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영광위한 모든 일이 주의 일
일상을 주께 하듯 진력하면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
▲ 방선기 목사 |
흔히 주의 일과 세상 일의 구분은 종교적인 일(A)과 세속적인 일(C)의 비교로 이해해왔다. 그런데 가치와 속성을 구분하는 주의 일, 세상 일과 더불어 삶의 영역을 자연스럽게 구분하는 종교적인 일과 일상적인 일을 함께 생각하면 이원론을 극복할 수 있다(도표 참조).
우선 예배를 생각해보자. 많은 성도들은 ‘주의 일’로 여기고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리지만(A) 모든 예배가 다 거룩한 주의 일인 것만은 아니다. 이사야 시대의 유대인들은 율법이 정하는 대로 제사를 드렸고, 안식일과 성일을 지켰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의 월삭과 절기를 싫어하시고 심지어 피곤하다고 꾸짖으셨다(사 1:14-16). 백성들은 그럴듯한 종교적 예배를 드렸지만 결코 주의 일이 아니었다. 어찌 보면 이방인들이 우상에게 드렸던 예배와 다를 것이 없는 세속화된 종교의식(D)이 되고 만 것이다. 선데이 크리스천의 귀찮고 지겨운 의례적 예배도 D일 것이다.
목회자와 평신도에 대해서도 동일한 원리로 이해할 수 있다. 흔히 목회자(A)는 평신도(C)와 구분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목회자도 삯군에 해당하는 사람은 D로 전락할 수 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일상의 영역에 있는 일을 주님께 하듯이 하는 사람들(B)은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벧전 2:9)이 틀림없다.
종교개혁을 촉발시키는 원인이 되었던 중세교회의 면죄부를 생각해보자. 면죄부를 사는 것이 당시에는 종교적 행위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본다면 면죄부는 주의 일이 될 수 없었다. 이렇게 본다면 종교개혁은 세상의 일로 변질된 종교적인 일을 다시금 주의 일로 회복시키는 운동이었다. 종교는 시간이 가면 세속화될 수밖에 없기에 종교(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
그러면 성도들이 직장에서 일하는 것은 어떤가? 많은 성도들이 직장에서 하는 일은 주의 일이 아닌 세상 일로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일이 가지고 있는 영적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 하는 일은 그저 호구지책이 되어버린 것이다(C). 일해서 번 돈으로 헌금을 할 때 비로소 주의 일이라고 느끼며, 직장에서 전도를 하면 그것을 주의 일로 생각하곤 한다. 종교적인 영역에서 헌금을 하고 전도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A). 그러나 직장의 일 자체가 하나님이 우리들에게 맡겨주신 일상 영역의 일이라고 믿는다면 그 일 역시 주의 일이어야 한다(B).
사도 바울은 당시의 노예들을 향한 매우 파격적인 권면을 통해 세상의 직업이 가지는 가치를 강조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 3:23). 그 당시 노예들이 하던 일들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노동이었고 가치 없어 보이는 일이었다. 그 당시 종교 지도자들의 눈에는 결코 주님의 일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그 일을 ‘주께 하듯’하라고 권면했다. 그들에게 맡겨진 잡다하고 고된 일들을 어쩔 수 없이 하거나 눈치 보며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하듯이 하면 그것이 바로 주의 일(B)이다.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직업은 더 이상 ‘세상 일’이 아니라 이미 ‘주의 일’이 된다. 직장의 일을 주께 하듯 한다고 해서 그 일이 종교적인 영역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상적인 영역에 있지만 그 일은 주의 일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다. 따라서 성경이 가르치는 “주의 일”은 복음을 전하는 일을 포함하지만 그것으로만 제한되지는 않는다. 크리스천들이 일상에서 하는 모든 일에도 적용이 된다. 그렇다고 크리스천이 하는 모든 일이 “주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는 모든 일(고전 10:31)이 바로 주의 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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