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베들레헴에서 드리는 기도편지
살롬! 베들레헴 강덕수, 이미옥 선교사입니다.
이제 가을의 문턱을 넘어 초겨울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섬기시는 교회와 가정에도 하나님이 주시는 풍성한 은혜의 결실이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저희도 이곳 팔레스타인에 온지 6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현지 언어와 문화, 환경 등에 하루하루 적응하며 초기 선교사가 배워야할 여러 가지 것들을 경험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언어에 대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아이들도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처음 한 달간은 무엇이 숙제이고 시험이 언제인지도 몰라서 빵점 맞아 오기도 했습니다.
나름 아이들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요즘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같이 숙제 봐주고 공부하는 것이 일과입니다.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지혜롭게 돕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내와 저는 아랍어를 공부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습니다.
며칠 전 저희 온 가족이 신종플루(A1H1)에 감염되어 한 주 동안은 아무것도 못하고 질병과 싸워야 했습니다.
처음 아들 창대가 학교에서 열이 나면서 조퇴했는데 다음 날은 아내가 열이 오르고, 그 다음 날은 나머지 가족 모두가 고열이 나면서 심한 독감 증세가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전염이 무척이나 빠르고 독감 증상이 예사롭지 않아 이것이 신종플루가 아닌가? 의심이 갔고 아내가 아프면서 곧바로 병원을 찾아가 신종플루 검사를 받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팔레스타인 병원과 의사들은 신종플루에 대해 어떠한 검사 체계나 치료약을 갖추고 있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의사들은 이곳은 지금까지 신종플루 환자가 한 사람도 발생하지 않은 안전한 지역이고 일반 독감이니 약만 잘 먹으면 낳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나 5일이 지나도록 차도가 없고 고열이 계속되자 저희는 이것이 분명히 신종플루라 것을 직감하고 이스라엘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곳 팔레스타인에는 신종플루를 검사도 하는 병원도 없고 약도 없는데 약을 좀 구해 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을 했습니다.
다음 날 대사관의 적극적인 개입과 도움으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보건소에서 현지 대사관 직원을 대동하고서야 겨우 상태가 제일 심각한 아내만 신종플루 검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신종플루에 감염되었다는 확진을 받고 나서야 타미플루라는 치료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저와 아이들 모두 똑같은 증세로 앓고 있는데도 우리는 상태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약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사관에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결국 한국 대사가 팔레스타인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연락하고 장관이 병원으로 직접 전화해서 한국 사람들 모두 검사받도록 하라는 지시가 내려지고서야 가족 모두 검사 받고 신종플루 확진을 받아 약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힘든 선교지 현실을 보면서 한국에 있었다면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될텐데...
우리가 정말 선교지 와 있다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이번 일로 파송교회와 성도님들과 협력하는 교회와 성도님들께 본의 아니게 저와 가족의 건강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의 염려와 기도 덕분에 열악한 선교지에서 좀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타미플루를 구입할 수 있었고 다른 항생제 약과 함께 복용하면서 점차 차도가 있고 건강을 회복하는 중에 있습니다.
저희 부부 보다도 다행히 상태가 좋았던 아이들은 어제부터(11월3일)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폐에 손상이 있는지...아직 기침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아내는 X-ray 및 혈액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도 폐렴 및 다른 이차 감염은 없는 것 같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이곳 의사를 신뢰할 수 없지만 말이죠.^^
저희가 처음부터 아프면서 병원에서 신종플루 검사를 받기를 원했지만 이곳 의사들과 어떤 병원에서도 신종플루에 대해 무감각하고 검사 자체를 아예 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저희가 신종플루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이곳에는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람이 아직 한 사람도 없다고 말합니다.
저희는 대사관의 적극적인 개입과 팔레스타인이 정부에 압력을 넣어서 검사도 받고 약도 얻을 수 있었지만 신종 플루에 감염되어도 검사도 제대로 못 받고 치료도 못 받는 이곳 현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맘이 아픕니다.
그리고 저희가 아프면서 초기 우리나라에 선교사로 오신 많은 분들이 풍토병으로 돌아가신 사실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분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희 가정보다 훨씬 더 열악한 선교지에 계신 선교사님들을 위해 저절로 기도가 되었습니다.
아무튼 저희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염려해 주신 교회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루 속히 회복되어서 이곳 선교사 본연의 사역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약입니다. 이약을 얻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11월 기도제목을 드립니다.
1. 우선 가족의 건강입니다. 이 번 일을 겪으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선교사의 건강이라고 생각됩니다. 특별히 후유증 없는 깨끗한 치료를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직 기침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2. 아직까지 비자가 나오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 신청한 비자가 담당자가 바뀌면서 더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이곳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상당히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비자를 쉽게 주지 않고 있습니다.
금번 저희가 신종플루에 걸리면서 비자라도 있었더라면 이곳보다 좋은 의료시설이 있는 이스라엘 쪽에서 치료를 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때문이라도 비자 문제가 빨리 해결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3. 한국문화센타가 건립 착공이 11월 중에 있을 예정입니다.
지난 주간 토질 검사를 끝내고 본 설계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설계가 끝나면 건축허가 받는 문제와 필요한 재정이 채워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009년 10월 28일, 공사에 앞서 지표면 조사를 실시하는 장면>
4. 영어와 아랍어 학습에 진보가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한국에도 요즘 수천 명씩 신종플루에 감염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부디 환절기에 건강하시고 이곳 선교지를 위해서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베들레헴에서 사랑에 빚진자 강덕수 이미옥 선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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