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회 복 지/노인.장애인 복지론

노인의 죽음준비와 호스피스사역

미션(cmc) 2010. 2. 6. 17:44

노인의 죽음준비와 호스피스사역

 

인간이 죽음을 맞는 것은 자명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죽음과 임종은 인간에게 두려움을 갖게 한다. 특히 노인은 다른 어느 연령층보다 죽음과 관련된 심각한 문제를 갖는다. 죽음이 반드시 노인 세대 문제만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젊은이는 죽음보다는 삶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노인은 다가올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간다. 이는 노인만큼 죽음의 문제를 자신의 일로 간주하고 심각하게 고심하는 세대는 없음을 의미한다.

복지 국가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의 출생에서 사망까지 온 생애를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의 죽음과 임종문제는 노인의 삶만큼 중요하다. 오늘날 핵가족화와 여성의 사회 진출에 따라 노인과 임종자들에 대한 가정에서의 따뜻한 보살핌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또 노인을 비롯한 임종자들에게 병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인간의 존엄성을 고려하지 않는 채 생명 연장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실제 죽어가는 자와 그 가족들의 신체적, 사회 ․ 심리적, 영적 요구들을 총체적으로 충족시키기에는 문제점이 많다.

 

Ⅰ. 노인의 죽음 준비

 

1. 죽음의 개념

죽음은 인간에게 자연적인 현상이며, 인생은 죽음을 전제로 한 현상이다. 따라서 죽음은 살면서 경험할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에, ‘죽음이 무엇이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죽음에 대한 정의는 철학자, 의사, 신학자, 법률가 등도 죽음에 대한 명백한 해답을 주지 못하며 단지 경험적 이론적 견해만을 말 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학문 영역별로 다양한 학문 분야의 준거에 따라 죽음에 대한 접근 방식 및 관심영역이 달라지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개념 역시 매우 다양하다. 생물학에서는 유기조직의 죽음으로 존재가 완전히 정지된 상태를 죽음으로 보며, 심리학에서는 죽음을 맞은 당사자 및 주변의 타인들이 받게 되는 영향에 관심을 두고, 사회학에서는 사회에 미치는 죽음의 의미에 관심을 두며, 신학에서는 사후 세계의 종교적 의미에 관심을 두고, 철학에서는 죽음의 원인과 그 의미에 관심을 두며, 경영학에서는 죽음의 법적 판정에 관심을 둔다. 다양한 학문에 따른 다양한 죽음에 대한 개념 중에서, 의학적 접근이 흔히 죽음의 일반적 개념으로 통용되기 때문에 의학적 접근을 중심으로 죽음의 개념을 살펴보면, 첫 번째 정의는 심폐 기능설에 근거한 것으로, 인간의 모든 기능-혈액 순환의 완전 정지 및 그에 따른 호흡, 맥박의 정지로 정의하는 생물학적 결정으로, 환자가 의식이 있건 없건, 뇌가 죽었건 안 죽었건 간에 그의 호흡이나 심장이 계속 뛰는 한 그는 살아있다는 개념이다. 두 번째 정의는 뇌사에 대한 정의로, 뇌사에 있어 먼저 생물학적 생명은 인간적인 개인의 생명과는 다르다는 전제와, 다음으로 인격을 가진 인간은 사고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사고를 발휘하는 곳은 중추신경계라는 전제를 포함하므로 뇌세포가 일단 죽으면 다른 장기가 살아있더라도, 뇌의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고 사고 할 수 없는 인간이 되었다면 이면에서는 이미 죽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6년도에 우리나라 연령별, 설별 사망자수이다.

연령별 ․ 성별 사망자수 (2006년도)

 

전체

남자

여자

243,934

134,724

109,210

0세

1,709

959

750

1 - 4세

547

294

253

5 - 9세

499

290

209

10 - 14세

516

330

186

15 - 19세

957

643

314

20 - 24세

1,493

945

548

25 - 29세

2,097

1,380

717

30 - 34세

2,826

1,839

987

35 - 39세

4,624

3,142

1,482

40 - 44세

7,259

5,272

1,987

45 - 49세

11,513

8,606

2,907

50 - 54세

12,714

9,456

3,258

55 - 59세

13,936

10,290

3,646

60 - 64세

17,627

12,561

5,066

65 - 69세

25,938

17,508

8,430

70 - 74세

31,036

18,538

12,498

75 - 79세

33,742

16,558

17,184

80 - 84세

34,368

14,108

20,260

85세 이상

40,516

12,000

28,516

연령미상

17

5

12

자료: 통계청

 

2. 노인이 인식한 죽음의 의미

 

노인들이 죽음을 인식하게 되는 계기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 될 수 있는데, 첫째는 주변에서 다른 사람들의 죽음을 빈번하게 경험하게 될 때, 둘째는 신체적 노화와 질병이 찾아올 때, 셋째는 사회적 역할을 상실하였을 때이다. 주변에서 다른 사람들의 죽음을 빈번하게 경험하면서, 죽음을 인식하지만 주변사람들에 의하여 죽음을 간접적으로 접하는 때보다는, 사회적인 역할의 상실이나 신체적 노화와 질병과 같이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변화들이 일어났을 때 좀 더 죽음이 가까이 있음을 인식한다. 그 중 죽음을 가깝게 인식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는 노화나 질병에 의한 신체적 변화이다.

 

1) 죽음은 삶의 소멸

① 죽음은 무(無)

죽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는 알 수 없으며, 죽음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사건으로 간주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죽음을 둘러싼 일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또 죽음을 생각하면서 느끼는 두려움도 역시 생각할 필요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 즉, 죽음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사건으로 아무런 의미를 부여 받지 못한 그저 무(無)일 따름이다.

② 죽음은 끝

죽음을 그동안 삶에서 이룬 모든 것을 한꺼번에 아무런 쓸모가 없게 만들어 버리는 삶의 단절로 여기는 것을 말한다. 죽음은 끝이라고 인식하는 노인은 삶에 대한 아쉬움과 약간의 집착을 보이며, 죽음과 늙음에 대해서 강한 부정의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강한 부정은 곧 삶을 연장하려는 의도로 이해 할 수 있다. 즉 일반노인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자신과 일반노인 사이의 차별을 용이하게 만들어, 자신을 일반노인과 분리하여 인식할 수 있는 기제로 작용한다. 이로써 자신은 아직 늙지 않았으며, 죽음에 가깝지 않은 사람이라는 나름의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③ 죽음은 자연 현상

죽음은 자연 현상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죽음이라는 자연현상에 어떠한 감정도, 예를 들어 생에 대한 허무감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의 감정을 부여 할 필요성은 없다는 것이다. 죽음은 지극히 생물학적인 설명으로 자연적 소멸로 인한 생의 단절을 의미한다. 죽은 후에 남는 것은 오로지 하나의 사물로서의 ‘사체’이며, 화장은 쓸모없는 것의 ‘소각’을 의미할 뿐인 것이다.

2) 죽음은 삶으로부터의 해방

① 힘든 삶으로부터의 쉼

삶이 너무 질곡이 많아서 힘들었던 삶을 살았던 노인들이 표현한 것으로 지나온 삶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 보다는 삶의 모든 질곡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수용적 태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심층적으로는 삶에 대한 포기와 그 맥락을 같이한다. 죽음은 모든 인생의 굴곡에서 해방될 수 있는 일종의 쉼으로 읽혀지며 삶이 운명이듯, 죽음 역시 하나의 운명으로 죽음도 하나의 과업이라 인식한다.

② 허무한 삶으로부터의 해방

인생이 자주 허무하다고 느끼면서 죽음을 생각하는 노인들이 표현한 것으로 주로 여성노인들이 이러한 느낌을 받는다. 여성 노인의 삶에서 어머니로서의 정체성은 그들의 삶을 지탱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나보다는 가족, 특히 자식에 대한 책임감으로 살아야했던 어머니로서의 삶은 지난 세월 어떠한 어려운 속에서도 강인하게 만드는 극복의 원천이 되었다. 그러나 한 때 삶의 강한 원천이었던 어머니라는 역할은 노년기에 이르러서 점점 감소하게 되고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한 경우 스스로를 쓸모없는 인간으로 여긴다. 지금껏 나의 삶보다는 어머니의 삶으로 익숙한 여성노인은 죽음을 자녀가 포함되지 않는 혼자 겪어야 하는 일개의 사건으로 간주하여, 죽음도 별거 아닌 것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한다. 죽음 그 자체를 긍정적으로 간주하지는 않지만 현재 자신의 삶을 비추어 반추해 보았을 때 구질구질한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로 인식한다.

③ 민망한 삶으로부터의 해방

장수 노인이 갈 때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지 않고 살아있는 것에 대한 민망함의 표현이다. 자신의 장수를 가족에게는 미안한 일로, 주변 사람들에게는 민망한 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곧 죽음은 고통에서의 해방을 의미하며 또한 그것은 너무 오랫동안 살아있음에 대한 민망함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3) 죽음은 삶의 연장

① 이승과 연결된 삶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생각하기를 피하기보다는 죽음을 삶을 마무리 하는 사건으로 수용한다. 삶의 모든 고비를 극복하면서 생기는 자부심은 죽음이라는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초월성에 대한 믿음 역시 죽음의 수용에 일조를 하고 있다. 사후에 언젠가 혼령이 되더라도 가족의 일원으로 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은 죽음을 따뜻하게 수용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곧 죽음은 이승과 저승의 이어짐을 의미한다.

