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설교>거저주라, 마태복음 10:5-15
김종후 목사(부곡교회)
우물물은 계속 퍼내야만 새 물이 나옵니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지만 흘러가는 물은 썩지 않습니다. 물은 흘러가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물질이나 돈도 계속하여 돌아가야 경제와 경기가 활성화됩니다. 지나친 소비 절약과 억제는 내수의 경기 침체로 이어져 도리어 경제를 얼어 붙게 만들고 활성화되어야 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요즘 일본의 엔화가 급락되어 우리 경제에 까지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그러므로 건전한 소비문화의 정착과 함께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하고 또한 상부상조하는 풍토의 선심 투자 즉 구제도 활발히 전개되어야 합니다. 이같은 면에서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본문의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송하시면서 주신 말씀으로 전도의 대상과 방법, 준비에 대한 교훈인데 8절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전도자의 중요한 기본적인 자세를 지적하며 『거저 주어라』고 하십니다. 거저 받았으나 거저 주어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고 있습니까?
1. 전도자는 주는 자가 되어야 한다.
먼저 전도자는 주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전도자들에게 『거저 주어라』고 하심은 , 전도자는 거저 주는 자가 되어야만 전도가 제대로 되며 또 쉽게 되기 때문입니다. 전도의 요령에는 먼저 친밀한 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한데 이같은 친밀한 관계 형성은 거저 주는 것 만큼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주시는 분으로서 자신의 사랑을 나타내셨습니다. 천지만물을 우리에게 주셨고 그 은혜를 배반한 자들을 위하여 심지어 자신의 아들까지 우리에게 내어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공생애에서 거저 주심으로 복음 사역을 수행하셨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하여 먹을 것을 주셨으며 병을 고쳐 주시고 마귀를 쫓아내어 주셨으며 심지어 우리의 죄 용서를 위하여 자신의 몸과 생명까지 주셨습니다. 그리고 『주는 자가 되라. 주는 자가 복이 있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님께선 산상보훈을 통하여 가르치시며, 천국 시민의 신앙생활 중 첫째가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을 중심한 구제라고 말씀하셨으며, 양과 염소 비유에서도 선한 양들은 그 행위가 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는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7장 12절의 황금률 말씀은 어떠합니까?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그렇습니다. 주님께선 그 많은 가르침들을 통하여 『거저 주라』고 계속하여 말씀하셨으며, 이 말씀을 받은 초대 교회는 바로 이 거저 주는 일에 힘씀으로 복음전파와 대 부흥의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2. 주되 거저 주어야 한다.
본문 8절의 『거저』라는 말은 헬라어 원어로 「도레이안」인데 이는 「디도미」에서 온 말로서 「선물로」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는 값없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이해타산 없이, 순수하게 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전도자가 거저 주어야 하는 이유로 거저 받았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이 말은 복음 전도를 위한 권능을 사욕으로 쓰지 말라는 말로서 복음 전도자들의 태도와 본질을 각성시키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셨기 때문에 거저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인생에서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다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에게 거저 주신 것들 뿐입니다. 욥의 고백처럼 우리가 모태에서 적신이 나왔으니 적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며, 주신 자도 여호와시며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라는 사실을 우리가 참으로 믿음으로 고백한다면, 주되 거저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선한 일을 하면서도 철저하지 못하여 결국 욕심을 이기지 못함으로 슬패했던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교훈은 그런 면에서 또한 경종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거저 받았으니 마땅히 거저 주어야 합니다.
3. 거저 주는 자에게 복이 있다.
또한 거저 주어라고 말씀하신 예수께선 제자들에게 전도자의 여행 준비물이 필요 없다고 말씀하십니다.(9절) 『일꾼이 저 먹을 것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심으로서 전도하는 동안 일용할 양식을 받게 하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전도자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만 일하면 하나님께서 필요한 물질을 주시는 것이 하나님의 원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크레다너스라는 분은 『전도자는 하나님께서 그를 위하여 생계를 고려해 주실 것을 알고 나아가야 된다』고 하였습니다. 주면 오히려 넘치게 되돌려 주시는 것이 하나님의 원리입니다.
갈릴리 바다와 사해 바다의 차이점을 아실 것입니다. 사해는 오직 받아들이기만 할 뿐 아무 곳으로도 내어 놓지를 않습니다. 그 결과 그곳은 아무런 생명체도 살지 못하는 죽음의 바다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받아들이는 만큼 다시 내어놓는 갈릴리는 다릅니다. 그 곳은 풍부한 어족들이 살며 그 척박한 이스라엘 광야의 그야말로 젖줄이 되고 있습니다. 그 차이가 어디에 있습니까?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 곳과 거저 주는 곳의 차이가 바로 그것입니다. 사도행전 20:35절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는 것이 분명 받는 것보다 복이 있습니다. 우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모든 것을 내어 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취하신 원리입니다.
얼마 전에 우리는 현대그룹의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 500마리를 트럭에 싣고서 판문점을 직접 통과하여 북녘땅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뭉클해 한 적이 있습니다 .조만간 501마리를 또 보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지금 남북간에 새로운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 유람선이 출항을 준비하고 있으며 남북 경협의 물꼬가 터져서 자동차도 북한 땅에서 조립 생산하며 새로운 공단을 조성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결과들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습니까? 거저 주니까 새로운 신뢰가 생기며 새로운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된 것 아닙니까? 독일의 통일이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결코 아닙니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 서독교회와 서독 정부가 엄청나게 동독을 그냥 도와줬습니다. 동독에 거저 주었습니다. 그 결과 그토록 그리던 통일의 날은 오고야 만 것입니다. 거저 주는 사랑의 현장에서 놀라운 새역사는 이루어진 것입니다.
분단 50년이 넘었지만 왜 아직까지 유독 한반도만이 통일이 되고 있지 않은지 우리는 깊이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가진 자가 먼저 거저 주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IMF 상황도 우리의 탐욕과 이기주의가 빚은 결과임을 우리는 뼈아프게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예부터 '콩 한 조각도 서로 나누어 먹는다'는 미풍이 있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콩 한 조각도 서로 나누어 먹는 마음과 실천이 있어야 할 때입니다. 참으로 거저 주어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께서 5000명이 넘는 그 무리들을 바라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마 14:16)』. 오병이어의 기적 전에 먼저 명령하시고 요구하신 것은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오늘 그 명령을 우리 각자와 이 민족 교회에게 주시는 주님의 음성으로 들읍시다. 그러므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자가 되어 전도와 구제의 신앙생활로 이 위기의 때를 사랑으로 극복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립시다. 그래서 이 민족 교회의 새 회복과 부흥의 역사를 이루며 또한 우리 각자의 삶에서 거저 누는 자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축복으로 넘치는 삶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