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교/이규왕목사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보내는 담임목사의 편지 #4

미션(cmc) 2010. 5. 1. 07:57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보내는 담임목사의 편지 #4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랑하는 교우들에게 보내는 담임 목사의 세 번째 편지를 보낸 지가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네 번째 편지를 망설이다 아름다운 소식지 원고 청탁을 받게 되면서 이왕이면 네 번째 편지를 올려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들에게 성경 말씀으로 축복의 기도와 문안 인사를 대신 합니다.

 

(요삼 1:2)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따가록어-마할 꽁 가요 이디나달라앙인 콩 오까우 싸나-이 나사 마부띵 낄라가얀 아뜨 마우송 앙 팡앙아따완 뚤라드 넝 아람 꽁 마뿌팅 까라가얀 넝 이용 부하이 에스삐리뜨왈

(3Joan 1:2) Mahal kong Gayo, idinadalangin kong okaw sana'y nasa mabuting kalagayan, at malusong ang pangangatawan tulad ng alam kong mabuting kalagayan ng iyong buhay espiritwal

 

어언간 수술을 받은 지도 석 달이 순식간에 지났습니다. 수술을 받고 나서 2월 9일에 필리핀에 도착하여 오늘에 이르도록 최우선을 건강 회복에 두고 저염도 채식 위주의 식사와 매일 아침 5시 40분에 가까운 골프장에 가서 이슬이 내린 잔디밭을 세 시간 정도 밟으며 운동을 해왔습니다.

지금 저의 모습은 햇볕에 검게 그을려진 얼굴과 염색하지 않은 흰머리 때문인지 점차 필리핀 현지인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보는 이들마다 건강해 보인다고는 말합니다.

제가 이 모습으로 7월에 교회에 돌아가서 강단에 서게 된다면 아마도 새로운 담임목사가 부임했다고 성도들이 몰라보지 않을까하고 걱정 아닌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모두가 다 하나님의 은혜요, 사랑하는 성도들의 염려와 기도 덕분입니다. 제가 7월에 돌아가면 수술한 병원에 가서 다시 종합 검사를 하여 결과를 보게 될 때 의사 선생님이 예스 오케이! 사인을 해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필리핀에 머물면서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성도들이 무척 궁금할 것입니다. 그러나 마치 선교사님들이 매달 마다 새로운 소식을 담은 선교 편지를 보내는 일이 가장 곤액(困厄)이라는 말이 이해가 될 정도로 큰 변화 없이 일상적인 일이 매일 되풀이 될 뿐입니다.

그럴지라도 그 중에 좀 색다른 보고를 드릴 것이 있다면 우선 서너 가지를 손꼽을 수 있습니다.

 

1. 현지인 교회 방문

주일 예배는 이곳 선교관에서 인터넷을 통해서 실시간 방송되는 우리 교회 예배 실황 방송을 통해서 이곳에 계신 다른 목사님과 더불어 교회에서와 똑같이 영상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주일 헌금은 이곳 AMW 선교센터 건축 헌금으로 드립니다.

현지인 교회 예배가 궁금하여 가까운 곳에 있는 In the Presence of Jesus Ministry 교회를 세 주간 나가서 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한 시간 온 교우들이 더불어 찬양을 드리고 나서 한 시간 동안 영어와 다갈록어 설교를 듣고 기도 받기를 원하는 교인들이 앞으로 나와서 안수 기도를 받는 것이 예배의 전부였습니다.

개척한지가 불과 이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교회지만 찬양이 매우 뜨거웠고 에베소서를 연속 강해하였습니다. Reyno D. Abriz 라는 40대의 젊은 목사님이 열정을 가지고 목회를 하는 교회였습니다. 온 교우들이 저희 부부와 손을 잡기를 원하며 환대하는 눈빛이 매우 감사했습니다.

목사님이 멀리서 여러 번 지프니를 타고 교회에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감동이 되어 오토바이를 사드렸습니다. 물론 목사님에게는 뜻밖의 선물이었기 때문에 너무나 기뻐하면서 삼년 동안 기도한 것을 하나님이 응답해 주셨다고 연일 할렐루야!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오토바이가 익숙해지면 저와 더불어 다갈록어와 한국어를 서로 배우자고 약속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2. 고난주간 행사

제가 한국에 있을 때에도 고난주간이면 필리핀 어느 지역에서 실제로 십자가에 못 박는 장면이 재연한다는 해외 토픽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필리핀에서 고난주간을 맞으면서 수소문을 하여 통합측 김귀환선교사님을 만나서 함께 그곳을 다녀왔습니다.

왕복 6시간이 걸리는 팜팡가의 산 페르난도라는 지역이었습니다. 금요일 고난절이 되었을 때 교통체증과 매연으로 가득했던 마닐라 시가지가 매우 한산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고난절 날은 Good Friday 로 공휴로 정하되 가게는 물론 백화점조차 문을 닫고 사람들은 출입을 자제하고 온 가족과 더불어 집안에서 보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한 시간 가까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 장소에 일찍 도착하여 기다리는 중에 젊은이들이 채찍을 만들어 자기 등을 휘 돌아 치면서 행사가 서서히 시작되었습니다. 젊은이들의 등이 벌겋게 충혈이 되자 면도칼을 부친 대패와 같은 것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젊은이들의 충혈이 된 등에 상처를 내면서 피를 흘리게 하였습니다. 젊은이들은 그 상처를 채찍으로 반복해서 휘 돌아치면서 거리를 행진하는 동안 피가 낭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므로 자기들의 죄를 속죄하고 축복을 기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제자리에 왔을 때 언덕에 십자가 셋을 만들어 그 중에 양쪽 두 사람은 끈으로 묶었으나 가운데 한 사람은 진짜 못을 박았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진짜로 양손바닥에 못을 박았는데도 피 한방을 나오지 않았고, 십자가에 달린 사람은 아무런 비명도 지르지 않았고, 태연한 모습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릴 정도로 여유가 있었습니다.

