명이 노령층에 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196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 인구의 2.9%인 72만 6천명에 불과했으나 1998년에는 6.6%인 3백50만 명으로 증가하였으며, 2001년에는 7%를 넘어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2022년에는 노인인구가 14%를 넘어 우리나라도 고령사회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노령화의 추세는 이미 많은 국가들에 있어서 노동력의 노후화, 세대간 갈등을 포함한 사회․경제․문화적인 변화와 충격을 불러일으키며, 지속적인 사회의 관심을 받아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사회복지 전반에 걸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각종 복지영역에 대한 정책적․제도적 틀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의 문턱을 바로 넘어선 현 시점에서 노인문제는 여러 복지정책의 대상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분야라고 판단된다.
이렇듯 노인복지에 관한 많은 관심과 연구, 그리고 제도적 장치의 마련에도 불구하고, 노인의 복지에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서도 사회문화적으로 금기(taboo)시하는 태도, 고정관념 또는 편견 때문에 아직까지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분야가 노인의 성생활(sexuality)에 관한 부분이다. 평균수명의 증가, 조기 정년퇴직 및 생활수준의 향상 등으로 인하여 현대를 살아가는 노인들은 자신들의 부모세대가 겪은 노인기보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발달단계의 마지막에 위치하고, 사회적으로도 은퇴라는 보편적인 경험을 하게되는 노인기를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은 노인들 삶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측면보다는 건강문제, 역할상실, 사회적 및 심리적 고립과 소외, 보호대상 등과 같은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에 익숙해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인생 후반기에 놓여 있는 개인들의 성생활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노인들도 성적인 관계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를 더욱 인식하게 되고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노년 세대는 생식을 끝마친 상태이지만 이성과의 상호 접촉과 친밀감의 욕구는 남아 있고 이것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다. 또한 노인의 성생활은 노인의 건강 유지에도 매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에서 바라보는 노인들은 성에 관심이 없다든지 성행위가 중지된다든지 하는 고정관념이 있고, 노인의 성적 욕구 표현을 단순히 문제행동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신체적 노화로 인한 기능의 저하로 성행위 빈도는 감소하지만 성에 대한 욕구에는 거의 변함이 없고 성은 일생 동안 유지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성과의 애정이나 성관계를 희망하는 사람은 남성 94%, 여성 70%에 이른다는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사회 속에 만연되어 있는 노인의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농담 등은 노인의 성적 경험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인의 성은 이제 고령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대두시켜야 할 문제 중의 하나가 되었다. 노인과 함께 일하는 전문가들은 노인의 성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통념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노인들의 성적욕구와 이성적 친밀감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 궁극적으로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인 전문가들이 노인의 성 기능에 영향을 주는 노화에 따른 정상적인 신체 변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며, 노인의 성적 표현의 다양성과 노인의 성 활동에 영향을 주는 심리사회적 요인 그리고 성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일반적으로 성 그 자체는 사회적으로 타부(taboo) 시 되는 경향이 있었다. 더욱이 노인의 성을 공식적인 담론으로 하기에는 사회적인 통념이 부정적이다. 그런데 성 전문 교육가 구 성애 씨의 아우성이 매스콤을 강타한 이후 많은 다양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성 개방 풍조 속에서 노인의 성도 인간성 회복의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져야 하며 노인복지문제의 일환으로 사회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의 경우 1996년에 현대사회의 성 윤리에서 「노년의 성과 윤리」에 대하여 세미나를 했다. 1997년 노인의 전화에서 「노년의 성 정년 언제인가?」에 대하여 심층적인 연구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1998년 6월에 노후복지개발연구소 주최로 「노인의 성과 재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토론회를 가졌다. 기존의 노인의 성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노년기의 불규칙한 성생활은 노인에게 있어서 위험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성교 불능이 반드시 노년기의 불가피한 현상이 아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하였다. 노인의 성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에서는 심지어 심장 발작후 3-4개월 지나서 성생활을 하는 것이 제 2의 발작을 막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적당한 성생활은 건강에 유익하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있다 노인들의 성생활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보다 만족스럽고 행복한 노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노년의 성에 대하여 그 필요성과 문제점 그리고 사회적인 해결 등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1. 노인의 성문제의 필요성
