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교/사도행전 강해

'사도행전 강해'(4)예수님의 부활 사건과 하나님 나라

미션(cmc) 2011. 5. 28. 06:45

'사도행전 강해'(4)예수님의 부활 사건과 하나님 나라
유상섭(총신대학교·신약학)

 

예수님의 부활 사건과 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되는가? 사도행전에서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선포하는 것과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8:12, 19:8, 20:25, 28:31). 예수님을 내용으로 하는 복음의 선포와 하나님 나라의 선포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하나님 나라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설명하고 복음의 내용은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는 것이다. 3절에 등장하는 하나님 나라에 관한 일들은 예수님의 부활 사건과 긴밀하게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예수님의 부활이전의 관점에서 이것을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 여기서 이해의 출발점은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연결하고 있는 눅 9:26의 말씀이다. 여기서 예수님은 그의 제자들 중에 죽음을 맛보지 않고 하나님 나라가 도래하는 것을 볼 자가 있다고 말씀하고 있다. 이 말씀을 하신 후 8일쯤 되었을 때 있었던 변화산에서 예수님이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했던 사건은 앞에 언급된 하나님 나라가 그의 부활 사건과 직결되어 있음을 예시한 사건이었다. 이것은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 고난을 받으시고 부활의 영광에 들어감으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임했던 하나님 나라가 획기적으로 새로운 국면과 관계되어 있다. 40일 동안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설명하신 하나님 나라의 일들은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국면인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전개된 사도행전에서 영토와 인종을 초월한 하나님 나라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또한 예수님은 그의 부활 승천 승귀로 말미암아 이러한 하나님 나라의 주권자 왕으로 천상에서 즉위하여 통치하는 분으로 등장한다(행2:35, 5:31). 예수님의 계속적인 왕적인 통치의 결과로 제자들은 성령을 받아 예수님이 지상에서 하시던 복음 전파와 구원의 사역을 계속하게 된 것이다.

예수님의 성령 세례 약속

2-3절에서 예수님의 40일간의 가르침을 약술한 저자는 4절에서 아마도 예수님의 마지막 기간 중에 있었던 그의 당부를 소개한다. 4절은 『사도와 같이 모이사』란 표현으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단지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모인 사건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예수님과의 친밀한 식탁교제를 의미한다. 누가복음 24장 마지막 부분에서 예수님은 그가 제자들에게 아버지의 약속한 것을 보낼 때까지 예루살렘 성에서 유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나온다(49절). 그런데 본문에서는 좀더 구체적으로 그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두 본문에서 아버지의 약속에 대한 언급은 동일하다. 누가복음에서는 아버지의 약속이 『위로부터의 능력』으로 명확하지 않게 묘사된 것이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두 가지 면에서 제시되고 있다. 하나는 아버지의 약속의 구체적인 내용이 성령으로 등장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약속이 세례 요한의 핵심적인 메시지 선포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5절은 제자들이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고 아버지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세례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는데 이제 제자들은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란 말씀을 소개하고 있다. 세례 요한의 세례 언급은 독자들에게 적어도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첫째로, 세례 요한이 그의 사역 중에 그 뒤에 오는 자기보다 능한 메시아가 오면 행하리라고 예언했던 그의 세례가 예수님의 지상 사역기간 중에 실현된 것이 아니라, 그 이후, 즉 그가 승천하여 천상 사역을 시작하자마자 성취될 것을 보여준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예수님의 지상 사역은 그가 천상에서 세례를 그의 제자들에게 베풀기 위한 준비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예수님은 십자가로 구속을 이루시고 이를 그의 부활로 확증했기 때문에 그가 세례를 베푸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이다. 둘째로, 승천하실 예수님이 조만 간에 베풀 세례는 요한이 예언한 성령과 불의 세례가 아니라, 오직 성령의 세례이다. 왜 저자는 세례 요한의 메시지를 상기시키면서 그가 분명하게 언급한 메시아가 베풀 성령과 불의 세례를 언급하지 않고 세례에서 불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는가? 5절에서 불이 세례의 요소에서 언급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말씀을 상기시키는 10:16에서도 동일하게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우연한 생략이 아니고 의미심장한 것이다. 불이 언급되지 않는 사실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자들은 2장에 언급된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에 불의 언급이 등장하는 사실을 들어 5절에 언급된 성령 세례는 2장의 묘사된 성령 강림 사건에 비추어 성령과 불의 세례 사건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너무나 부당하게 예수님의 말씀을 세례 요한의 예언의 관점에서 보는 실수를 범할 뿐만 아니라 (마치 예언의 방식이 성취의 방식을 결정하는 것처럼!), 2장에 언급된 불이 성령 세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성령강림으로 인한 방언의 역사를 묘사하기 위해서 사용되었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불이 누락된 사실에 대한 바른 해석은 누가복음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누가는 이미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 사건을 예수님께서 친히 십자가 위에서 불 세례를 받는 사건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메시아를 믿는 그의 새 백성이 그에게 불 세례를 받아 하나님의 진노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제자들이 곧 받게될 세례에서 불의 요소를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아니한 것이다(눅 12:49-50).

유상섭(총신대학교·신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