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 상/더 깊은묵상

눈물의 세례식

미션(cmc) 2009. 3. 9. 07:45

눈물의 세례식

어제 드디어 기다리던 세례를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완전히 망가진 세례식이었습니다.
세례식 때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린다고 홍 집사님이 말했을 때,
나는 안 그럴 거라고 말한 것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세례를 받는 그 좋은 날, 왜 우냐고….

그런데 내가 그렇게 심하게 망가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나는 원래 마이크 체질로 통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운동장에 모인 학우들이 내 한마디에 웃고,
내 한마디에 감동받곤 했습니다.

세례받기 전날 밤,
나는 5분에 맞춘 간증을 서너 번 읽고 연습했고,
한국에 전화해서 아내에게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아내는 너무 감동적이라고, 나는 정말 남편 잘 만난 것 같다고
그랬습니다. 목사님이 무릎 꿇고 앉은 내 머리에 손을 얹고
힘을 주셨습니다. ‘이제 시작이다’ 하며 마음을 굳게 먹고 있는데
물이 내 머리를 타고 흐르자 감정이 복받치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물로 죄를 씻는 형식을 취한다고 했는데,
그건 단순한 형식이 아니었습니다.
자리에 돌아와 앉았는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왜 그렇게 힘들었고 또 오래 걸렸을까?
결국 이렇게 될 것을 뭐가 잘났다고 그렇게 버텼을까?’
사람들을 펑펑 울리겠다고 자신하던 나는 없었고
죄를 용서받고 눈물 흘리는 초라한 나만 있었습니다.
내가 흘린 눈물에는 과거에 대한 서러움도 담겨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죄를 용서받고
든든한 하나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격한 행복의 눈물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멋지게 간증하겠다는 나의 교만함도
여지없이 무너뜨리셨습니다.
하나님은 잔머리 굴리는 교만한 나를 원하시지 않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래도 나의 그 진심을 하나님이 들으셨으니 만족하고 행복했습니다.

「아름다운 시작」/ 주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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