최근에 성에 대한 우리의 관념이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 성과 관련된 말들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언급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성은 주로 개인적인 자리에서 웃고 즐기는 농담가리로 이야기 되었다. 성문화의 개방은 은밀한 곳에서 농담의 소재로 다루어진던 성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토론할 수 잇을 정도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노인들의 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냉담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조짐은 나타나고 있고 특히 비라그라의 등장은 노인들에게도 성에 대한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이렇듯 성은 마지막 황혼까까지 갖고 잇는 인간의 본능적인 것으로 노인들도 성적욕구가 있음을 사회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2. 노인의 성에 대한 문제점
1) 노인의 성에 대한 잘못된 생각
최근에 성에 대한 우리의 관념이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 성과 관련된 말들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언급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성은 주로 개인적인 자리에서 웃고 즐기는 농담거리로 이야기 되었었다. 성문화의 개방은 은밀한 곳에서 농담의 소재로 다루어지던 성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토론할 수 있을 정도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노인들의 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냉담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비아그라의 등장은 노인들에게도 성에대한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첫째, 폐경 이후에는 성생활을 중단해야 한다.
노인들 중에서 특히 여자노인들은 폐경이 되면 성관계도 끝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전통사회에서 성을 단순히 자손의 생산에만 국한시켜 생각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에 대한 관심과 욕구는 젊었을 때와 비교해서 어느 정도 감소할 뿐이지 죽을 때까지 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폐경은 우리인간이 진화론적으로 좀 더 자녀를 잘 기르고 오래 살기 위해 택한 전략이다. 그러므로 폐경이 곧 성생활의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젊을 때와는 다르지만 노후에도 여전히 성생활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둘째, 노년기의 성행위는 건강에 좋지 않다.
우리가 갖고 있는 성에 대한 인식들 중에 한 가지는 노년기에 성생활은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기력을 빼앗아가거나 풍병에 걸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잘 못된 생각이다. 적절한 성행위는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
셋째, 성에 대한 지식은 남성의 전유물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들 중에 하나가 성에 대한 지식이다. 성은 남성들의 전유물이어서 모든 것은 남자가 알아서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현재 결혼한 젊은 부부들을 인터뷰해보면 여성들의 경우 성에 대한 지식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여성이 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 오히려 ‘밝힌다’든지 하여 좋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다.
2) 노인의 성에 대한 편견
노인의 성적기능·성행동에 관한 경험적 연구는 노인들 역시 성에 대한 기본적 욕구를 가진 존재임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노인을 탈 성적 존재로서 단정하여 버리는 편견이 강하다. 즉, 대부분의 경우 노인에게 성적인 욕구는 존재하지 않는것으로 여기거나 설령 노인의 성적 욕구의 존재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욕구 충족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노인은 손자를 돌보다가 민요를 즐기면서 꽃가꾸기에만 관심을 갖는 인간이기 때문에 노인의 성활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고 간주하거나, 노후의 이성간의 교류는 풍기문란을 가져온다는 등의 생각이 자리잡는다. 심지어 노인의 성적욕구의 표출은 사회적으로 웃음거리나 비난의 대상이 되며, 정신장애로 여겨지는 경우까지도 있다.
이 때문에 노인은 자신의 성적욕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강제된 금욕으로 자신 스스로를 제약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는 성 자체를 불결시 하거나, 성을 성교나 자손의 번식을 위한 생식행위만으로 여기는 우리사회의 문화적 편견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문제는 노인의 성에 대한 여러가지 편견이 사회적으로 존재한다라는 식의 현상의 단순한 감성적 확인이 아니다. 오히려, 노인의 성에 대한 편견이 사회성원에 내재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부정적 사회심리로 작용하는 것이다.
