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야 할 때
예전에 양로원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할 일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휠체어에서
침대로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어떤 사람의 집에 가서 그를 침대에 옮기려 했습니다.
나는 마른 편이었지만 환자를 들어 올리는 요령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휠체어 앞에 서서 양다리를 상대의 무릎에 대고
두 손으로 그의 겨드랑이 밑을 잡고 들어 올려서
침대 위에 휙 돌려 앉히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환자는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를 들어 올려 의자와 침대 중간쯤 옮겼을 때,
그가 나를 ‘도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 날 돕는다고 스스로 일어서 보려 했던 것인데
그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대신, 온몸이 나무판자처럼 뻣뻣해져서는
두 팔이 양 옆으로 미끄러지자 넘어지지 않으려
그는 안간힘을 썼습니다.
“힘 빼세요! 제가 안아 옮길 테니까, 가만히 좀 계세요!”라고
내가 고함을 질렀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자기 스스로 일어나려고 버둥거린 결과,
나는 그를 더 버티지 못하고 마루에 쓰러졌습니다.
며칠 동안 그를 달래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그는 그 다음부터는 나를 자기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했습니다.
그가 나를 도와주려고 스스로 움직이려고만 하지 않았다면
문제 될 것은 조금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참 평화를 누리려면 스스로 자족적 방책이나
생활 방식에 의지하는 것을 버려야 합니다.
여태껏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포기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역경의 무게를 더하셔서
우리가 육의 힘으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하시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정말 괴롭습니다. -
「내게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은혜」/ 스티브 맥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