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신앙' 속에 천국은 없다
아비멜렉
하나님 백성과는 평화공존협정만 맺자. 이것이 최선의 정치외교적 해결방법이다. 이것이야말로 아비멜렉의 기득권을 지키고 백성들의 정신적 동요를 예방하는 최선책이다.
가나안 땅 서남부 해변가에 위치한 그랄 지역은 블레셋 족속의 땅이었다(창 20:1, 26:1, 민 13:27, 28).
이 비옥한 지역을 지배하는 왕의 칭호가 ‘아비멜렉’이었다.
여러 지역의 왕들을 자식으로 둔 대왕이라는 뜻이다.
징기스칸과 같은 뜻이므로 아비멜렉 왕은 정복 왕으로서 당연히 정치는 물론 군사에도 밝아야 했으며 힘센 블레셋 아낙 자손들을(민 13:28, 고대 지중해 섬과 연안에서 이주해 온 북구의 바이킹과 같은 해양 민족들의 자손들) 다스리자면 절대 강자여야 했다.
훗날 다윗에게 쓰러지는 힘만 센 가드 출신 골리앗과는 달리 아비멜렉은 지략에도 뛰어나야만 왕좌를 지킬 수 있었다.
그래서 아비멜렉은 히브리 인 아브라함 부부가 이주해 왔을 때, 그리고 그 후 이삭 부부가 그랄 땅에 왔을 때도 그들의 길을 안내하고 든든한 배경이 되어 준 전능하신 하나님을 발견하는 안목까지 지닌 사람이었다(창 21:22, 26:28).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하나님?
그러나 아비멜렉 왕은 하나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섬기지 않았다. 다만 힘센 하나님으로 부터 피해를 입지 아니하면 그만이었다(창 21:23, 29-31).
두려우신 하나님(창 20:8, 26:3, 10), 그의 방백을 잘 대접하면 더불어 복을 주시지만(창 12:3, 26:4) 잘못 대접하면 왕가의 모든 태를 닫아 멸종시키시는 분(창 20:18), 그러니 자기편으로 만들지는 못해도, 적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아브라함 때나 그 아들 이삭 때나 아비멜렉 왕이 원한 것은 상호불가침평화조약 체결이었다. 그저 좋은 이웃이면 되지 않겠는가! 구태여 하나님을 섬긴다면서 아브라함 부자처럼 이방 세계를 나그네로 떠돌 이유가 없었다.
비옥한 그랄 지역만 있으면 그만이었다.
지중해 바닷 길만 열려 있으면 현재도 넉넉하고 장래도 잘 살 수 있을텐데, 뭣하러 그렇게도 힘세고 인간이 함부로 할 수도 없는 절대신을 모셔서 질질 끌려서 평생을 나그네로 고생하며 산단 말인가? 그럴 이유도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았다.
또한 받은 복을 온 세상 모든 족속에게 훗날 나누어 준다는 사상에도 동의할 수 없었다.
피땀 흘려 마련하고 빼앗은 재물을 왜 아무 이유없이 이웃 나라에 그저 나눠준다는 것인가? 그런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는 게 나을뿐더러 약육강식의 이치에도 맞지 않는 흰 소리였던 것이다.
“하나님께 왕의 권위를 줄 수 없다”
아브라함이나 이삭 일행이 그랄 땅에 머물렀을 때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동시에 터졌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우물에서 물이 터져 나왔고(창 21:25, 26:15, 18, 19, 21, 22, 32), 농사도 계속 풍작이었다(창 26:12).
믿음의 조상들이 받는 복이(창 12:3) 그랄 땅에 흘러 넘쳤다. 이에 비해 그들이 주는 피해도 만만찮았다.
백성들은 히브리 인들이 자기 나라 땅에서 부자가 되는 것을 시기하여(창 26:14) 그냥 두면 살인이 날 판이었다.
또 그렇게 되면 하나님의 복은 재앙으로 바뀔 것이며 가장 큰 피해는 아비멜렉 왕가가 입을 터였다(창 20:7, 18, 26:10, 28, 29).
게다가 아비멜렉 왕보다 힘센 절대신이 만약 블레셋에 군림하게 되면 아비멜렉 왕의 위엄과 권위는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었다.
그래서 아비멜렉 왕은 가장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
하나님의 방백들을 잘 대접하다가 고이 나라 밖으로 내보내자.
국경 밖 브엘세바 땅으로 은밀하게 군대 장관 비골과 함께 찾아가(창 21:22, 31, 32, 26:26, 33) 그들을 만나 평화공존의 협정만을 맺게 하자.
이것이 최선의 정치외교적 해결방법이었다.
아비멜렉의 기득권을 지키고 백성들의 정신적인 동요를 예방할 수 있는 최선책이었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하나님이 주시는 영생의 복과 세상 만민들이 그렇게나 희구하는 천국의 모습은 없었다(사 11:4-9, 65:17-25).
아비멜렉 왕조의 기득권만이 절대적인 가치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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