먼저, 노인의 성에 대한 편견은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인해 그 연령집단이 가진 성적 욕구 표출을 혐오하는 태도 혹은 적의를 갖는 태도를 말한다.
첫째, 어느 연령층에서든 사회가 부과하는 부정적 사회심리에 의해 자신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려고 하는 동기를 상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노인의 경우에 [노인은 성적욕구가 쇠퇴한 탈(脫) 성적존재]라는 부정적 심리가 사회적으로 지배적 규범이 되면 노인은 지배적 사회규범에 동조하기 위해 자신의 성적 욕구 및 성행위를 억압하게 된다.
둘째, 이는 결국 노인이 지니고 있는 성적 능력을 더욱 쇠퇴하게 한다.
셋째, 노인 자신의 성적 능력에 대한 자신감 상실이 심화됨에 따라 노인의 성적 욕구나 능력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 역시 다시 확대되고, 이런 고정관념은 다시 노인의 성생활 수행동기를 약화시키게된다. 이를 테면, 성적인 능력이 활발한 노인일지라도 사회적 인식이 노인들은 성에 대한 관심이나 능력이 없다라고 되어 있으면 이러한 믿음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받아들여 성적 욕구를 억제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자신은 이제 성적 능력이 없다고 인정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3) 소수자로서 노인이 갖는 성문제
노인이 노후의 삶을 보람있게 유지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조건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가족이나 배우자를 통한 애정욕구의 만족해야 한다. 몸과 마음의 건강해야 한다. 경제적인 안정이 되어야 한다. 좋은 말상대가 있어야 한다. 취미나 자기일의 존재, 다른 사람에 도움이 되는 역할수행하고 쾌적한 주택이 있어야 하며 적당한 성적만족이 있어야 한단,s 것이다.
노인의 성생활의 유지나 이성교제 혹은 노혼은 이런 조건을 거의 만족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노인을 탈 성적 존재로서 단정하여 버리는 노인의 성에 대한 편견은 개인적 차원이든 전체 사회적 차원이든 노인의 기본적 욕구충족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차별로 전화하게 돤다는 것이다.
노인에 대한 이런 차별은 노인의 성문제의 해결의 차원에서도 다음과 같은 차별적 해결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먼저, 사회의 일반인들 및 노인 자신이 노후의 성에 대한 무지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노후의 성교육 기관이나 시설 및 프로그램의 미비 혹은 부재를 가져온다. 다음으로, 노후의 자연스러운 이성교제·노혼 등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모임이나 상담소등이 미비하거나 사회적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게 된다. 따라서, 공적인 보건이나 의료기관에 노후의 성상담 전문가가 배치되지 않게 된다. 이하 노인의 성적 욕구충족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의미의 확인에 의해 이런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이념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3. 노인의 성문제 해결점
성은 단순히 성적 본능을 충족하는 성행위만을 의미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성은 신체에 의한 자기표출이다. 즉, 사람이 살아있음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표식은 활동인데 성은 그 활동의 한 표현이 인 것이다. 성의 주체는 자신의 신체 기관을 사용하여 타인과 성적 활동을 함으로써 근본적으로 자기 이외의 대상과 일체가 되려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에 의해 자기가 살아있음을 확증하고,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성은 단순한 성교행위에 한정되지 않고 인간과 인간의 다양한 교류 혹은 관계행위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런 상호행위 과정에서 사람은 의사를 소통하고, 행동이나 사상의 교환까지도 이루는 것이다.
