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 상/하나님이 그들과 만났을때

아브라함의 전철 밟아 살아갈 때-③ 이삭

미션(cmc) 2009. 1. 18. 19:26

[하나님이 그들과 만났을 대] ③ 이삭
아브라함의 전철 밟아 살아갈 때 블레셋 족속 내세워 독립의 자리로 이끈 하나님

 

아버지 아브라함은 거목 같은 존재여서 그늘 또한 거대하였다.

아들 이삭의 인생은 그 그늘에 가린 인생이었다.

믿음의 조상으로 우뚝 선 아버지 아브라함(롬 4:11),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 인정받은 아브라함이었다(창 22:12).

헷 족속도 아브라함을 두려워하여 “하나님의 방백”이라 불렀다(창 23:6).

그런 위대한 아버지 아브라함에 대하여 아들 이삭은 그러나 세 가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첫째는 배 다른 형 이스마엘을 남쪽 광야로 내어 쫓은 것이었다. 그것도 재산 하나 주지 않고 말이다. 둘째는 아들인 자신을 모리아 산으로 끌고 가 하나님께 제물로 바치겠다며 칼을 아들의 목에 들이 댄 일이었다.

셋째는 이삭이 서른일곱 살이 되었을 때 어머니 사라가 죽자 얼마 지나지 않아 후처 그두라를 얻었고, 연이어 이복 동생들을 얻으시는 모습이었다.

도대체 아버지 아브라함의 신앙정체는 무엇일까?

아버지의 신앙은 옳을까?

청년 이삭에게 이 질문은 쉽지 않았고, 피해갈 수도 없었다.

대답을 찾아 깊이 사색하였고, 묵상하였다(창 24:63).

이런 고민들이 이삭을 깊이 있는 존재로 가꾸어 가는 토양이 된 셈이었다.

# 거대한 그늘, 아브라함

마흔이 되었을 때 이삭에게 아내가 생겼다.

이복 동생을 계속 낳으시던 아버지는 홀로 있는 아들이 보기에 안쓰러웠을까?

어느 날 동생인 나홀의 성으로 늙은 청지기를 보내어 아름다운 처녀를 물색해왔다.

어머니 사라을 닮은 고향 미인 리브가여서 이삭은 그녀를 더욱 사랑했다.

많이 대화하였고, 많이 위로를 받았다(창 24:67).

결혼한 지 20년, 그러나 리브가에게는 아직 자녀가 없었다.

그러나 이삭은 다른 여자를 생각지 않았다.

하나님께만 매달렸다. 일찍이 어머니 사라로부터 들은 이야기도 있었다.

블레셋 왕이 어머니 사라 때문에 하나님의 진노를 얻었을 때 왕가의 태가 모조리 닫혔다고 하였다.

그때 아브라함이 기도하여 태를 열었다는 이야기였다.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이삭도 믿음과 소망에 의지하여 기도하였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었다.

하나님께서 그 기도에 응답하셨고, 20년 만에 쌍둥이 아들을 얻을 수 있었다(창 25:21-27).
가나안 일대에 흉년이 찾아왔다.

이삭은 해변이 있는 땅 블레셋으로 이주했다.

거기서도 아버지 아브라함이 겪은 일을 자신도 겪어야 했다.

아내 리브가의 미모 때문에 왕 아비멜렉에게 후궁으로 끌려간 것이다.

아버지의 때처럼 하나님의 구원은 지체하지 않았다.

놀란 아비멜렉은 이삭 부부에게 영주권을 주었고, 철저한 신변보호까지 맡았다.

또 다시 그런 사건이 생기는 것을 원천봉쇄한 셈이었다.

이삭 배후에 계시는 하나님의 진노를 그는 두려워하였다.

그 사건을 계기로 이삭은 비옥한 땅 그랄에 안주하였고,

농사를 지어 거부의 자리에 이를 수 있었다(창 26:11-13).
아비의 집을 떠나 믿음의 가장이 되고, 천성을 향해 쉼 없이 전진하는 사람, 그 당당한 믿음의 행보를 누구보다 원하신 분은 하나님이셨다.

이삭이 블레셋 지경에 뿌리를 내리고 안주할 때 하나님은 가차없이 그랄 땅 바깥으로 내몰았다.

이른바 우물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 비로소 ‘이삭의 우물’을 파다

아브라함이 판 우물들이 75년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는 메말라 구덩이까지 메워졌다(창 20:1, 21:1-5, 25:7-11, 26:6.

추측해 보건대 아브라함은 이삭이 태어나기 전 그랄 땅에 거주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삭은 75년 후 아브라함을 헤브론 땅에 장사 지내고 나서 남방 브엘라헤로이에 살다가 흉년을 피하여 바닷가 그랄 땅으로 이주한 듯하다).

그 우물들을 이삭이 파기 시작하자 다시 물이 솟았다.

이삭은 물론 블레셋 족속 모두가 사용할 만하였다. 하나님이 주신 복이었다.

그러나 탐욕스런 블레셋 족속들은 우물의 연고권을 주장하며 무력으로 뺐었다.

이삭은 계속 우물을 파야 했고 우물을 파기 위해 옮겨 다니면서 이삭은 그랄 땅을 벗어나고 있었다.

블레셋 국경을 넘어 가나안 땅 브엘세바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우물을 빼앗기지 않아도 되었다. 그

제야 아비멜렉 왕이 이 일을 알게 되고 군대장관을 대동해 브엘세바까지 이삭을 찾아와 정중히 사과하며 평화협정을 제안하였다. 여전히 후환이 두려웠던 것이다.

이삭이 그들을 용서하고 돌려보냈다(창 26:26-31, 막11:25).
그들이 편안히 돌아간 바로 그날, 아버지 아브라함이 파지 않은 우물, 이삭의 우물이 비로소 터져 나왔다(창 26:32).

아버지, 곧 거대한 아브라함의 그늘에서 벗어나 이제 홀로 선 신앙인 ‘이삭’의 모습으로 하나님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