② 영원한 삶

기독교적인 신앙을 소유한 노인이 인식하는 죽음으로, 죽음을 하나님께 의지하여 하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용하고 있다. 죽음 후에 영원히 살 수 있는 하늘나라가 있기 때문에 죽음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즉 죽음은 하나님의 나라로 가서 영생을 누리는 영원한 삶이라 믿고 있다.

③ 재생하는 삶

불교의 윤회사상을 믿는 노인이 인식하는 죽음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며 죽음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계를 통해 계속 이어진다고 인식한다. 즉 죽음은 가계를 통해 이어지는 재생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4) 죽음의 이해

 

① 철학적 관점

철학에서는 죽음에 대한 태도를 인생의 한 단면으로 본다. 이 세상은 다만 지나가는 것으로 완곡하게 대하는 경향이 있으나 반대로 죽음을 무기력한 상태, 파괴를 피할 수 없는 공포스런 상태로 개념화하는 것이 보통이다. 죽음에 대한 태도는 개인의 심리적 성숙도와 성격에 달려있다.

② 사회적 관점

현대사회에는 안락사, 장기이식 등의 사회 윤리적 측면과 전문인의 윤리가 대두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

죽음에 대하여 몇 가지 정의를 보면

ⓐ 신체적 죽음(somatic death)으로 심장박동이나 호흡과 같은 활력 기능의 정지한 상태를 말한다.

ⓑ 심장죽음 (cardiae death)으로 심전도에 의해 확인되어진 심장 박동의 정지한 상태이다.

ⓒ 뇌사상태(brain death)로서 무수용성(unreceptivity), 무반응성(unresponsivity), 무호흡, 부동적 자세, 무반사, 뇌파의 무반응에 의해 정의된다.

ⓓ 임상적 죽음(clinical death)으로 죽음 기술적으로 선고하기 전에 신체검사 할 때 사망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 생물적 죽음 (biological death)으로 세포 활동의 정지이상과 같이 죽음 판단하는 기준은 각각 그 측면을 달리하고 있어 하나의 사례가 발생하여 이것이 사회와 법적 판단을 요구할 때 죽음에 대한 정의 및 기준이 요구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 11월 21일 대한의학협회에서 “심장기능 및 호흡기능과 뇌반사의 불가역적 정지 또는 손실을 죽음이라 한다.” 여기의 뇌반사의 단정 기능은 ① 외부의 자극에 대하여 반응이 없는 깊은 혼수상태 ② 호흡정지 상태, 모든 뇌반사 소실 ③ 이상의 상태로 12시간 이상 경과되었을 때로 하고 있다.

③ 인간 상호관계적 관점

죽음의 문제는 아무리 임상적으로만 취급한다 할지라도 인간 상호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어찌 할 수 없다. 불치의 병이나 임종에 이르는 사람은 강한 심리적 동요를 느낀다. 주위의 사랑하는 가족들이나 친지에 의해서도 죽음 수용하는 자세 또는 수용에 못 미치거나 거부하는 태도 등으로 나타난다.

거부감의 목적은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하는 것을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때 현실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 거부감의 등급은 ① 쉽게 확인이 되는데 문제를 가진 사람의 보고나 인지, 객관적인 관찰자의 인지적 사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질병에 대하여 일차적으로 어떻게 인지하느냐에 달렸다. ② 첫째 순위의 거부감 뒤에 나타나는데 질병의 무서운 결과에 대한 지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장래에 대하여 걱정하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에 질병 발생 사실을 부인하고 그 질병으로 인한 어떤 위협감마저 무시되는 것이다. ③ 치료 불가능한 질병의 결과는 죽음이라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에 죽음 자체에 대하여 거부하는 것이다.

④ 의학적인 관점에서의 죽음

죽음의 유형에 따라 몇 가지로 죽음과 삶의 의미를 분류할 수 있는데

ⓐ 임상적 사망(clinical death)

호흡이 없고, 심장이 정지된 상태, 뇌 활동도 중지된 상태이다. 불가역적은 아니다. 사망한지 얼마 안 되는 경우 치료가 적절히 주어지면 다시 뇌기능을 포함해서 심장의 기능 회복도 가능할 수 있다.

ⓑ 생물적 죽음(biological death)

심폐소생술이 실패하면 임상사망 선고 이후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뇌신경(cerebral neuron)으로 시작해서 모든 조직이 괴사되는 과정이다. 혈액이 순환되지 않고 약 1시간 후면 심장, 신장, 폐 등의 괴사되기 시작하며 약 2시간 후면 같이 괴사되기 시작하고 피부는 더 몇 시간 또는 몇 일이 지나면 괴사되기 시작한다.

ⓒ 뇌사(cerebral death : cortical death)

대뇌 특히 신피질(neocortex)의 불가역적 파괴를 의미한다.

brain death는 대뇌, 소뇌, 중뇌, 뇌간의 활동이 모두 정지된 전반적인 뇌의 죽음(total brain death)을 의미한다. cerebral death와 brain death는 간혹 심폐소생술에 의해 외관상으로는 순환상태의 회복을 보이며 신경학적 상태의 일시적인 증상 호전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의학계, 법조계의 권위자들은 현재 ‘죽음’을 뇌사(brain death)로 정의하고 있다.

ⓓ 사회적 죽음(social death)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를 의미한다. 환자는 무의식, 무반응 상태이지만 뇌파활동은 많이 나타나고 신체 반사작용이 남아있다. 인간적 특성인 각 개인의 인격, 의식, 독특성, 기억, 판단, 추리, 행동, 향락, 근심 등이 정지된 상태로 사회적 상호 작용 능력이 불가역적으로 정지되어 있으므로 죽음상태라고 보는 견해이다.

 

5) 죽음을 인식하면서 나타나는 삶의 변화

① 건강에 대한 강한 관심

노인들의 주된 관심사는 건강으로, 현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건강의 기준으로 정신보다는 신체의 건강을 꼽는다. 신체적 건강의 기준을 심층적으로 살펴보면 60,70대 노인들은 몸의 이상여부에 따르는 의학적 기준으로 삼는 반면, 상대적으로 70,80대 노인들은 자신의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활동 여부로 건강의 기준을 삼는다.

② 마음 비우기

죽음을 생각하면서 욕심을 버리게 된다. 죽음을 자각하게 되면서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향한 기본적인 방향이 바뀌는 양상이 보이거나 혹은 죽음을 생각하게 되면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제고하는 계기가 되어진다. 이와 같은 변화의 이유로Levinson(2003)은 자신의 죽음의 필연성과의 관련성으로 설명하였다. 즉 자신의 죽음과 타협하기 시작하면서, 타인들의 불행과 고통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민감해지고, 이런 문제들이 타인들에게서 일어나는 것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좀 더 감명 깊게 그들과 공명하는 양상을 보여준다고 한다.

③ 애정의 증가

죽음을 생각하게 되면서 모든 것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많아짐을 의미한다. 죽음을 자각하면서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사물에게까지 모든 것에 대한 애정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죽은 후에라도 남을 수 있는 의미를 인생에 부여하기를 원한다. 현재까지의 자신은 충분히 세상에 공헌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은 세월에 더 많은 일을 하기를, 좀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3. 임종

 

1) 임종 단계

① 급성 위기 단계

죽음에 대한 위기 인식에서부터 만성적 삶과 임종의 단계 전까지를 의미한다. 이 시기에는 말기 환자와 가족 모두 불안감을 매우 강하게 느끼게 되며 쇼크, 부정, 타협, 우울과 같은 정서적 반응을 보인다.

② 만성적 삶과 임종의 단계

급성 위기 단계와 임종 말기 단계 사이를 말한다. 이 시기의 특징은 죽어가는 것 같다가도 살 것 같이 느끼다가 드디어 삶에서 죽음으로 그 초점이 이동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때 많은 대상자들은 불확실성에서 오는 두려움과 외로움, 슬픔, 자아 통제와 기능감 상실을 느끼게 된다. 한편 가족 구성원들은 임종자의 죽음과 삶의 엇갈린 여정을 지켜보면서 슬픔과 나약함, 위축감을 경험하게 되고 신체적 ․ 심리적 ․ 경제적 요구가 생기게 된다.

③ 임종 말기 단계

만성적 삶과 임종의 단계 끝에서 사망 지점까지를 의미한다. 이 때 임종자는 위축되고 혼돈된 심리적 갈등을 보이는 반면 불안은 다소 감소되며 무감동한 양상을 보인다.

 

정신분석학자인 큐블러 로스(Kubler-Ross)는 『Death and dying』에서 말기 환자 200명을 면담 관찰하여 임종 5단계 이론을 제시하였다.

