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강해'7) 사도 선택 위한 기도와 제비뽑기 |
유상섭(총신대학교·신약학) |
1장 24-25절은 120문도들의 기도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천거된 두 후보자를 놓고 같은 마음으로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께 기도했다(24절). 여기서 기도의 대상 주님은 문맥과 사도행전에 비추어 볼 때 승천하신 예수님이다. 주님이란 단어가 21절에서 예수님을 가리키고 있으며 사도행전에서 주님이란 단어가 호격으로 사용된 16회 중 하나님을 가리키는 경우가 단 한 번이고(4:29), 나머지는 모두 승귀하신 천상 통치자 주 예수님을 가리킨다(1:6, 7:59-60, 9:5, 10, 13, 10:14, 11:8, 22:8, 10, 19, 26:15). 24절의 동사 『택하다』는 2절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택하신 것과 관련되어 있고, 눅6:13에 기록된 예수님의 12제자 선택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이해를 지지한다. 따라서 그들의 기도는 배도한 유다의 사도직을 계승할 자를 이미 택하신 주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보여달라는 것이다. 유다의 사도직 계승의 절대적인 필요성은 그의 죽음 때문이 아니고 그의 배도로 인한 사도직의 박탈이다. 사도행전에서 사도가 죽을 때에 후임 사도가 세움을 받지 아는 것은 이러한 이해를 지지한다.
그들은 기도 후에 주님의 뜻을 분별하기 위해 제비를 뽑았다(26절). 그들의 제비뽑기 방식은 아마도 구약의 관습에 따라 각각의 돌에다 두 후보자의 이름을 기록하고 그릇에 넣어 흔들 때 먼저 나온 돌에 이름이 적힌 자가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레16:8, 수18:6-8, 10, 대상24:5, 31, 26:13-16, 느10:34, 11:1, 시편 22,18, 겔21:21). 이와 비슷한 방식이 예수님 당시에서 유대인들 가운데 행해졌던 것으로 보인다(마 27:35, 막 15:24, 눅 23:34, 요 19:24). 120 문도들이 제비뽑기로 후임 사도를 결정한 것은 그들이 새 시대를 이끌어 갈 성령이 오기 전, 즉 구약의 문턱에서 신약의 문턱으로 넘어가지 바로 직전의 상황에 처해있었기 때문에 잠정적으로 타당한 선택방법으로 생각된다.
제비뽑기 방식이 오늘날도 유용한 방법인가? 최근 신문지상을 통하여 주창되었던 방식이 제비뽑기이다. 이 방법이 가장 성경적일 뿐만 아니라 총회 임원 선출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부정부패를 막을 수 있는 최상의 대안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성경적이지 않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 이후에 초대교회가 교회의 일꾼을 제비뽑기로 결정한 일이 없고, 그들이 오직 성령의 절대적인 인도만을 받았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의 주권적인 인도자이신 성령의 지도와 감동을 저버리고 성령강림 이전에 구약적이고 잠정적인 방식을 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사도행전은 여러 곳에 교회의 일꾼들을 세운 사실을 언급하고 있으나 어느 곳에서도 그것이 제비뽑기의 방식으로 된 경우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 대신 교회가 성령의 인도를 받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6:3-6, 13:2-4, 14:23). 예루살렘 회의 결정, 교회의 이방 선교와 선교지 선정이 전적으로 성령님의 역사에 의하여 주도되었다(10:9-19, 13:2-4, 15:28, 16:6-7).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교회, 노회, 그리고 총회의 일꾼 선출 방식으로 제비뽑기를 사용하는 것은 그것이 비리를 막는데 좀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성경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이 이 대신 주신 신약교회에 주신 방법은 성령의 절대적인 지도이다. 성령의 절대적인 인도와 지도를 위한 기도 없이 정치적으로 교회 혹은 총회의 일꾼을 세우는 것은 성령의 인격과 역사를 무시하는 큰 죄이다. 교회와 교단 정치의 순수성은 그 모든 결정과정에 있어서 기도 가운데 성령의 인도를 받느냐 받지 않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진정한 교회정치는 성령의 정치로만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도로 살고 성령의 주권적인 인도에 아주 민감한 목회자들이 교단 정치에 많이 참여해야 한다. 모든 교파를 초월하여 한국 교회의 정치에 이러한 날이 와야할 것이다.
유상섭(총신대학교·신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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