십자가에 달린 사람은 무표정하게 두리번거리면서 군중들을 내려다 볼 정도로 태연한 것은 참으로 신기한 모습이었습니다. 손바닥에 굵은 못을 박았는데도 어떻게 피한방울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과연 그러한 퍼퍼먼스가 예수님의 십자가와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하니 씁쓸할 뿐이었습니다.

 

3. 산족교회 방문

한국에 있을 때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타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존 근방에 옷을 입지 않고 사는 원주민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엮은 실화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할 정도였습니다.

이곳 필리핀에도 그러한 부족들이 살고 있는 민도르라는 섬이 있다고 하는 소식을 듣고 그곳을 귀국하기 전에 꼭 한번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마침 지난 4월 16일 주간에 민도르 지역에서 교회 행사가 있다고 선교사님이 함께 가지고 제안을 해서 마침 가고 싶었던 곳이었기 때문에 내가 설교를 해야 하는 조건으로 차를 타고 배를 타고 지프니를 타고 좁은 산길을 두 시간 반 정도 걸어서 마침내 만양족이라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말미스 부락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아마존 원주민처럼 살았으나 지금은 사람들이 가져다주는 옷을 입고 새로 지어준 집에서 개화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초등학교와 교회도 있었습니다. 교회는 일찍이 호주 선교사님이 세웠다고 하는데 지금은 떠나고 문이 잠겨서 들어갈 수 없어서 틈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린아이들에게 준비해 간 선물을 나누고 집을 둘러보는 중에 뒤편으로 가니 옛날 그대로 원두막과 같은 곳에서 아래는 짐승을 키우고 위에서는 가족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물론 너무나 열악하였고 무엇보다 헐벗은 아이들의 모습이 애처롭기만 하였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이미 선교와 구제의 손길을 오래 전에 베풀었다고 하지만 지속적인 선교와 돌봄이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감사할 것이 많은가? 하나님께 감히 무슨 원망과 불평을 할수 있단 말인가? 모두 감사한 것 뿐 이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일행이 산족마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산으로 올라갈 때와 달리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계곡을 세 번이나 건너는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끼던 라이카 카메라가 물에 젖는 줄도 몰랐습니다.

 

4. AMW 선교센터 기공예배

필리핀 선교를 위해서 이미 Asisa Mission World 라는 선교회를 창훈대 교회 이훈복 목사님을 주축으로 만들어 저를 법인 이사 중에 한 사람으로 등록을 해 놓았습니다. 제가 필리핀에 머무는 동안 선교센터 건축이 구체화 되면서 마침내 4월 25일 착공예배를 성대하게 거행되었습니다.

창훈대 교회의 교역자와 당회원과 제직 여러분들과 수원 기독실업인회 멤버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서 기공식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이훈복 목사님으로부터 안식년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저에게 기공예배 설교 부탁을 해왔습니다.

물론 어떤 설교이든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10억 가까운 공사를 시작하는 착공 예배의 설교이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부담이 되었습니다.

필리핀에 이미 많은 선교사와 선교 단체들이 있고 선교 센터가 여기 저기 있는데 하나님이 왜 필리핀에 AMW 선교센터를 건축하게 하시는 섭리가 무엇인지를 기도하면서 이틀 동안 준비를 하였습니다.

1) 가난한 필리핀 사람들에게 빵을 주는 선교도 필요하지만 그것은 필리핀 정부조차도 다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문제는 일하고 싶어도 몸에 병들어서 일하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을 치료해줄 수 있는 병원을 건축하고

2) 한국어를 배우기를 원하는 필리핀 젊은이들과 영어를 배우기를 원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우고

3) 그 모든 일이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선교적 사명 완수를 위한 미래의 선교의 자원을 배출하는 선교센터 건축이 시급함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이 지역에 인구가 30만 정도가 되고, GNP가 370$ 정도이고, 일자리를 찾는 수천의 젊은이들이 모여 있고, 많은 한국인들이 찾아오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선교센터를 건축하여 무엇보다 영어권에 살고 있는 필리핀의 젊은이를 키우고 인재를 발굴하여 세계 각지로 선교사로 파송하는 선교하는 미래의 필리핀 교회가 되게 하는 선교센터가 되어야 함을 말씀을 통해서 증거하게 하셨습니다.

 

마무리를 하면서

필리핀에 머무는 동안 느낀 것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목사는 어디를 가나 목사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령 몸이 아프다고 교회를 멀리 떠난다고 해서, 안식년을 얻어 주일마다 설교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매일 건강을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한다고 해서 결코 목사가 아니라 목사는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역시 목사라는 것입니다.

어디에 머물러 무엇을 하든지 목사는 그곳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 그곳에서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그곳에서 동일한 마음의 자세로 예배를 드려야 하고, 하나님의 뜻을 찾고 그곳에서 복음을 전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저와 같은 목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6개월의 안식년이 무척이나 길 것 같았으나 정작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가니 마치 개학이 임박한 학생이 밤을 새워가면서 밀린 방학숙제를 하는 것과 같은 심정으로 서서히 귀국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바로 육신의 건강만이 다가 아니라 말씀과 기도를 통해서 영적인 건강을 회복하는 일은 모다 더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서 기도해주시는 성도들에게 제가 육신만이 아니라 영적으로도 건강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가 넘치기를 기도하면서 이만 네 번째 편지를 줄이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필리핀에서 담임목사 이 규 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