 

첫 단계 : 거부감(denial)

병원에서 죽음을 예견하고 진단했을 때 그 진단에 대하여 심하게 반발하고 거부하는 심적인 거부감이다, 현실감이 없고 사고(thoght)의 이용이 제한적이다. 개인적 특성에 따라서 거부감은 일시적일 수 있다. 이와 같은 거부감은 “나에게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없어, 난 믿을 수 없어” 등의 표현이 나타난다.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보이는 첫째 반응은 우선적으로 충격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의사나 가족에 의해 듣게 되면 심한 충격감에 휩싸이며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부정의 단계에서 부정을 표현하는 환자의 말과 행동의 몇 가지 예는 다음과 같다.

- 다른 사람의 일인 것처럼 심각하지 않게 증상을 이야기한다.

- 죽음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으며 죽음에 대한 말이 나오면 즉시 말을 돌린다.

- 공개적으로 “나는 그것을 믿지 않는다.” 라고 말한다.

- 비의학적 치료법이나 신을 통해 치유 받고자 노력한다.

- 자신의 질병이나 증상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다.

- 증상이 자연히 없어지기를 기대하면서 치료를 거부한다.

- 신체나 외모의 급작스러운 변화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 질병을 가벼운 것으로 이야기한다.

- 아직 죽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 어떤 병인지 알지만 자신은 꼭 회복될 것이라고 확언한다.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현실을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대부분 환자들은 의사의 오진을 바라며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반복적인 검사를 하게 된다. 심한 경우는 현실을 부정하며 치료를 거부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을 들어줄 수 있는 사이비 치료자 등을 찾기도 한다. 이들의 좀처럼 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자신에게 병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이들을 대할 때 중요한 점은 이들이 직면한 사실을 의료진이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행동하거나 환자와 같이 이를 직면하려 하지 않을 경우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단계 : 분노(anger)

일단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면 그 다음으로 나타나는 반응은 분노이다. 분노의 반응은 대개 “왜, 내가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가, 나는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는데......” 등으로 사회, 종교, 운명 가족 등을 대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이 시기에는 치료를 거부할 수도 있고 분노가 의료진에게도 표출될 수도 있다. 이러한 분노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들이나 병원 직원, 신에게까지 나타날 수 있으며 누구에게서나 어디에서나 불만을 찾아 쉽게 분노를 터뜨리게 되어 주변 사람들이 힘든 시기이다. 분노의 감정은 죄의식 그리고 수치심을 증가 시킨다. 이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시간을 할애 받게 되면 환자는 더욱 안정될 것이며 스스로 아직 가치 있고 보살핌을 받는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셋째 단계 : 타협(bargaining)

이 단계는 의사, 친구 또는 종교 등과 협상을 벌이는 단계이다. 예를 들면 병만 낳게 해주면 사회봉사를 하고 교회를 열심히 다니겠다, 술, 담배를 끊고 사회적인 봉사 등에 헌신하겠다, 등이 이에 속한다. 이 단계에서 환자는 치료에 무조건 복종하며 의사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환자는 의사에게 아무 불평도 하지 않고 궁금한 것이 있어도 묻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솔직하게 자신의 어려움을 말할 수 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

 

넷째 단계 : 우울(depression)

이 단계에 이르면 환자는 자신에게 삶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개인은 피로, 직업상실, 치료연장, 계속되는 입원으로 자존심을 상실하고 자제력마저 잃게 된다. 또한 가족과 친지, 친구들로부터 이별이라는 슬픔을 갖게 된다. 그리고 불면증, 우울증을 겪으며 심지어는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정신과적 개입이 필요하며, 적절한 항우울제 등의 투여가 필요하다. 이때 자칫 ‘자 힘내라 별것 아니다’라는 격려를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만 낸다. 당분간 그대로 자연스럽게 슬퍼하도록 놓아두면 얼마 후 마음을 다시 가다듬어 가족, 친지를 한 번 더 보자고 불러들이게 된다. 이 시기에는 생활의 변화(즉 직장을 잃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며,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소외됨)에 적응하도록 환자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자율성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단계 : 수용(acceptance)

이 단계에 이르면 환자들은 죽음이 더 이상 피할 수 없으며,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환자들은 평안한 모습이고 가족들이나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과 이별을 고하며 종교적인 부활을 믿고, 죽음을 수용하며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치료적인 접근은 고통을 경감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갖고 죽음을 맞이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죽음의 궤도

 

 

자료: Pattison, E. M.(1977). The experiencing of clying. Englewood Cliffs, N. J. : Prentice Hall, Inc.

2) 죽음인식 형태

그라저 그리고 스트라우스(Glaser & Strauss(1965))는 죽음인식의 형태를 폐쇄, 의혹, 상호위선 및 개방상황의 4가지로 분류하였다.

 

① 폐쇄 상황

닥쳐오는 죽음에 대해 환자, 때로는 환자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은 경우이다. 환자에게 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의료인을 인간으로 믿게 하며, 질병에 대한 질문이 있을 때는 설명해야 한다.

② 의혹 상황

건강상태에 대한 정보가 환자, 때로는 환자 가족에게도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태이다. 상황에 대한 사정, 수행 그리고 악화의 증거로 인해 가족은 의심한다. 임종준비에 대해 인식하도록 도와주며 간접적인 격려 필요하다.

③ 상호위선 상황

의료진, 환자, 가족이 임박한 죽음에 대해 알고 있으나 아무도 이 상황에 대해 입을 열려하지 않는 경우이다. 환자는 특별한 대화나 요구를 하지 않으며 위선 상태가 끝나면 개방상태로 된다. 환자의 심리상태와 대화를 원하는 정도를 파악하여 그에 알맞은 간호 제공해야 한다.

④ 개방적 상황

의료진, 환자, 가족이 환자의 진단 및 예후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 마음을 열고 상황에 대해 의논하는 경우이다. 환자는 본격적으로 임종준비의 단계에 들어서며 세속적 궁금증이 해결되기를 바라므로 가족과 함께 환자의 세속적 궁금증을 풀어주도록 수행하며 죽음을 수용하는 단계에 이르도록 도와준다.

 

3) 말기환자의 심리

죽음에 대한 태도와 반응은 다른 모든 태도나 느낌처럼 개인에 따라 다르며 비록 비슷한 삶의 배경을 가진 자라도 서로 매우 다를 수 있다.

(1) 두려움

① 미지에 대한 두려움

임종환자는 가까운 장래에 죽는다는 두려움과 공포를 갖게 된다. 죽음에 대한 무지 ( unknown of death ) 는 다음과 같은 두려움을 가져온다.

* 삶의 과정에서 어떤 것을 할 수 없을까 ?

* 이 세상 삶 후에는 어떤 운명이 될 것인가 ?

* 죽은 후의 나의 육체는 어떻게 될 것인가 ?

*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

* 다른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

* 생의 계획과 목표는 어떻게 되는가 ?

*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

* 감정의 반응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

②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

외로움과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죽음을 선고받은 환자에게는 가장 큰 두려움이다. 현대에 와서는 많은 죽는 이들이 아픔과 괴로운 환경에 홀로 남게 되고 친밀한 환경(가정)에서 소외되고 병원이란 기관에 머물게 된다. 홀로 투쟁하고, 아픔을 견디고 두려움을 견디어야 한다는 외로움 고독 통증은 현대인에게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이다.

③ 가족과 친구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슬프고 두렵지만 죽어가는 환자는 전부를 다 잃어 버려야 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④ 자기 조절 능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질병이 깊어감에 따라 자신의 신체나 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점과 타인의 힘을 빌리고 의존해야 하는 신체적인 부담, 정신적인 부담과 경제적인 부담감을 가져야 하며 자기 비하의 느낌과 과정을 경험해야 하는 두려움이다.

⑤ 육체의 상실과 무력감에 대한 두려움

육체는 자아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질병으로 인한 육체의 상실이나 불구, 기능 저하, 마비 등은 자기 자신의 상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아상의 무너짐은 부끄러움과 부적절함, 죄의식, 사랑받지 못함, 원하지 않는 자기 자신이라는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⑥ 고통과 괴로움에 대한 두려움

괴로움에 짓눌려 소리치며 죽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고통 그 자체이며 이러한 고통이나 통증은 수술 후의 통증과는 다르다. 환자가 통증 후에 완화될 수 있음을 알면 아픔을 덜 느끼게 되지만 죽음의 고통은 완화가 없는 것이다. 즐거운 미래를 기대할 수 없고, 왜 이런 고통 속에서 삶을 지속해야 하는가라는 회의 속에서 살게 된다.

⑦ 정체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

인간적인 접촉, 관계, 가족, 친구 관계의 상실, 육체의 구조와 기능, 자기 제어, 자신의 정체성을 협박하는 모든 의식의 상실은 그것들이 자기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가져온다.

⑧ 슬픔에 대한 두려움

임종환자는 미래에 대한 다양한 상실을 슬퍼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자기 자신을 잃는 것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극단적인 슬픔을 경험하게 된다.

