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교/이규왕목사

귀국을 앞둔 담임 목사의 마지막 편지

미션(cmc) 2010. 8. 10. 08:55
귀국을 앞둔 담임 목사의 마지막 편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난 1월 19일 수술을 받고 요양을 위해 2월 9일 필리핀에 도착한지가 벌써 오 개월 가까운 긴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그 동안의 소식을 몇 차례 편지로 홈피에 올렸기 때문에 성도들이 대강 아실 것입니다.
그 후 지난 6월 14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한국 선교사 연합회 수련회 및 총회에 교단을 초월하여 250 여명의 선교사님 부부와 자녀들이 함께 참석하여 집회를 인도하였습니다.
 
 
금년 한선협 집회는 본 교회에서 파송한 최광식 선교사님이 회장으로 모든 집회를 주관하고 파송교회가 후원을 전담하는 전례를 따라 우리 교회에서도 후원을 하고 집회를 인도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제가 참석을 하여 집회를 인도하였습니다.
 

또한 감사한 일은 금번 집회에 저를 형님이라고 깍듯이 예우해주는 인천 제2 교회 이건영 목사님과 서울 강남교회 송태근 목사님이 함께 집회를 인도하고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그 때문인지 어느 해보다 집회가 마치 삼국지의 세 주인공처럼 삼인 삼색의 하모니가 절묘했다는 칭찬을 들으면서 하나님이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 선교하시는 선교사님들을 사랑하셔서 큰 위로를 주셨음을 깨닫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우리 교단 GMS 소속 선교사님들이 25 가정이나 되었고, 우리 교회 부목사님으로 수고 하셨던 김외현 목사님과 장광락 장로님의 사위인 김종수 선교사님도 만나서 잠시 위로의 시간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선교는 어디에서나 쉬운 일이 아니지만 기독교에 대해 적대적인 회교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선교를 한다는 것은 더더욱 생명의 위협이 따르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님들이 온 가족과 더불어 선교지에서 생명을 걸고 헌신하다가 교단이 각기 다른데도 불구하고 마치 한 가족처럼 하나가 되어 간절히 은혜를 사모하는 모습은 존경스럽기만 하였습니다.
이제 귀국 날짜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따가운 남방 햇볕에 검게 그을린 얼굴과 깊이 팬 주름살을 거울로 보면서 다시 만날 것을 기다리는 성도들에게 좀더 젊어진 모습을 보이고 싶은 아쉬움은 사치스런(?) 고민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은혜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야채 중심의 저염도 식사를 한 탓에 건강은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한국을 떠날 때 최소한 몇 달 치 설교준비와 영어 공부를 위해 중량초과로 과태료를 물면서까지 준비한 여러 권의 주석과 많은 책들을 꾸려왔지만 현실은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았습니다. ^^
그동안 마치 평신도와 다름이 없는 평범한 생활을 하면서 성도들이 믿음 없는 세상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하나님을 늘 기억하고 성령 충만한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느끼며 목사로서 어떻게 성도들을 도와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반년 동안 설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강단에 서게 되면 어눌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도 뿌리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한 가지는 강단에서 설교를 잘한다는 소리보다는 성도들에게 분명하게 증거해야 할 것이 무엇보다‘사랑’임을 마음 깊이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바울이 ‘내가 약할 때 곧 그가 강하시다’고 고백한 것처럼 내가 육체적으로만 아니라 영적으로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하신 하나님 앞에 더욱 겸손해져서 하나님의 강하심이 함께 하시는 목회를 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기나 긴 육 개월, 매 주일마다 기도해주신 장로님들과 최선을 다해 수고해 주신 교역자들과 직원들, 주일마다 변함없이 교회를 출석하고 각 기관에서 봉사해 주신 성도님들이 감사하고 그립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면 어느 성도 한 분 소중하지 않은 분이 없으며, 감사하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것이 다 은혜요, 다 감사할 것뿐입니다.
오는 7월 9일에 중부지역협의회 총회가 우리 교회에서 열리고 제가 차기 회장으로 예정되었기 때문에 하루 앞서 7월 8일에 귀국을 하게 됩니다. 총회를 마치면 기도원에 들어가 한 주간동안 기도와 마음 정리를 하면서 설교를 준비하고 7월 18일 주일에 강단에 서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1월 17일 주일 마지막 설교를 하고 교회를 떠난 후 딱 육 개월 만에 다시 강단에 서게 되고 그립던 성도들과 반가운 해후를 할 것입니다.
7월 19일에는 수술을 했던 삼성병원에 가서 종합검진을 한 후 얼마나 건강이 회복이 되었는지 담당의사에게 최종 판정을 받게 될 것입니다. 물론 수술 후 모든 것이 다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으리라 믿지만,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마지막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성도들의 큰 사랑에 빚진 죄인으로 충성을 다할 것만 남은 종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곳 필리핀에 머무는 동안 늘 아침, 저녁으로 넋을 놓고 보면서 인생의 시작과 마지막이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원하는 마음으로 감탄을 했던 하나님의 작품을 선물로 보냅니다. 다시 뵐 때까지 교회와 성도들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가득하기를 손 모아, 마음 모아 기도드립니다.
(살후 3:16) 평강의 주께서 친히 때마다 일마다 너희에게 평강을 주시고 주께서 너희 모든 사람과 함께 하시기를 원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