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강해'(24) 예수님과 하나님의 백성(3:22~24)

'사도행전 강해'(24) 예수님과 하나님의 백성(3:22~24)

유상섭(총신대학교·신약학)

 

21절에서 구약의 선지자들을 일반적으로 언급한 베드로 사도는 22-24절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선지자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예수님께서 유대인들과 이방인에게 어떠한 분으로 예언되고 세움을 받았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한다. 그는 먼저 모세가 최초로 예언한 그와 같은 선지자가 예수님이신 것을 지적한다(22-23절). 22절의 말씀은 신18:15의 인용이다. 신18:15에는 단지『너희가 그를 들을 지니라』고 되어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가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모든 것을 따라서』란 구절이 추가되어 있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하다. 베드로는 이러한 추가적인 내용을 통하여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단지 믿어야 할뿐만 아니라 그의 말씀을 하나도 빼지 않고 다 들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모세가 오리라고 예언한 그와 같은 선지자 인식하게 된 것은 변화산에서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화 경험과 하늘에서 들려온 『이는 나의 아들 곧 택함을 받은 자니 너희는 저의 말을 들으라』는 음성 때문이다(눅9:35). 저자는 누가복음에서 분명하게 예수님이 모세와 같은 선지자라고 명시하지는 아니했다. 그렇지만 그는 예수님의 입에서 계속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나오는 것을 언급함으로 하나님께서 모세와 같은 선지자의 입 속에 당신의 말씀을 두리라는 예언(신18:18)이 예수님의 말씀 사역에서 실현된 것을 보여주었다(눅4:22, 5:1, 15, 6:17, 8:11, 21, 11:28). 예수님께서 돌로 빵을 만들어 먹으라는 마귀의 시험을 받았을 때 그가 한 첫 번째 답변 중의 일부분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니라』고만 저자가 기록한 것도 예수님의 입 속에 하나님께서 그의 모든 말씀을 넣으셨다는 사실을 전제한다(눅4:4).
23절의 『누구든지 그 선지자의 말을 듣지 아니하는 자(모든 영혼)는 백성 중에서 멸망을 받으리라』는 베드로의 말씀 역시 모세가 그와 같은 선지자에 관하여 예언한 말씀과 관련되어 있다. 이에 상응하는 신 18장의 말씀은 『무릇 그가 내 이름으로 고하는 내 말을 듣지 아니하는 자는 내게 벌을 받을 것이요』이다(19절). 신명기는 하나님께서 세울 모세와 같은 선지자의 말을 듣지 아니하는 자가 받게될 처벌의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베드로는 본문에서 그 처벌의 내용을 『하나님의 백성 중에서 멸망되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23절). 놀라운 점은 베드로 사도가 이 말씀도 모세가 증거한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하나님의 백성 중에서 멸망을 받는다』는 표현은 모세 오경에만 등장한다. 더욱이 모세 오경에서 하나님의 백성 중에서 멸망 받는 자로 언급된 자들은 거룩한 관유(灌油)와 유사한 것을 만드는 자(출30:33), 번제의 희생을 성막으로 가져오지 아니하는 자(레17:9), 가나안 사람들의 가증한 행위를 하는 자(레18:29), 화목제물의 고기를 제 삼일에도 먹는 자(레19:8), 속죄일에 자기를 부인하지 아니하는 자(레 23:29), 고의로 유월절을 지키지 아니 하는 자(민9:13), 의도적으로 죄를 짓는 자(민15:30)들이다.
이러한 범주에 들지 않는 유대인들에게 모세와 같은 선지자 예수님의 말을 듣지 아니하면서 하나님의 백성 중에서 멸망이 될 것이라고 말씀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유대인들이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하지 아니하면 더 이상 하나님의 백성일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이것은 역으로 오직 예수님을 영접하는 자만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머물러 있을 것이란 사실을 간접적으로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미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12 사도와 120 문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새 언약 백성으로 정의되었다. 이제 유대인들은 오직 예수님을 영접함으로써만 하나님의 백성인 새 언약 공동체에 소속하게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자는 하나님 백성의 신분에서 떨어져 나가게 될 것이다.
유상섭(총신대학교·신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