․ 조절 능력의 상실

․ 자립의 상실

․ 신체적, 심리적 기능과 사고 능력 상실

․ 중요한 사람과 외적인 것, 익숙한 환경의 상실

․ 자기 자신의 어떤 특성과 정체성 상실(자신의 유능함, 사랑스러운 면, 자신의 매력의 가치 상실)

․ 의미의 상실, 세상과 그 안의 모든 사람과의 관계 상실

 

죽음의 한 과정으로서 상실을 생각할 때, 슬픔을 어떻게 감당할지 그것에 대한 두려움은 크다.

⑨ 퇴행에 대한 두려움

죽음이 가까워짐에 따라 환자는 퇴행에 대한 두려움이 더 현저해진다. 조절 능력 상실에 대 한 두려움은 거의 마지막 행동과 관련이 된다. 죽음이 가까워지면서 신체적 능력 저하와 의식의 불명료, 퇴행의 느낌, 현실감의 상실, 자기 자신과 타인과의 구분의 불명료, 시간과 공간의 느낌 상실 등이 환자를 두렵게 하는 것들이다.

⑩ 절단과 부패, 매장에 대한 두려움

이러한 두려움은 특별히 죽음의 과정에 포함되지 않으나 임종환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두려움이다. 가령 죽은 후에 육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이다.

2) 우울, 의기소침

우울은 죽음에 직면한 환자의 또 다른 정서적 반응이다. 임종환자의 슬픔의 한 부분으로서 즉각적인 상실을 인식하는 자연스런 반응이다. 우울은 하나의 기전으로서 사랑하는 것을 모두 잃게 되는 것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3) 분노와 적개심

분노와 적개심은 임종환자와 그 가족에게서 볼 수 있다. 다른 모든 이는 미래를 지속할 수 있는데 자신은 미래의 삶을 박탈당한다. 다른 이가 삶을 사는 동안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며 남은 시간 동안에도 아픔으로 괴로워해야 하며 주위 사람들의 생소한 반응으로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환자는 ‘내가 왜?’라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하게 된다. 흔히 죽음 직전 불치병의 환자들은 이러한 감정을 다른 이에게 전이시키기도 하며 이러한 감정들은 더 깊은 아픔과 슬픔, 공포를 은폐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4) 죄의식과 수치심

임종 상태에 있는 환자들은 흔히 죄의식을 갖는데 정당한 이유를 여러 가지로 과장하고 상상하게 된다. 우선 환자는 자신의 병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응보의 형태로 믿는 것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향한 분노의 감정이 죄의식을 느끼게 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으며 자연스러운 슬픈 감정의 체험도 어떤 이들에겐 죄의식을 갖게 할 수 있다.

 

4) 임종 환자의 신체적 ․ 사회심리적 ․ 영적 반응

(1) 신체적 변화

임종이 임박한 경우(생의 마지막 48시간)의 증상은 의식 정도가 감소하고, 구개 반사와 연하 곤란으로 물도 먹지 못하며, 괄약근 조절 약화로 소변과 실금 증상, 다리와 팔이 보랏빛으로 변색되고 점차 차가워지며 순환과 감각 장애를 보인다. 또한 맥박 감소와 혈압 저하의 증상과 간헐적으로 무호흡을 보이며 호흡 곤란을 나타낸다.

그 후 임종이 절박한 경우의 증상은 동공이 확대된 상태로 고정되며 신경 반사의 소실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호흡은 점차 빨라지며 무호흡과 과소 환기의 특성을 지닌 체인스톡스 호흡이 일어나고, 맥박은 약해지고 빨라지며 불규칙하고 혈압은 떨어진다. 환자에 따라 위의 증상 중 복합적으로 나타나거나, 어떠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2) 사회 심리적 반응

임종환자의 사회 심리적 반응은 불안, 상실감, 외로움, 우울, 두려움, 절망감, 슬픔, 무력감, 공포 등으로 매우 다양하며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① 불안과 두려움

불안이란 위협적인 상황에서 위험에 대한 인지적 평가에 따라 일어나는 감정적인 반응 과정이다. 죽음에 대한 불안은 보편적인 것이지만 모든 이들의 불안이 같은 것이 아니며 개인마다 죽음에 대해 특정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

데켄(1999)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첫째, 통증에 대한 두려움

둘째, 외롭게 혼자 죽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셋째, 죽음에 대한 좋지 못한 무서운 경험을 두려워함.

넷째, 가족과 사회에 짐이 된다는 두려움

다섯째, 죽음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여섯째, 삶에 대한 애착이 클수록 죽음을 두려워한다.

일곱째, 미완성의 삶을 살아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여덟째, 자신의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아홉째, 죽은 후의 심판과 죄에 대한 두려움

② 우울과 의기소침

우울은 죽음에 직면한 또 다른 정서적인 반응이며 임종 환자의 슬픔 중 한 부분으로서 상실을 인식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또한 사랑하는 것을 모두 잃게 되는 것을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는 하나의 방어 기전이다. 죽음이 예측될 때에 우울은 절박한 상실 앞에서 발생하며 치료가 어렵다. 환자가 자신의 슬픔을 표현하도록 격려하며 허용하는 태도로 환자를 지지하고 돕는다.

③ 분노와 적개심

분노와 적개심은 임종 환자와 그 가족에게 흔히 나타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은 잘 살아가는데 자신은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며 남은 시간 동안에도 아픔으로 괴로워해야 한다는 사실에 주위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느낀다. 환자의 공격적인 행동 이면에는 분노, 적개심, 슬픔, 공포 등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환자는 자신의 분노와 적개심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④ 죄의식과 수치심

죄의식과 수치심은 흔히 불치의 병이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강하게 동반된다. 임종의 상태에 있는 환자들은 흔히 죄의식이 생기면 정당한 이유를 여러 가지로 가정하고 상상한다. 환자는 자신의 병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응보의 형태로 믿는 것이 보통이다. 수치심은 환자에게 흔히 일어나는 감정으로 질병으로 의존적으로 되거나 조절 능력을 상실하거나 혹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자아 존중감을 유지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죽음이 임박한 자신의 신체적 ․ 심리적인 결함 때문에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다.

(3) 영적 반응

임종자의 영적 돌봄과 관련된 대부분의 문제는 영적 고통과 영적 요구이다. 카르페니토 (1983)에 의하면, 영적 고통은 힘과 희망의 근원이 되는 믿음이나 가치 체계가 붕괴되는 것으로 경험하는 위험한 상태라고 하였다. 또한 이러한 영적 고통은 죄의식, 종교의식을 수용할 수 없는 것, 자신의 삶과 실제 처하고 있는 환경에 대한 의미감 결여, 하나님과의 관계가 붕괴되는 것, 의미 있는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된다고 하였다. 손더스(1990)는 영적 고통의 특성으로 의미를 추구하는 것, 무의미에 직면하는 것, 경청자를 필요로 하는 것, 침묵 가운데 고통을 공유하고 어려움을 견디는 것 등을 제시하였다.

영적 요구는 인간이 하나님(초월자)과의 역동적인 개인적 관계를 확립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요인이다. 말기 환자의 영적 요구는 의미의 추구, 용서, 사랑과 희망으로 대별하여 설명된다. 플레스너(1982)에 의하면 인간은 하나님과의 사랑 관계의 결핍, 건전한 자기애와 타인과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능력의 결핍, 하나님에 대한 개방성과 분노 및 소외감으로 인한 신뢰의 부족, 내적 공허로 인한 생의 의미와 목적의 결핍이 있을 때 영적 요구를 표현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임종자 모두가 영적인 고통과 영적인 요구를 경험하는 것은 아니며, 그 정도에서도 개인적인 차이가 있다.

따라서 죽음을 앞둔 환자와 가족의 영적 고통을 깊이 헤아려 고통을 경감시켜 주고 영적 요구를 최대로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이는 임종 환자의 삶의 질을 죽는 순간까지 극대화 시켜 주고 내세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평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4. 안락사

 

1) 안락사의 정의

안락사란 심한 고통이 없는 편안한 죽음, 아름답고 존엄한 죽음, 잠자는 것과 같은 평화로운 죽음을 뜻하는 그리스의 말에서 유래했다. 수세기 전 이 말은 말기 환자가 삶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는 동안 가능한 최대한으로 자유롭게 한다는 자비롭고 윤리적 관행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그 말의 본래 의미를 상실하여 질병의 고통이나 단말마의 고통을 없애려는 어떤 의학적 조치를 의미하게 되었다.

안락사는 지킬 수 없는 노인이나 장애자의 생명을 폐기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으며 극도의 고통을 끝내기 위한 ‘안락 살해’를 뜻하는 보다 특수한 의미로 안락사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 옛날과 달리 현재에는 인간생명이 불가역적인 죽음의 방향에서 인식되었을 때 합리주의적인 발상에 의해 이를 인위적으로 단축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인간의 행위라는 안락사의 정의가 가장 널리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2) 안락사가 성립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5가지 요소

① 행위자와 환자(agent and subject) : 안락사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행한 것이다.

② 행위자의 의도(intention of agent) : 행위자는 환자의 죽음을 야기하려는 의도를 지닌다.

③ 행위자의 동기(motive of agent) : 행위자는 환자에게 최선의 이익을 베풀려는 동기에서 행동한다.

