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교/사도행전 강해

'사도행전 강해'(33)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1)(5:1~2)

미션(cmc) 2011. 5. 28. 07:26

'사도행전 강해'(33)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1)(5:1~2)

유상섭(총신대신대원)

 

여기에 기록된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사건은 사도행전의 기록뿐만 아니라 신약성경에서 이해하기 가장 난해한 사건 중에 하나이다. 이들이 처분한 재산의 일부를 숨기고 그 나머지만 교회에 바친 것이 그렇게 심각한 죄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 부부는 회개할 기회도 없이 하나님의 즉각적인 심판으로 죽었다. 무엇 때문에 하나님께서 한 쌍의 부부를 세 시간 간격으로 죽게 하셨는가? 그들이 재산을 처분하여 마련한 모든 금액을 다 바치지 못해서 그랬는가? 아니면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 있는가?
먼저 1-2절에서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재산 처분과 그 금액의 일부를 사도들의 발 앞에 놓은 사실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아나니아의 재산 처분과 기부 행위에 관한 기록은 4장 마지막 부분에 기록된 내용과 일치되는 점이 있고 또한 전혀 새로운 내용도 담고 있다. 일치점은 아나니아도 처분할 여유 재산을 가지고 있었던 많은 성도들과 바나바와 같이 유용한 재산을 처분했다는 것과 또한 이들도 아나니아도 교회로부터 재산처분을 독촉받지 아니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차이점은 4장에 언급된 구제금 기탁자들은 재산을 처분하여 얻은 금액 전부를 그대로 사도들에게 바쳤으나, 아나니아는 재산을 처분은 했지만 처분해서 얻은 돈 전부를 사도들에게 바치지 아니했다는 것이다. 앞의 경우는 재산의 처분과 구호금 기탁이 즉시 연결되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의 경우는 『밭과 집이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왔다』고 했고(4:34), 바나바의 경우는 『그가 밭이 있으매 팔아 '그' 값을 가져왔다』고 기록하고 있다(35절). 이 사실은 재산을 처분할 경우에 처분하여 얻은 전액을 사도들에게 가져오는 것이 예루살렘 교회의 일치된 관습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각도에도 볼 때 아나니아의 행동의 문제는 그가 재산을 처분하여 얻은 금액 전부를 교회에 자발적으로 기탁하지 않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일부 재산을 처분할 때마다 한푼도 남기지 않고 모든 금액을 다 교회로 가지고 와서 교회 내에 궁핍한 성도들을 구제할 때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는 이들과 같은 자처럼 행세를 하고자 했던 것은 정말로 성령의 인도를 받아 살아가는 예루살렘 교회의 정체성에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2절에서 저자는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하나가 되어 처분하여 얻은 금액의 일부를 착복하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 부부가 하나가 되는 모습은 4장 32절의 예루살렘 교회가 한 마음과 한 영혼을 가진 한 사람과 같이 된 모습을 모독하는 것이다. 저자는 2절에서 이들이 재산을 처분하여 얻은 금액의 일부를 감추는 행위를 이해하기 어려운 『착복하다 혹은 횡령하다』(노스피조마이)는 동사를 사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신약성경에서 이 동사는 본문에서 두번(2-3절), 그리고 디도서(2:10)에 한 번 밖에 사용되지 않았다. 구약 칠십인경에도 이스라엘 백성이 여리고성을 점령할 때 아간이 전리품의 일부를 착복한 것으로 묘사할 때만 사용되었다(수7:1). 디도서(2;10)에는 종이 주인의 물건을 도적질하는 것과 관련하여 이 동사가 사용되었다. 이 동사는 자기의 것이 아닌 남의 물건이나 돈을 불법으로 횡령하거나 착복하는 경우에만 사용된다. 그런데 이러한 단어가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처분한 땅값의 일부를 감추는 데 사용된 것은 의미심장한 것이다. 저자가 종교적으로 사회적으로 심각한 범죄를 구성하는 착복이나 횡령에 해당되는 동사로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행동을 묘사하는 것은 그들의 행위 자체가 얼마나 죄악된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것도 구약 칠십인경에 아간의 저주받은 행위를 묘사할 때 유일하게 한 번 사용된 동사를 사용함으로 그 죄로 인하여 아간과 그의 가족이 하나님의 온 백성에 의하여 심판을 받아 죽은 것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저자는 아나니아를 새 언약 백성을 위협하는 새 아간으로 소개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준다. 예루살렘 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교인 중에 핍절한 자를 구제하기 위해 재산을 처분할 때 하나도 아낌없이 얻은 모든 금액을 다 교회에 바칠 때 아나니아 부부는 홀로 이 정신에 반대되는 행동을 했던 것이다.
유상섭(총신대신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