이처럼 성은 단순한 생식행위가 아닌 사람의 사람다움을 드러내게 하는 중요한 특징 중의 한 요소이다. 그런데 인간의 성적 욕구의 표출 및 그 충족방식은 사회의 발전단계에 따라 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한 시대의 도덕관은 어느 시대이든 그 시대의 인간의 성행동의 존재방식을 규정하는 근본이 되지만 성행동은 그 시대의 발전상을 파악 이해 인식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 속에는 그 시대의 민족문제 계급문제 인간의 사회적 관계 위세등의 문제가 잘 나타나 있다.
노인의 생활문제의 하나로서 ‘노인의 성’ 문제는 노인의 생활기반, 생활능력, 생활관계, 생활환경 등과 모두 연관을 갖는 것이지만 가장 밀접하게는 생활관계의 장애문제로 규정할 수 있다. 즉, 노인 역시 생활과정을 영위하는 주체로서 그 생활영역의 한 부분인 성적 욕구충족을 통해서 자신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다. 그럼에도 노인의 경우는 배우자의 사망·노후의 이혼·심신의 질병·사회문화적 편견과 차별·경제적 의존 때문에 자신의 의사에 의해 성생활을 계속하거나 이성교제 및 노혼을 할 기회가 극히 제약받고 있다. 즉, 노인의 성에 대한 기본적 욕구 역시 개인적 노력과 더불어 사회의 제도적 지원에 의해 충족되어야 함에도 단지 노령기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성적 욕구라는 이유만으로 욕구 존재 자체가 외면 받거나 무시되고 있다. 그 결과, 노인의 성과 관련된 문제 해결은 노인 개인이나 가정에서 하도록 떠넘겨질 뿐 아니라 사회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제도 마련 자체를 어렵게 한다.
요컨대, 노인의 경우 생활 주체로서 자신의 생활의 영역의 하나인 성적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생활관계망의 확보나 유지·재구축 혹은 접근 가능성이 다른 어떤 사회층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점에서, 노인의 성적욕구 실현의 어려움을 지원하는 것은 생활관계 장애의 회복을 의미하고, 이 때문에 사회복지의 중요한 한 영역이 되는 것이다.
45세 이상의 남성 10명 중 6명이 중증 이상의 성기능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한림대 고령사회연구소의 장숙랑 박사팀과 의과대학 비뇨기과학교실 이상곤 교수 등이 공동으로 지난해 춘천지역 45세 이상 남성들을 대상으로 조사, 9일 한림대 고령사회교육센터 개관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성기능 장애 유병률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져 45~54세 남성에서는 28%, 55~64세는 40%, 65~74세는 66.3%, 75세 이상 남성 노인 중에서는 86%가 성기능 장애로 판정받았다. 또 배뇨장애 여부를 알 수 있는 전립선 증상 점수에서도 45세 이상의 남성 331명 가운데 60.5%인 199명이 중증 이상의 배뇨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전립선 증상 점수와 성기능 장애 사이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과 노년층 남성들의 상당수가 배뇨장애를 앓고 있음에도 노화의 증상으로만 여기고 치료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성기능장애의 가장 큰 요인은 노화현상이다. 젊은이 못지않게 노익장을 과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특별한 예외적인 경우이고 누구나 격게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성기능장애는 혈관성 이상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음경혈관은 자연적인 노화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인병인 고혈압, 심장질환, 동맥경화증 등을 조심해야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 지방의 농도가 증가되면 음경동맥의 혈류가 방해를 받음으로써 성기능장애가 생긴다.
예방법으로는 첫째로 콜레스테롤이 적고 지방이 적으며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섭취한다. 둘째로 적절한 표준체중을 유지한다. 셋째로 절대적인 금연을 한다. 넷째로 정기적인 운동을 한다. 다섯째 규칙적인 성생활을 한다.
한방적인 치료는 가미청심환, 청심연자음 등의 처방을 활용하는데,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동맥경화증 등의 성인병을 예방해주면서 심리적인 안정도 시켜주고 성기능을 강화시켜주는매우 좋은 치료법이라 하겠다. 배뇨장애가 성기능 장애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 이는 곧 노년층의 삶의 질로 연결되기 때문에 질병으로 여기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한다.
