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 돼(데)요.
배에서 쪼로록 소리가 합창처럼 들리는데
어디선가
밥 냄새가 솔솔 풍긴다.
배가 고프다 못해 아픈
흥부가
밥 냄새를 따라 코를 킁킁거리며
찾아 나선다.
마침
형수가
허리를 숙여 밥을 퍼 담고 있다.
밥은 온데간데없고
형수의 엉덩이만 보름달처럼
눈에 들어온다.
흥부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인기척이 나는데도 반응이 없자
흥부가
고개를 돌려 형수를 쳐다본다.
이번에는
형수의 잘록한 허리가
S자로 보인다.
여전히
반응이 없자
흥부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마른기침을 하고 나서
나지막하게
한마디 한다.
“형수님
저,
흥분돼(데)요”
“형수님
저,
흥분돼(데)요”
달황한 형수,
푸던 밥주걱으로
귀싸데기를 올리고 만다.
흥부가
형수한테
귀싸기를 맞은
진짜 이유는 뭘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로 통하지 않으면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고통이
찾아온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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