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및 운동/산소탱크 박지성

④ 순댓국집 딸처럼 헌신적 ‘내조의 여왕’ 어디 없소

미션(cmc) 2009. 5. 25. 06:41

박지성의 ‘멈추지 않는 도전’ ④ 순댓국집 딸처럼 헌신적 ‘내조의 여왕’ 어디 없소 [중앙일보]

운동선수 아내는 희생 필요…늘 남편 몸 관리 신경 써야
2002월드컵 뒤 스캔들 기사에 연예인 주변엔 아예 얼씬 안해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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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성이가 외국에서 생활한 지도 10년이 다 돼 간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 살이다.

세계 최고의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부상 없이 잘 해주고 있어 크게 걱정할 것이 없지만 지성이가 아직 천상배필을 만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가슴 한쪽이 아리다. 되도록 빨리 결혼시키려 했는데, 2006년 독일월드컵이 끝나면 꼭 장가를 보내려고 했는데 세월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 맨유에 입단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PSV 에인트호번 때보다 훨씬 많은 맨유의 경기 일정을 본 지성이가 “아버지! 나 결혼 다했네”라고 말했다. 1년에 반 이상을 잉글랜드에 떨어져 있다 보니 도무지 배필감을 만날 시간이 없다. “아직 뜨거운 사랑을 해보지 못했다”는 지성이 인터뷰 기사를 읽을 때면 가슴이 아프다. 어디 참한 신붓감이 없을까. 참 어려운 숙제다. 

# 순댓국집 딸처럼 헌신적인 며느리 원해

예전에 ‘어떤 며느리감을 원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순댓국집 딸처럼 남편을 튼튼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내가 순댓국집 딸을 예로 든 것은 그만큼 생활력이 강하고 헌신적으로 내조해 줄 수 있는 여자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의 아내는 희생이 필요한 자리다. 매 순간 팽팽한 긴장감 속에 살아야 하고, 항상 남편 몸 관리에 신경 써줘야 한다. 그런 까닭에 전문직 여성보다는 내조를 잘 할 수 있는 여자를 선호한다. 지성이의 생각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나는 아들이 내성적인 성격이라 쾌활한 여자가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은 조용한 성격의 여자를 원하는 것 같다. 

# 연예인 며느리를 반대하는 까닭은

지성이에게 연예인과는 교제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다. 약속도 받았다. ‘미스코리아’의 ‘미’자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 화려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에게서 헌신을 바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연예인과는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지성이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창 주가가 오르던 때였다. 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건너편 테이블에 앉아있던 한 신인 탤런트가 다가와 “평소 팬이었다. 사진 한 장 같이 찍자”고 요구했다고 한다. 무심코 사진을 찍어줬더니 며칠 후 이 사진과 함께 지성이가 이 탤런트와 사귄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지성이의 인기를 노린 기획사의 고의적인 접근이었다. 정말 화가 많이 나 애꿎은 지성이만 호된 꾸지람을 들어야 했다. 그때부터 ‘연예인은 절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간간이 탤런트와의 열애설이 불거질 때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상 본인에게 확인한다. 그때마다 지성이는 “아버지! 아시면서 뭘 걱정하세요”라며 태연하게 답한다.  

# 선보면 결혼해야 하는 줄 알아

지성이는 아직 한 번도 선을 본 적이 없다. 여자를 만날 시간이 거의 없는 데다 워낙 쑥스러움을 많이 타다 보니 선보는 자리가 어색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선을 보면 꼭 결혼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도 여러 군데에서 맞선 제의가 들어온다. 한 번은 의사랑 만나보자는 제안이 있어 지성이에게 물었더니 “수술하고 온 사람과 어떻게 사느냐”고 했다. 말이 그런 것이지 지성이는 어색한 자리가 싫어서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지성이 결혼 문제로 영국 윔슬로 집에서 진지하게 가족회의를 한 적이 있었다. 지성이 엄마와 내가 한참 설득해 그해 여름에 선을 보기로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마침 모 기업 딸과 사귄다는 열애설 기사 때문에 선볼 계획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 박찬호·홍명보처럼 동포는 어떨까

요즘 누가 남편 뒷바라지만 하고 살려고 하겠나. 그래서 마땅한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만일 사람을 찾는다고 해도 지성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겪을 유명세를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래서일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찬호는 재일동포 3세와 결혼했다. 홍명보도 재미동포 부인과 살고 있다. 내 생각일 뿐이지만 난 며느리가 동포여도 괜찮을 듯싶다. 올 시즌을 마치면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을 준비해야 한다. 또 한 시즌을 마치면 월드컵 본선에 나서야 한다. 지금 사람을 만나도 1년 이상은 교제하고 결혼까지는 2년 정도 걸릴 텐데 걱정이 앞선다. 20대를 마무리하기 전에 정말 좋은 배필을 만나길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