4 결론
성은 인간에게 매우 자연적인 본능이라는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성은 젊은 성인 남녀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노인의 경우에는 자연스럽다기 보다는 추하다 혹은 주책스럽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에 대해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 사춘기 때부터 발달하기 시작한 성적 욕구들이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어느 순간에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젊은 시절의 성적 기능에 비해 다소 떨어지기는 해도 여전히 성적 욕구와 기능은 죽을 때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렇든 성은 마지막 황혼시절까지 갖고 가는 인간의 본능적인 것으로 노인들도 성적욕구가 있음을 사회적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노년의 성생활은 젊을 때와는 다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노화된 신체에 맞게 성생활도 천천히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에게 좋은 성관계를 갖도록 한 후에 조사해 보니 진통제를 맞지 않은 채 4시간내지 8시간까지 견딘다고 할 정도로 좋은 성관계는 건강에 좋다. 또한 건전한 성생활을 하는 노인일수록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며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노년기에 필요한 성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지역 신문에 실린 다음과 같은 기사가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광주지역 노인들의 중요한 휴식처중의 하나인 광주시 남구 구동 광주공원에서 노인들을 상대로한 윤락여성의 매춘행위가 성행하여 이곳에 놀러나오는 노인중 많은 수가 성병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이 보도된 이후 노인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는 사회적 관심도 상대적으로 높아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노인의 성문제는 노인의 소득보장에 의한 경제적 자립의 지원문제, 보건·의료보장에 의한 건강의 증진이나 유지의 문제, 가족형태 및 기능의 변화에 따른 노인부양의 문제, 노인의 사회적 참가와 생애교육을 포함한 노인복지 전달체계 개선문제 등에 비해서는 그 관심의 정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전통적 생활관념이 노인을 탈 성적존재로 여기는 편견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오랜 세월 다양한 학습 및 전파경로를 통해 사회성원 일반의 의식에 깃든 이런 편견은 노인 스스로 '성' 이라는 문제는 전통생활적 관념에 의해 은폐되고 금욕을 강제받아 강요된 사회적 무관심에 가려져 왔다. 아울러, 노년기는 모든 신체기능의 쇠퇴기라는 등식화된 부정적 사회심리가 가세하여 이 문제의 공개적 혹은 사회적 해결 방법의 모색을 위한 논의 자체를 어렵게 해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성생활에는 정년이 없음을 확인하고 있다. 이런 사실의 확인에 근거해 노인 일반이 가지고 있는 성적인 문제, 특히 노후에 배우자가 없는 노인의 성적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사회복지적 측면에서는 다음의 사항이 지원되어야 한다.
첫째, 정부·시민단체·사회교육기관 등이 노인의 성에 대한 바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여 일반인이 [노인의 성]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벗어나도록 한다.
둘째, 홀로사는 노인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노인의 재혼을 위한 상담사업 및 프로그램 제공에 정부나 관련 기관이 적극 나선다.
셋째 노인 스스로 노후의 성에 대한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각종 상담기관에 성상담 전문가를 배치한다.
여기서 우리사회에서 노인의 성적 욕구 해결을 위한 시급한 과제는 노인의 성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극복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의 다양한 체제 마련임을 알 수 있다. 노인의 성적 기능을 보다 강조함으로써 다양한 생활상의 욕구를 갖는 인간이 단지 노령이라는 생애주기 변화 때문에 그 욕구실현을 제약당하고 있다는 인간의 권리 문제의 하나로 위치지우지 못함으로써 보편성을 소홀히 하게 될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노인도 자신의 의사에 의해 성생활을 계속하거나 이성교제 및 노혼을 할 신체적 기능과 권리가 있고, 그 권리는 단순히 노령이라고 하는 생리적 조건에 의해 제약당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되며, 사회는 그와 같은 노인의 성적 욕구의 실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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