④ 인과적 근접성(casual proximity) : 행위자가 행한 것 혹은 하지 않으려는 선택한 것이 그 환자 죽음의 원인이다.

⑤ 결과(outcome) : 그 행위의 결과로 그 환자가 죽는다.

 

3) 생명체의 의사에 따른 구분

① 자의적 안락사

생명주체의 자발적 의사에 따르는 안락사를 말하는 것으로 이는 다시 어떤 생명주체의 명령, 의뢰 또는 신청 등의 적극적 요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인 의뢰적 안락사와 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아니나, 안락사를 승낙하여 이루어진 경우, 즉 소극적인 의사에 의한 경우인 승인적 안락사로 구분된다.

② 비임의적 안락사

생명주체가 의사를 표시 할 수 없거나 그 결정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가능하다 할지라도 외부에서 이를 이해 할 수 없을 때, 즉 표현되고 있으나 시행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되는 것을 말한다.

③ 타의적 안락사

생명주체가 적극적으로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반하여 시행자가 실시하는 것으로 일명 ‘강제적 안락사’라고도 한다.

 

4) 행위자의 행위에 따른 구분

① 소극적 안락사

생명체가 어떤 원인으로 죽음의 과정에 들어선 것이 확실할 때 시행자가 그 진행을 일시적이나마 저지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방관하는 것으로 일명 ‘부작위적 안락사’라고도 한다.

② 간접적 안락사

어떤 일정한 현실적 변화를 목표로 한 자기의 의도적 행위가 결과적으로 죽음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행하여 결과적으로 죽음이 야기되는 것으로 일명 ‘결과적 안락사’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③ 적극적 안락사

행위자가 어떤 생명주체를 죽음을 단축시킬 것을 처음부터 목적하여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며 ‘작위적 안락사’라고도 한다.

 

5) 생존의 윤리성에 따른 구분

① 자비적 안락사

인내하기 힘든 격렬한 아픔 그것도 진정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 이러한 육체적 고통을 지닌 인간생명은 무의미한 존재이기 때문에 거부한다는 것이다. 즉, 고통을 견디어 나가는 것이 일과에 전부가 되는 상태에서 생존이란 무의미하기 때문에 그 생명은 단축되는 것이 오히려 자비로운 행위란 것이다. 따라서 이것을 ‘반고통사’로 표현하기도 한다.

② 존엄적 안락사

비이성적인 인간 생명은 무의미한 생존이기 때문에 이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의식이 없어 정신적인 활동이 전혀 불가능한 ‘산송장’으로서의 인간은 의미가 없기에, 즉 인간의 생존가치가 없기에 인격의 존엄을 지키기 위하여 생명을 단축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단지 ‘존엄사’라고도 한다.

③ 도태적 안락사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다른 사람과 일정한 연대성을 지니고 생활하는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다. 어떤 생명체가 때로는 질병이나 사고로 심신의 상태가 극도로 약화되어 공동체가 많은 부담이 되며, 그 희생을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즉 이렇게 공동체에 큰 부담이 되는 생명 주체는 생존의 의미가 없다고 거부되는 것이다. 쓸모없는 존재로서의 생명 주체의 배제는 공동체의 부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강화의 방향에서 나오게 된 이론으로 도태사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일명 포기적 안락사라고도 한다.

 

Ⅱ. 호스피스사역

 

1. 호스피스의 정의

 

호스피스의 어원은 라틴어의 호스피탈리스(hospitals)와 호스피티움(hospitium)에서 기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호스피탈리스는 ‘주인’을 뜻하는 호스페스(hospes)와 ‘치료하는 병원’을 의미하는 호스피탈(hospital)의 복합어로서, 주인과 손님 사이의 따뜻한 마음과 그러한 마음을 표현하는 ‘장소’의 뜻을 지닌 ‘호스피티움’이라는 어원에서 변천되어왔다. 오늘날 널리 사용되고 있는 현대적 의미의 호스피스 개념은 영국 여의사 시실리 손더스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웹스터 사전(1972년)에는 ‘여행자를 위한 숙소 또는 병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집(inn)’으로 설명하고 있고, 미국호스피스협회(NHO)에서는 ‘말기환자와 가족에게 입원간호와 가정간호를 연속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정의하였다. 이를 종합하면 호스피스란 말기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의학적으로 관리함과 동시에 말기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부정적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해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으로 도우며 사별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경감시키기 위해 지지와 격려를 제공하는 총체적인 돌봄이라고 할 수 있다.

호스피스의 기본 되는 정신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는 성경에 기초한 것으로, 기독교인들이 병든 이웃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는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 정신은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13:4-7)”의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이해될 수 있으며 호스피스 봉사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대상자를 예수 그리스도라고 생각하고 그 분이 자신에게 베푸신 은혜와 사랑을 생각하며 지극한 정성으로 돌볼 수 있게 된다.

 

2. 호스피스의 철학

 

호스피스 운동은 과학의 발달로 인한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시와 노인소외, 임종자에 대한 소홀, 그리고 윤리관 및 가치관의 혼란에 대한 반응으로 생겨났다. 부분으로서의 인간이 아닌 신체적, 사회적, 영적 또는 그 이상의 합(合, sum)으로서의 인간을 이해하는 총체주의(holism) 즉, 인간은 여러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사상과 철학을 기반으로 호스피스의 이론과 실제가 발전되어 왔으며, 과거의 치료 중심에서 돌봄의 개념 및 그 사상을 강조하게 되었다. 따라서 대상자에 대한 연민(compassion)으로 표현되는 사랑이 이 돌봄에 깊이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호스피스에 대한 철학을 다음과 같이 열거할 수 있다.

 

① 호스피스 대상자(치유 불가능한 말기환자와 그 가족)들을 돌보고 지지한다.

② 호스피스 대상자의 여생을 가능한 한 편안하게 하고 충만한 삶을 살게 해준다.

③ 호스피스 대상자가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게 하고 죽음을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④ 호스피스 환자의 여생을 연장시키거나 단축시키지 않으며 살 수 있는 만큼 잘 살다가 자연스럽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⑤ 환자와 가족의 요구에 맞추어 가능한 모든 자원을 이용하여 그 요구를 충족시키고 지지하여 죽음을 잘 준비하게 한다. 죽음을 맞이하는 호스피스환자로 하여금 소외된 채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답게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는 것이다.

 

3. 호스피스의 필요성과 역사

 

① 호스피스의 필요성

호스피스는 죽음의 단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통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과 가족이 죽음에 대해 수용하도록 성장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죽어가는 사람의 욕구 및 알권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존중으로 삶을 스스로 정리정돈 할 수 있도록 남은 생에 대해 설계하고 계획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며, 사별한 가족이 슬픔과 고통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② 호스피스의 역사

ⓐ 현대 호스피스 개념의 근원은 중세에 십자군과 여행가들에게 숙박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래되었다.

ⓑ 17세기 초 프랑스에서 호스피스가(Sister of charity) 설립되어 아픈 사람, 길거리에서 헤매는 사람,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가 주어졌다.

ⓒ 1836년 독일에서 호스피스가(Kaizerworth) 설립되어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서 아프고, 죽어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간호가 제공되었다.

ⓓ 1840년 영국의 Elizabeth Fry가 독일의 시설(Kaizerworth)을 방문 후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나이팅게일에게 영향을 주었고 나이팅게일은 프랑스의 Sister of charity에서 동료 간호사들을 교육시킨 후 크리미아 전쟁에 참가했었다.

ⓔ 현대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는 영국의 여의사 Cicely Saunders로 1950년에 후반 말기환자와 관련된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기술을 개선 시켰으며, 이상적인 호스피스 간호를 시도하기 위해서 성 크리스토퍼 병원을 설립하게 되었다. 이는 오늘날 미국과 캐나다에서 체계화되고 전문화된 호스피스 간호를 시작하는 모델이 되었다.

Saunders는 통증조절을 위한 약의 협약서를 창안하는 과정에서 동통의 약리에 관한 연구를 하였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동통이란 단지 신체적인 것뿐 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경제적, 영적인 것과 관련이 있음을 주장하고 전인적인 이해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제창하였다. 그리고 1969년 Kubler-Ross의 『Death and dying』에서 죽어 가는 환자들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있음을 밝히고 이런 욕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여 호스피스 간호를 받아들이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 미국은 종교적인 배경에서 출발한 영국의 호스피스와는 달리 죽음에 대한 터부와 말기 환자에게 병원의 비인간적 ․ 기계적인 생명관 등 사회제도와 의료체계에 대한 지적과 구체적인 개선 방법을 강구하면서 호스피스 운동이 시작되었다.

1963년 시슬리 손더스가 미국을 방문, 호스피스에 대한 강연으로 큰 호응을 받았고 1968년에 예일 뉴헤븐(Yale New Haven)에서 호스피스 가정간호가 시작되었다. 또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인간의 죽음?이라는 책을 통해서 죽음의 개념과 말기환자의 돌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1971년 코넥티커트(Connecticut)호스피스에서도 가정간호가 시작되었다. 1975년에는 호스피스 프로그램이 뉴욕의 성 누가 루스벨트 병원에서 시작되어 미국의 유일한 호스피스 모델이 되었다.

