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의 늪에서 건져낸 레위족속의 희망
[하나님이 그들과 만났을 때(19)_아론]
금송아지 상을 만들자는 백성들의 의견을 아론은 수용하였다.
겨레의 정성과 힘을 하나로 모으자 백성들은 감격하였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무지몽매한 일인지 아론은 판단하지 못했다.
하나님은 노하였다.
민족이 몰살을 당할 지경이었다.
죄는 그렇게 무겁고 깊었다.
아론은 레위 족장 아므람의 장자였다(출 6:18-20).
시절이 좋았으면 아버지 뒤를 이어 족장으로 한 세월 권세 부리며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론의 시대는 비참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두 애굽 사람들의 노예로 중노동에 시달렸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아픔은 자식을 낳았을 때 사내아이는 나일강에 버려야 했다.
세상 어느 부모가 제 새끼를 죽도록 내버려둘 수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어머니 요게벳은 어린 삼 남매를 앉혀놓고 하나님의 구원 약속이 담긴 예언의 말씀을 전했다(창 15:13-17).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까? 아론은 의아했지만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어머니로부터 들은 동생 모세의 이야기는 아론의 믿음을 한껏 다져주는 역할을 했다.
나일 강에 버렸으나 바로의 공주가 건져내어 목숨을 구원 받은 기적의 아이, 그 모세를 바로 궁의 왕자로 입궁시키신 하나님의 섭리를 바라볼 때면, 혹시라도 모세가 애굽의 바로가 되어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조차 어느 날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모세는 왕자의 신분에서 하루아침에 살인자로 전락하여 왕의 체포령을 피해 탈출해 버린 것이다.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끝 모를 절망 가운데 다시 40년이 흘렀다.
아론은 동족과 더불어 고된 노동 속에서 탄식하였으며, 하나님께 부르짖었다(2:23, 이하 모든 구절은 출애굽기).
아브라함에게 주신 예언의 말씀을 이루어 달라고 기도하였다(2:24, 25).
그리고 80세의 노인 모세가 늙어서 장로가 되어 버린 아론 앞에 식솔을 거느리고 나타나면서(4:20, 27-31) 마침내 그들의 기도는 응답되었다.
하나님의 응답(4:27)과 모세에게 들린 하나님의 지팡이가 있었으므로 아론은 모세와 함께 바로 앞에 설 수 있었다.
이제 83세의 늙은이였던(7:7) 그는 담대하게 모세의 이야기를 대변했다(4:14, 5:1, 7:1).
바로에게 지팡이로 뱀을 만들었고, 강물을 쳐서 피로 변하게도 하였다(7:10-13, 20-22).
그러나 바로는 요지부동이었다. 강제노역만 더 고달파졌을 따름이다(5:6-21).
모세를 원망하는 동족들을 달래고 설득시키느라 아론은 진땀을 흘렸다.
마지막 재앙이 내리고 애굽 전역에서 모든 장자들이 죽고 나서야 히브리인들의 출애굽은 실현되었다. 아론은 애굽으로부터 물품을 청구하여 받은 뒤 먼 길을 떠나도록 조치했다.
야곱 일행이 애굽에 온 지 430년 만의 대탈출이었다(12:40-42).
모세는 왕처럼 명령하고 아론은 이를 집행했다.
손발이 맞았다.
비록 노년이었으나 이렇게 감격스러운 민족 구원과 노예 해방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듭나는 대사건의 주역이 된 아론, 그는 행복했다.
“금송아지 상을 만들자”
하지만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동생 모세가 시내 산 정상에서 하나님과 만나기 위해 올라간 후로 40일 동안 소식이 끊어졌을 때였다(24:18).
유일한 지도자 모세가 사라져 행방불명이 되었으므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초조하였다.
이 때 그들은 창조주 하나님의 모습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기로 결정했다(32:4, 8).
금송아지 상이었다.
그것이 얼마나 무지몽매한 일인지 아론은 판단하지 못했다.
하나님은 노하였다.
민족이 몰살을 당할 지경이었다. 죄는 그렇게 무겁고 깊었다(2:10).
아론은 모세에게 매달렸다.
“내 주여 노하지 마소서.
내가 그들에게 금송아지를 만들라고 했습니다!”(32:22-24)
모세의 중보기도로 민족의 몰살은 면했으나 3000명이나 희생해야 했다(32:28).
아론은 모골이 송연했다.
두려우신 하나님, 그분의 뜻을 알기 위해 열심히 섬기는 것뿐 아니라 더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두렵게 깨달았다.
바로 배우고 바로 실천하는 삶이야말로 이 엄청난 하나님의 분노를 예방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여 아들과 손자들에게 그는 평생 동안 하나님의 제단과 장막을 떠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레위 지파의 족장이며 장로인 아론이 이때 발견한 하나님이 레위 족속의 하나님이 되셨다(32:26-29). 대대로 하나님의 뜻을 옳게 분별하고 백성들에게 깨달은바 그대로 분명하게 전하는 일과, 모세처럼 백성들의 잘못을 용서 받도록 하나님께 중보기도하고 제사하는 모든 일이 이때부터 레위 지파의 전담 업무가 되었던 것이다.
장자 아론의 자손들은 특히 하나님께 바쳐져(12:12, 13, 13:2) 대대로 제사장 가문이 되었다(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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