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마음을
많이 아는 얘기인데 내용을 조금 바꾸었다. 어느 부모에게 쌍둥이 아들이 있었다. 한 아들은 소금 장수고 다른 아들은 우산 장수였다. 그런데 둘 사이가 아주 좋지 않았다. 비가 오면 우산 장수 아들은 다른 아들이 소금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좋아했다. 반대로 햇볕이 나면 소금 장수 아들은 다른 아들의 장사가 안 되는 걸 보고 고소해했다. 부모는 비가 와도, 햇볕이 나도 늘 마음이 아팠다. 두 아들의 장사는 둘째였다. 둘 사이가 험악한 것이 부모 마음을 아프게 했다.
여기까지는 얘기를 조금만 바꾸었다. 이제 조금 심하게 바꾸어보겠다. 쌍둥이 아들 중 소금 장수 아들이 부모에게 못되게 굴기 시작했다. 돈을 잘 벌더니 안하무인, 말도 안 듣고 제멋대로다. 부모 마음에 소금 장수 아들에 대해 미움이 쌓여갔다. 그러던 중 어느 해에 엄청나게 비가 내렸다. 소금 장수 아들의 염전이 망할 정도였다. 부모 마음에 기쁨이 가득했다. 우산 장수 아들의 장사가 잘 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드디어 소금 장수 아들의 사업이 망했다. 우산 장수 아들 집에선 잔치가 벌어졌고 부모도 크게 기뻐하며 잔치에 참석했다.
인륜과 도의가 땅에 떨어진 상황을 보고 '말세여, 말세' 하는데 부모가 자식에 대해 마음을 닫는 것이 그 대표적인 현상이다. 구약성경의 마지막 책이 말라기인데 그 마지막 구절이 이렇다. "그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구약 시대 마지막 예언자의 음성이 끊어지고 신약 시대에 구세주가 오시기 전까지 영적 암흑기가 있었다. 그 시기의 단면을 부모가 자식에 대하여 마음을 닫고 있다고 묘사하고 있다.
신약성경을 열면 예수의 생애를 기록한 네 개의 복음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누가복음이다. 네 복음서는 어느 것이나 신약의 첫번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누가복음 1장은 구약의 마지막 구절을 이렇게 받아쓴다. "그가 와서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 … 돌아오게 하고." 부모가 자식에 대하여 마음을 거두는 현상은 세상이 진짜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세상을 치유하려고 구세주가 오신다. 구세주의 길을 준비하는 사람 세례요한이 할 일은 부모의 마음을 다시 자식에게 열게 하는 것이다.
대선이 끝났다. 크게 보면 진보와 보수, 여야가 싸웠다. 보수가 이겼다. 이긴 쪽을 편들면서 뛸 듯 기뻐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 가운데는 진 쪽을 생각하며 고소해하는 사람도 많다. 반대로 진 쪽 때문에 눈물 흘리며 마음이 아픈 사람도 적지 않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이런 심정은 부모의 마음은 아니다.
민주주의 정치에서 국민을 부모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여당과 야당은 민주주의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다. 민주주의 정치가 시작되면서 동시에 탄생한 것이 여당과 야당이니 쌍둥이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죽으면 안된다. 위의 얘기에서 소금 장수 아들이 망하자 부모가 기뻐했다는 구성은 비현실이다. 자식이 제아무리 못되게 굴어도 자식은 자식이요 부모는 부모다. 국민이 부모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가 큰일이다.
대선 후 어느 교계 모임에서다. 목회자들이 대선 얘기를 하는데 여당의 참패를 고소해하는 분위기였다. 마음이 아팠다. 교회는 세상의 어머니다. 교회가 부모 마음을 잃어버리면 되겠는가.
지형은(성락성결교회 목사) / 2008년 1월 5일자 국민일보 '지혜의 아침' 칼럼
여기까지는 얘기를 조금만 바꾸었다. 이제 조금 심하게 바꾸어보겠다. 쌍둥이 아들 중 소금 장수 아들이 부모에게 못되게 굴기 시작했다. 돈을 잘 벌더니 안하무인, 말도 안 듣고 제멋대로다. 부모 마음에 소금 장수 아들에 대해 미움이 쌓여갔다. 그러던 중 어느 해에 엄청나게 비가 내렸다. 소금 장수 아들의 염전이 망할 정도였다. 부모 마음에 기쁨이 가득했다. 우산 장수 아들의 장사가 잘 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드디어 소금 장수 아들의 사업이 망했다. 우산 장수 아들 집에선 잔치가 벌어졌고 부모도 크게 기뻐하며 잔치에 참석했다.
인륜과 도의가 땅에 떨어진 상황을 보고 '말세여, 말세' 하는데 부모가 자식에 대해 마음을 닫는 것이 그 대표적인 현상이다. 구약성경의 마지막 책이 말라기인데 그 마지막 구절이 이렇다. "그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구약 시대 마지막 예언자의 음성이 끊어지고 신약 시대에 구세주가 오시기 전까지 영적 암흑기가 있었다. 그 시기의 단면을 부모가 자식에 대하여 마음을 닫고 있다고 묘사하고 있다.
신약성경을 열면 예수의 생애를 기록한 네 개의 복음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누가복음이다. 네 복음서는 어느 것이나 신약의 첫번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누가복음 1장은 구약의 마지막 구절을 이렇게 받아쓴다. "그가 와서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 … 돌아오게 하고." 부모가 자식에 대하여 마음을 거두는 현상은 세상이 진짜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세상을 치유하려고 구세주가 오신다. 구세주의 길을 준비하는 사람 세례요한이 할 일은 부모의 마음을 다시 자식에게 열게 하는 것이다.
대선이 끝났다. 크게 보면 진보와 보수, 여야가 싸웠다. 보수가 이겼다. 이긴 쪽을 편들면서 뛸 듯 기뻐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 가운데는 진 쪽을 생각하며 고소해하는 사람도 많다. 반대로 진 쪽 때문에 눈물 흘리며 마음이 아픈 사람도 적지 않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이런 심정은 부모의 마음은 아니다.
민주주의 정치에서 국민을 부모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여당과 야당은 민주주의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다. 민주주의 정치가 시작되면서 동시에 탄생한 것이 여당과 야당이니 쌍둥이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죽으면 안된다. 위의 얘기에서 소금 장수 아들이 망하자 부모가 기뻐했다는 구성은 비현실이다. 자식이 제아무리 못되게 굴어도 자식은 자식이요 부모는 부모다. 국민이 부모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가 큰일이다.
대선 후 어느 교계 모임에서다. 목회자들이 대선 얘기를 하는데 여당의 참패를 고소해하는 분위기였다. 마음이 아팠다. 교회는 세상의 어머니다. 교회가 부모 마음을 잃어버리면 되겠는가.
지형은(성락성결교회 목사) / 2008년 1월 5일자 국민일보 '지혜의 아침' 칼럼
'........글 > 믿음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처 (0) | 2011.06.23 |
---|---|
우루과이의 한 작은 성당 벽에 써 있는 주기도문 (0) | 2011.05.31 |
말투는 내용을 담는 그릇이다 (0) | 2011.05.27 |
가장 아름다운 인생의 교향곡 (0) | 2011.05.27 |
■ 올바른 대화의 자세! (0) | 2010.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