미국 호스피스 협회(NHO : National Hospice Organization)의 통계에 의하면 1975년 미국에 210개의 호스피스 프로그램이 있었으며, 1986년에 1400개, 1991년에 1700개, 1993년에 1800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있으며 현재는 2200여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 1963년 강원도 강릉에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들에 의해 갈바리 의원을 세워 임종자를 위한 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하였고, 1981년에는 14개의 병상을 마련 본격적인 임종자 케어 활동을 하였으나 현재는 가정방문 호스피스케어만을 하고 있다. 1981년 가톨릭 의대와 간호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호스피스 활동이 시작되어 1987년 여의도와 강남의 성모병원에 호스피스과가 개설되어 1988년에는 강남에 10병상의 호스피스 병동이 신설되었다. 1988년 세브란스 암센터, 1989년 춘천의 성 골롬반 호스피스, 1990년 부천 성가복지병원과 광주 성 요한병원, 1992년에 이화여대 간호대학에서도 가정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1년 한국호스피스 협회, 1992년 가톨릭 호스피스협회 1998년 한국 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가 창설되어 활동하고 있고, 1994년 독립형 기관인 샘물호스피스와 인천 호스피스가 개설되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호스피스 기관은 약 70여 개소에 이르고 있다.

 

③ 호스피스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

ⓐ 암으로 진단 받아 여명기간이 6개월 이내로 진단 받은 환자로서 질환의 말기 상태에 있거나 치료 불가능한 질병을 가진 환자로써 주치 의사나 호스피스 돌봄을 추천한 환자이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 다양한 치료방법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의료적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태로서 의사의 동의가 있거나 의뢰된 환자이다.

ⓒ 환자나 가족이 진단을 이해하고 비 치료적인 간호를 받기로 결정한 환자이다.

ⓓ 가족이나 친지가 없어 호스피스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이다.

ⓔ 치료적 처치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 등이다.

ⓕ 통증 완화나 증상관리를 주목적으로 하는 환자로서 환자의 상태는 의식이 또렷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자신이 호스피스 돌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환자이다.

ⓖ 돌봄의 대상자는 환자는 물론 그 가족까지 포함한다.

 

4. 호스피스의 유형

 

① 독립형 호스피스(Free Standing Hospice)

이 유형은 호스피스만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형태를 의미하며, 이 경우 누구든지 환자 의뢰를 할 수 있으며, 자원봉사자 교육을 어느 기관에서 받았는지에 관계없이 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고 환자의 기존 주치의가 호스피스 가입 후에도 그대로 주치의로 연결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 용인 샘물호스피스, 강릉 갈바리의원-대부분 후원금에 의한 무료 운영

 

② 병원내의 산재형 호스피스(The Inpatient Scattered-Bed Consultative)

1975년 미국에서 시작한 제2의 호스피스 프로그램으로 성누가 루스벨트 (St. Luke's Roosevelt) 병원에서 처음 시도되었다. 즉, 병원 내에 호스피스팀이 구성되어 간호를 수행하는 유형으로 주로 내과나 암병동에 호스피스환자들이 병실내의 다른 환자들과 함께 입원하여 호스피스 간호를 받는다. 호스피스 환자의 경우 일정기간 입원하여 퇴원하는 다른 환자들과 다르고 일반 환자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점 등의 어려움이 있다.

⇒여의도 성모병원, 영동세브란스 병원, 부산 가톨릭병원, 목포 골롬반병원 등

 

③ 병원내의 병동형 호스피스 (Hospice unit within a Hospital)

병원 내 확보된 병동에서 호스피스 활동을 하는 유형으로 의료시스템이나 의료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타직원이나 사람들이 죽음의 장소로 볼 수도 있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 강남 성모병원, 부천 성가병원, 광주 성요한병원, 원주 가톨릭병원 등

 

④ 가정호스피스(Hospice Home care)

호스피스 요원이 환자의 가정을 방문하여 돌보는 형태로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보편적인 유형이다. 소요 경비가 적게 들고 환자로서는 자신의 집이라는 편안한 환경에 있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가족의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증상조절이 어려운 경우나, 임종을 위해 또는 가족의 휴식을 위해 일시적인 입원을 허용하고 하루 24시간 언제라도 아무 때나 호스피스 요원과 연락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보완이 가능하다.

⇒ 신촌 세브란스병원, 이화대학부속병원, 춘천 성골롬반의원, 광주 성요한병원 등

 

⑤ 시설호스피스(Nursing Home for Hospice)

병원에 입원하기도 어렵고 가정에 있을 수도 없는 환자를 위해 가정과 같은 분위기에서 호스피스 간호를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시설의 형태로써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며 돌보게 되고 의사는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처방을 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환자가 시설호스피스에 입원되어 있어도 가정호스피스 관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보험금이 지급된다.

 

⑥ 혼합형(Mixing for Hospice)

이상의 여러 유형 중 2가지 이상의 유형으로 혼합 운영되는 경우를 말하며, 병원 내에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면서 가정호스피스 사업을 병행하거나 산재형 호스피스를 병원 내에서 운영하면서 가정호스피스 프로그램도 시행하는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5. 호스피스 케어의 윤리원칙

 

호스피스 케어에 있어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인 문제 상황에서 의사 결정시 기본가치나 근거로 흔히 적용하는 기본적인 도덕원리는 다음과 같다.

① 자율성(autonomy)

자율성이란 스스로 선택한 계획을 행동과정에서 결정하는 행동자유의 한 형태로서 개인의 독립성, 자립성, 결정에서의 자주성 등을 의미한다. 자율성에는 첫째, 자신이 원하는 행동은 어떤 상황에도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자율이며, 스스로 선택한 행동은 방해나 장애가 없는 독자적이어야 한다. 둘째, 자신이 선택해서 행한 행동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두 가지 특징을 들 수 있다.

② 정직(veracity)

정직은 진실을 말해야 하는 의무이며 정직의 원리가 내재되어야 한다. 이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선을 위하여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의무이며 언어로 의사소통을 할 때 진실해야 하며 거짓이나 속임수를 써서는 안 된다.

③ 악행금지(nonmaleficence)

악행금지의 기능은 고의적으로 해를 입히는 것을 피하거나 해가 될 위험을 피하는 것이다. 해가 될 위험성과 고의적인 유해성과의 차이는 분명하지 않지만 의도적인 가해(加害)와 상해의 위기가 가해지는 것을 구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단, 상해의 위험이 있는 경우 법과 윤리에 의한 의무적 보호의 기준이 정해진다.

④ 선행(beneficence)

선행은 타인을 돕기 위한 적극적, 긍정적 단계가 요구되므로 무해성보다는 이타적이고 포용적이다. 선행은 선을 행하는 하나의 의무이며 긍정적인 윤리로 친절과 구별이 된다. 만약 임종환자가 계속 치료받기를 보류할 때 그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선행인지,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해성의 의무에 반대되는 행위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선행의 원칙은 선을 행할 것을 원하거나 실제로 그러한 행위를 하도록 요구한다는 것으로서, 선행을 행함은 칭찬 받을 만하며 유익한 행위이지만 도덕적 의무의 요구를 넘어서는 안 된다.

⑤ 비밀유지(confidentiality)

환자의 인격을 존중하며 사생활 보호 및 비밀유지의 의무는 오랫동안 간호윤리와 의학윤리의 한 부분이나 이 원칙도 자주 갈등의 상황을 야기 시킨다.

⑥ 정의(justice)

정의의 원칙은 분배적 원칙으로 인간의 권리가 그 발달 정도에 따라 각기 달리 분배 될 수 있는 것으로써 자신이 해야 할 의무이며 실천인 것이다. 이는 합법적 의무와 권리라고 할 수 있다.

⑦ 성실(fidelity)

성실은 자율성의 원리와 독자성에서 기인되는 도덕률이며, 규율보다 강하다고 규정한다. 특히 계약적 관계에서는 더욱 기본적인 윤리원칙이며, 약속 이행과 동일하게 사용한다.

⑧ 사전동의(informed consent)

환자로부터 치료에 대한 동의를 받기 위해서는 시행될 치료와 처치에 대한 모든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 주어 자발적으로 동의하고 협조하도록 하는 법적이고 윤리적인 요구 조건을 말한다. 관련된 정보 제공은 전문직에서 시행되는 모든 내용이며, 보통 사람이 알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이며, 환자가 알고 싶어 하는 모든 내용이다. 선택권은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도록 외부의 강요나 간섭이 배제되어야 하며 결정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⑨ 선의의 간섭주의(parentalism)

보호한다는 선의와 선행의 기본원칙아래 보호를 받고 있는 Client의 요구와 희망을 고려하지 않고, 보호자의 주관만으로 판단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며 선택함을 말한다. 클라이언트를 위하는 행동이 지나친 간섭행위로 되어 사람의 자율성을 무시할 수도 있지만 어린이의 경우나 판단을 불가능한 경우에는 선의의 간섭이 대상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긍정적인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6. 호스피스의 기본원리

 

스토다아드(Stodydarl, 1978)는 6가지 측면에서 호스피스 케어의 기본원리에 대하여 제시하고 있다.

