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그들과 만났을 때] ⑤ 야곱 |
쌍둥이 형에게서 장자권 뺏기 위해 인간적 술수 부리다 교활한 삼촌 아래서 혹독한 머슴살이 경험 |
야곱은 억울했다.
에서가 형이라고 하나 엄밀히 따지면 태중에서 함께 있었으며, 생명으로 조성된 시기도 같았다.
단지 이 세상에 나오는 시각이 약간 차이가 났을 뿐이었다.
그 몇 분 아니 몇 초의 차이가 야곱의 인생을 파란만장하게 이끌었다.
장자 에서의 신분은 태어날 때부터 족장의 모든 부와 권세를 물려 받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가부장 사회의 굳건한 전통과 율법이 에서의 장자신분을 보장하였다.
반면 야곱은 에서의 종이 될 운명만 기다릴 뿐이었다.
태어날 때 에서의 발목을 잡고 함께 태중에서 빠져 나온 까닭도 이런 불공평한 세상을 예상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형의 발목을 잡고 출발한 인생
야곱이 요셉과 상봉한 것은 130세, 그러니까 애굽 총리가 된 아들 요셉이 서른아홉일 때였고, 7년 동안의 풍년이 지난 뒤 흉년 2년째를 맞은 해였다.
그러므로 야곱은 91세 때 요셉을 낳은 셈이다.
그 해는 야곱이 14년의 머슴살이를 마쳐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이렇게 보면 야곱은 77세 때 고향집을 떠난 것이 된다(창 30:22-25, 41:46, 53, 54, 45:11, 47:9).
일흔일곱의 나이까지 결혼조차 않은 채 이삭의 장막을 떠나지 않고 하나님께 매어 달린 까닭도 어쩌면 이 운명의 덫을 벗어 나기 위함이었는지 모른다.
고향집을 떠날 때 어머니 리브가가 “지금은 아니지만 훗날 에서가 너를 섬기게 될 것이다”(창 25:23)라고 격려해주었다.
태어난 순서대로 상급을 정하는 인간사회의 기준과 달리 하나님을 얼마나 경외하는가 하는 다른 기준에 따라 상급을 베푸시는 하나님을 믿은 것이다(창 15:1, 22:15-18).
그래서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며 섬기는 자가 섬김을 받게 되는 것이다.
임신할 때 어머니 리브가가 받은 예언의 말씀을 붙들고 야곱은 77세의 늙은이가 될 때까지 리브가의 장막을 떠나지 아니한 채 하나님께만 매달린 것이다.
팔자란 게 있다면 야곱의 팔자는 더욱 사나워져 갔다. 야곱이 제 꾀에 의지한 결과였다(창 17:1).
팥죽 한 그릇을 배고픈 형에게 그냥 주지 않고 장자권과 맞바꿨다.
결정적인 실수는 모자가 공모하여 눈 어두운 이삭을 속인 것이다.
별미에 눈이 멀어 이삭은 실수하였지만 눈 밝은 하나님까지 속일 수는 없었다.
모자의 생이별은 하나님의 판정이었다. 야곱이 만난 외삼촌 라반은 야곱보다 잔꾀에 능한 사람이었다. 라반은 야곱이 좋아하는 라헬과의 혼인 승낙을 미끼로 7년간이나 야곱을 머슴으로 부렸다. 더욱이 첫 날 밤에 신부를 언니 레아와 바꿔치기한 인간이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7일 후 라헬과 다시 신방을 차리고 나서 다시 7년을 더 머슴으로 살았다.
이렇게 14년 동안 야곱은 라반 아래서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자신의 꾀로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야곱은 다시 하나님께 매어 달렸다.
집을 떠나올 때 벧엘 땅에서 그는 꿈을 꾸었다. 하나님이 하늘 문을 여시고 자신을 축복해 주셨다.
하늘로 올라가는 사다리도 보여주셨다(창 28:12-22).
그리고 하나님께 그 곳에 제단을 쌓겠다고 맹세하였다. 그의 인생에서 만날 오아시스는 바로 거기 있었다.
# 14년의 슬픈 세월 너머 오아시스를 찾다
하나님의 지혜로 라반의 꾀는 번번히 자승자박이 되었고 야곱은 거부가 되었다.
라반의 두 딸마저 불공정을 일삼는 친정 아버지 대신 야곱을 따라 야반도주하는 길을 택하였다.
라반으로부터 떠나고 에서도 물러가자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행복은 다시 야곱을 방심하게 만들고 안주하게 하였다.
야곱은 하나님께 맹세한 그대로 가나안 땅에 금의환향했으면 바로 벧엘로 찾아가 하나님께 제단을 쌓은 후 헤브론으로 부모님을 찾아가야 했다.
그러나 야곱은 숙곳과 세겜 성에서 여러 해를 머물렀다. 야곱의 운명을 이스라엘의 운명으로 바꿔주었더니 세상안주를 택한 꼴이었다.
세겜 성에서 하나님을 채찍을 맞은 뒤에야(창 34:25-30) 야곱은 벧엘로 찾아와 하나님의 얼굴을 만났다(창 35:7, 엘벧엘의 하나님).
그리고 남은 생애를 반드시 하나님의 얼굴을 보며 살아갈 것이라고 결심했으며, 이 결심 위에서 야곱의 운명은 이스라엘의 삶으로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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