① 호스피스 케어란 타인을 헌신적으로 돌보기 위한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집단으로 임종환자와 그 가족들의 신체적 ․ 정서적 ․ 사회적 ․ 영적인 안녕과 복지를 증진시킨다.

② 호스피스 케어는 의학적 치료 및 중재는 보건 관계 전문가가 반드시 관여해야 하며 충분한 전문지식, 통증완화, 증상치료, 24시간 연속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여러 분야의 팀을 구성한 그룹 접근이 필요하다. 즉, 의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물리치료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언어치료사, 약사, 심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등 한 단위가 되어 케어를 계획하고 협력을 도모한다.

③ 호스피스 케어는 임종환자와 그 가족에게도 동료의식과 사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정신적 돌봄은 환자의 임종 및 사별과정 동안에 가족구성원 및 친지들의 슬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지 제공과 가족과 같은 유대관계를 갖는다.

④ 호스피스 케어는 인종, 국적, 종교, 경제적 지위나 지불능력 등과 관계없는 봉사정신을 가지고 돌보아 준다.

⑤ 호스피스 케어는 특정 병원이나 양로원의 시책에 따라 운영되어서는 안 되며, 호스피스 케어링 자체의 독립적 시책에 의해서 맡은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⑥ 호스피스 케어는 대상자의 품위를 유지하도록 하며 하나의 가정과 같은 역을 해야 하며 원래 프로그램의 시작은 병원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시작되었지만 가정에서 거주하는 환자에게로 즉, 지역사회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7. 호스피스 케어와 전통적 치료와의 차이

 

① 임종환자를 위한 전통적 치료에서는 죽음을 부정하고 치료에 적극적이고 생명을 연장시키려고 모든 시스템을 동원하고 유지한다. 호스피스 케어는 삶을 단축하거나 연장의 의미가 아닌 삶을 순환과정의 한 부분으로서 죽음을 생각하며 환자와 가족이 남은 삶을 충만히 살 수 있도록 돕고 치료와 통증, 증상의 관리를 중심으로 환자와 가족이 참여하도록 격려한다.

② 전통적 치료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생각함으로써 환자가 우울과 실의에 빠질 수도 있지만, 호스피스 케어는 환자가 무엇인가 더 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통증완화나 증상관리 등에 대해 성장의 시기로 간주하여 죽음과 사별을 준비하는 동안 환자와 가족이 효과적인 삶을 살도록 돕는다.

③ 전통적 치료에서는 정맥주사나 위장관 등을 이용하고 임상검사와 진단이 반복되고 치료와 생명지지를 위한 시스템을 지속하며 심리적 의존이나 중독에 대한 두려움으로 환자와 가족 정서적 지지가 무시되지만, 호스피스 케어는 환자를 개별적으로 돌보며 증상관리를 위한 치료만 제공한다. 또한 최대의 관심은 통증조절이며 가족이 환자를 간호하도록 가르치며 신체적 ․ 사회적 ․ 정서적 ․ 영적인 요구를 동일시하여 반응하도록 가르친다.

④ 전통적인 치료에서는 환자가 케어의 대상이고 사별이후 가족과의 모든 접촉이 끝나지만, 호스피스 케어는 환자와 가족이 모두 케어의 대상이 되며 사별 이후의 계속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을 지지하고 슬픔을 감당하도록 돕는다. 사별에 대한 개별적인 케어를 제공하거나 죽음의 형태별로 케어의 범위를 결정한다.

⑤ 전통적 치료에서는 임종에 직면한 환자라도 중환자실에서 특수 관리를 받으며 가족과의 접촉을 제한하거나 가정에서 부적절한 돌봄이 이루어지지만, 호스피스 케어는 환자가 원하는 가정에서 임종하도록 하며 가정 케어팀에 의해 가정 케어 지지가 이루어지도록 1일 24시간, 주 7회 의료요원의 지속적인 가정케어가 제공된다.

⑥ 전통적인 치료에서는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나 직원의 이동이 있지만, 호스피스 케어는 환자가 집ㆍ양로원ㆍ병원에 있는 동안 환자에 대한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케어 제공과 의료ㆍ가족문제ㆍ가족 등을 참여시킴으로써 팀을 이루어 관리한다.

⑦ 전통적 치료에서는 임종환자들에게 주의를 잘 기울이지 못하여 환자들이 소외되거나, 정해진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져 비인격화 되는 경우, 가족은 케어에 간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호스피스 케어는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중요시 되며 가족들도 환자케어에 참여하여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한 지지와 안녕과 자아존엄의 느낌을 갖도록 격려하며 의사소통과 지지를 강조한다.

 

8. 호스피스 케어 프로그램의 원칙과 표준

 

미국호스피스협회(NHO)에서 마련한 호스피스의 표준과 원칙, 미국병원합동평가위원회(JCAH,1986)에서 제정한 원칙과 표준 등이 있다. 다음은 JCAH에서 제정된 원칙과 표준이다.

ㆍ환자와 가족은 호스피스 케어의 한 단위이다.

ㆍ호스피스 케어는 전문직 팀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ㆍ호스피스 케어는 지속적인 케어제공을 한다.

ㆍ호스피스 케어는 가정케어를 제공한다.

ㆍ호스피스 케어는 입원환자 케어도 제공한다.

ㆍ호스피스 케어는 의무기록을 문서화하고 보관한다.

ㆍ호스피스 케어는 통제기관이 있어야 한다.

ㆍ호스피스 케어는 관리 및 행정적인 업무가 유지되어야 한다.

ㆍ호스피스 케어는 자원이용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ㆍ호스피스 케어에 대한 질적인 보장 제도가 확립되어야 한다.

 

9. 호스피스 팀

 

1) 호스피스 케어 팀의 정의

호스피스 케어활동은 다른 건강 전달체계와는 달리 호스피스 팀을 통해 클라이언트를 돌보는 것이 특징이며 전인을 목표로 전문직과 비전문직요원이 협동하여 임종환자를 돌보는 것이다.

전문직 그룹은 포괄적인 건강관리활동으로 학제적팀(interdisciplinary team)의 개념과 전문직팀(interprofessional team)의 의미로 발전되었다. 의미는 각 개인이 모여 호스피스 팀을 구성하지만, 팀은 개인의 통합을 초월하여 클라이언트에게 지속적인 케어의 분담과 통합의 조정자 역할을 한다. 팀 구성원은 임종환자와 그 가족과 함께 돌봄의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호스피스 철학의 적용과 헌신이 요구된다. 팀의 기능은 환자를 포괄적으로 돌보는데 있고 팀 구성은 호스피스의 철학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확고한 목표와 과업을 위해 함께 활동한다. 전문직팀은 소그룹으로 구성되어 각자 다른 전문직 교육을 통한 고유한 기술을 소유하고 공동문제에 대한 일의 한계를 조직화하며, 각 구성원의 고유한 전문지식과 다른 구성원의 공헌에 대한 수용능력과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팀 기능에 영향을 주는 요소

① 조직 환경

호스피스 조직은 어떻게 팀을 구성하고 관리하며 인식하는가에 따라 큰 영향을 주며 조직의 목적, 환경적․사회적 요인은 팀 구성원의 소명의식과 목적을 달성하는데 영향을 준다.

② 팀 구성원

팀의 전문적인 준비, 직위, 역할기대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지식의 준비, 기능, 기술 등에 따라 역할중복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그 안에서 갈등과 이해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

③ 환자와 가족

가족이나 환자는 의사결정과 조정에 있어서 한 부분이 되어야 하며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고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3) 호스피스팀 구성원의 역할과 자격

호스피스 팀은 조정자가 팀 구성원을 조정하며 팀 구성원이 역할을 수행하도록 중재 역활과 통합되도록 한다. 전문팀의 구성 요원은 조정자, 간호사, 가정간호사, 의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약사, 자원 봉사자, 의료기사, 심리학자, 치료사(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음악치료사) 등이 있고, 비전문팀은 환자, 가족, 자원봉사자가 구성되어 환자의 전인적 접근이 가능하다(<그림 1>, <그림 2>. 호스피스 케어팀은 호스피스 교육을 통하여 활동을 해야 한다.

 

  림 1 구성이 잘된 호스피스 케어팀 그림 2 구성이 잘못된 호스피스 케어팀

(호스피스와 죽음, 노유자 외, 1997, 재구성)

 

(1) 전문직팀

① 호스피스 조정자

호스피스 케어조정자는 다양한 케어활동의 전반적인 운영을 조정, 관리한다. 지역사회에서 호스피스를 대표하며 다른 건강전달 체계와 관계를 맺는 일을 담당하며 호스피스 케어활동을 위한 계획ㆍ평가ㆍ실행ㆍ조정한다. 또한 팀 회의를 주관하고 상담이나 호스피스 팀의 교육과 자원봉사자의 훈련 및 활동을 감독하고 조정하며 호스피스 케어도 직접 제공하여 호스피스 철학을 통합하는데 책임을 진다.

미국의 경우 호스피스 행정가의 50%가 간호사이며 다른 전문직요원으로 조정자나 책임자의 경우 별도로 훈련된 행정가로서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의사, 성직자 등이 역할을 담당한다. 자격은 간호사로서 대학원 교육을 받은 자, 슬픔에 대한 경험이나 증상과 통증조절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받은 자가 바람직하며, 암 병동 간호경력 2년, 또는 전문교육을 받은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5년 경력의 경우도 바람직하다.

② 의사

호스피스 케어 의료 책임자로서 치료적인 면보다 지지적이고 완화계획과 증상관리에 숙련가여야 한다. 호스피스 팀 회의에 참여하여 환자를 위한 적절한 제안 및 도움을 주고 호스피스 케어교육을 돕는다. 의대졸업 후 직접 건강관리체계에서 적어도 4년간의 임상경험이 있어야 한다.

③ 간호사

환자와 가족에게 기본적인 신체간호를 제공하고 통증과 증상완화를 위한 호스피스 개념과 정신을 기초로 하여 필요한 간호를 제공하고 평가하며 환자와 가족의 정서적 지지를 해준다. 가족에게 환자의 임종을 준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임종 후에 나타나는 위험요인을 사정하며 서비스 제공 방법을 협의하거나 예방하도록 한다. 간호조무사와 자원봉사자의 업무를 조정하고 감독하며 환자와 가족, 다른 팀 구성원 사이에서 중개역할을 담당한다. 면허 간호사로서 3년 이상의 임상경력과 말기환자를 간호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④ 성직자 , 사목자

환자와 가족의 영적 간호 조정자의 역할을 담당하며 요구를 충족시키고 보조하며 신앙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도움과 상담을 통하여 그들이 원하는 적절한 장례예식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한다. 신학, 종교학, 종교교육을 받은 자로서강관리 내에서 최소한 한 분기 동안 임상목회교육(CPE ; Clinical Pastoral Education)을 받아야 하며 유가족 돌보는 일을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⑤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임종환자와 가족을 위해 사회단체와의 연결을 도와주며, 환자와 가족을 돕기 위한 재정적 ․ 법적 보험관계 등 문제의 해결과 상담자 역할을 한다. 환자와 가족과 함께 케어계획 수립을 보조하며 환자와 임종 후 유가족을 사별기간 동안 추후 지지를 해준다. 사별가족을 돌보는 프로그램에서 지도자적 역할을 하며 필요시 재가 환자를 시설로 의뢰 또는 다른 팀으로 의뢰하는 등 다른 팀과 협조를 한다. 케어복지, 사회복지 석사학위 소지자로서 지역사회자원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건강관리에서 복지업무와 실무지식이 풍부한 자가 바람직하며 대학원 과정 후 실무경력 3년 이상인 자가 바람직하다.

(2) 비전문직팀

① 자원봉사자 조정자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조정자는 자원봉사자를 선발, 교육, 업무배정, 감독하는 업무를 한다.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활동이나 유가족에 관련된 일을 도와주는 호스피스 자원봉사자에게 일을 배당시키며 어려운 점을 호스피스 요원과 함께 평가하고 자원봉사자의 능력과 기술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자원봉사자의 업무배당과 호스피스 케어에 대한 지역사회의 활동을 계획하고 교육시킨다. 주1회 호스피스 회의에 참석하고, 월1회 자원봉사자 회의를 주관하며 호스피스 사무실의 업무 접수와 전화문의를 받고 호스피스 요원에게 소식을 전한다. 자격은 요양보호학, 사회복지학이나 간호학, 심리학, 행동학 등의 학사 학위자가 바람직하며 사회 심리적인 분야의 경력이 있거나 대화법이나 관리 면에서 감독하는 위치에서 집단 조정자로서의 경력이 있는 자, 지역사회를 위하여 봉사 경험이 있는 자가 바람직하다.

② 자원봉사자

환자를 직접 방문하여 환자와 가족을 지지하고 안심시켜 영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가족들이 환자와 좋은 이별을 하도록 돕는다. 환자를 격려하고 정서적 지지와 사회적 활동을 돕고 주선한다. 외래방문이나 외출시 동반하고 교통수단을 해결해 주기도 하며 환자와 관련된 일을 호스피스 사무실과 연락 및 보고하며 환자주변을 정리정돈하고 사무 처리도 돕는다. 환자 임종 후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하고 필요시 사별간호를 돕는다. 월 모임이나 계속교육(continuing education)에 참여하여 재충전하고 봉사자들과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매월 활동보고서를 제출한다.

자격은 호스피스 자원봉사자교육을 이수하고 정서적으로 건강하고 성숙된 자, 1년 내에 의미 있는 상실의 경험이 없는 자, 팀 구성원으로서 업무 수행과 의사소통에 능력이 있는 자, 적극적인 청취기술과 다른 이의 가치를 수용할 수 있는 자가 바람직하다.

③ 기타요원

ⓐ 간호조무사

전문직 요원이나 간호사를 보조하며 그들의 전형적인 업무는 침상 목욕, 운동, 구강 간호, 식사 보조 등으로 긴 시간 동안 환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업무를 수행하게 되므로 간호에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

ⓑ 치료사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작업치료사, 음악, 예술치료사는 환자의 신체적인 면, 의사소통, 정서적인 면을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며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고, 환자가 자신의 남은 삶을 가능한 한 충만히 살도록 돕는다.

ⓒ 영양사

환자의 영양에 대한 요구를 보조하며 질병의 단계나 정도에 의존하여 음식을 제안할 수 있고 환자가 식욕 감퇴의 상태에 있을 때 언제든지 환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음식을 제안할 수 있다.

ⓓ 약사

호스피스 환자를 위해서 예외적인 투약 즉 고용량의 몰핀을 사용할 수 있다. 약사는 호스피스 팀과 연합하여 교육을 받으며 특히 최신 방법의 통증 조절과 그들의 역할을 잘 적용하여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 환자와 환자 가족

이들은 신체적, 정서적, 영적 요구에서 다른 누구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10. 의료적 문제

 

한국의 호스피스는 1960연대 시작되어 오랜 세월동안 성장하여 왔으나 아직 그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한 단계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지 못했다. 호스피스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시기가 6.25전쟁 직후의 재건기여서 전 국가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고, 따라서 말기환자의 삶의 질에 관심을 갖기 어려웠으리라는 것은 추정하기 어렵지 않다. 또한 호스피스 도입 시부터 종교인들과 간호사들은 관심을 가졌으나 의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아 호스피스의 발전의 폭이 좁았고 아직도 시설 호스피스나 가정 호스피스에서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로 남아있다. 또한 동남아 각국의 예를 보면 호스피스 운동이 시작된 것이 1980연대 중반이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작 초기부터 제도와 법령을 먼저 제정하여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에서도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호스피스가 상당한 수준에 와 있고 많이 발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제도적 받침이 없어 더 이상의 발전이 어려운 실정이다. 마약 사용자의 경우에도 마약 정책이나 사회적인 통념이 마약 중독자의 발생을 막기 위하여 마약을 규제하는 쪽으로 치우쳐 있어 필요한 마약의 종류가 부족한 실정이다. 더구나 의료인들이나 일반 환자들과 가족들이 마약중독의 두려움 때문에 암환자의 통증조절을 위한 마약 사용도 꺼리고 있으며 심지어는 어느 병원에는 병원 내규로 1일 사용 가능한 모르핀 용량의 상한선을 정해 놓는 등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가 있어 암환자들의 통증 조절을 방해하고 있고 이의 해결을 위한 국가, 사회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호스피스의 제도화는 단순히 법령을 만드는 것만으로 원만히 이루어 질 수 없으며 이를 무리없이 가동할 수 있는 준비가 선결되어야 한다.

그 준비로

첫째, 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그를 위해서 의학교육에 호스피스. 완화의학의 과정이 포함되어야 하고 그를 위한 교육과정이 타 직종의 교육과정과 함께 개발되었다. 또 점차로 완화의학 전문가 과정이 의학의 한분야로 자리 잡아야 하며, 개원의사들의 시설 호스피스나 가정 호스피스에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호스피스에 대한 보험기준이 마련되어 호스피스에 대한 보험기준이 마련되어 호스피스의 운영이 어느 정도 경제적 뒷받침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보험 재정의 손실을 가져올 것 같지만 간혹 병의 가장 말기에도 환자에게 도움이 안 되는 검사나 치료가 시행되고 있는 현실과 아울러 말기 환자들이 제도권 밖의 의료행위로 부담하는 비용까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전체적으로는 의료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셋째, 마약 사용에 있어서도 국가 주도하에 필요한 마약제제의 생산, 수입을 독려하고 마약중독을 예방하는 캠페인에 ‘말기환자의 통증조절을 위한 마약성 진통제가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한 마디라도 포함 시켜 국민들의 마약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 인식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 의료인들의 교육에 의한 의료계의 태도 변화와 함께 마약성 진통제의 적절한 사용을 유도하여 말기환자들의 삶의 질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호스피스 완화의학에 관련된 법은 이러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호스피스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법이어야 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합심해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