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 상/하나님이 그들과 만났을때

하룻밤 새 무너져버린 오만한 패권 ▶38 앗수르의 산헤립 왕

미션(cmc) 2009. 8. 8. 13:33

[하나님이 그들과 만났을 때▶38 앗수르의 산헤립 왕]


정복자로 살아온 전쟁의 귀재였지만 군대 능가하는 ‘또 하나의 힘’엔 무지

   
아람 제국과 북조 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킨 선왕들의 업적을 이어 받아 유다 왕국까지 멸망시키고자 주전 701년경 대대적인 침략전을 일으킨 앗수르 제국의 군주가 바로 산헤립 왕이다(왕하 18:13, 사36:1). 개전 초부터 파죽지세로 승승장구하여 예루살렘 서남쪽의 라기스 성까지 함락시킨 산헤립 왕은 그곳에 주둔하며 예루살렘 성에서 버티는 히스기야 왕에게 군사를 보내 압박하였다. 히스기야 왕은 왕궁과 성전의 금은을 모두 바치며 화친을 구하지만(왕하 18:14-15) 산헤립 왕은 실리를 챙긴 후 잠시 물러나는 척하다 곧 랍사게 장군에게 대군을 주어 예루살렘 성을 완전 점령하도록 한다(왕하 18:17). 이로 미루어보건대 산헤립 왕은 철저한 정복자요 지배자일 뿐, 결코 약소국의 존립을 인정해주는 너그러운 왕은 아니지 싶다.

산헤립 왕은 아무것도 예루살렘 성을 지켜내지 못하리라 철석같이 믿었다. 애굽의 지원군도 그들의 신 여호와의 힘도 앗수르의 공격을 막아내지는 못하리라 생각했다. 오랜 경험과 냉철한 군사적 판단으로 내린 결론이었다. ‘랍사게 장군의 최후통첩’에는 이런 산헤립 왕의 자신감이 그대로 담겼다(왕하 18:19-35).

첫째 바로의 애굽과 주변 열국 모두가 이미 앗수르 군대의 말발굽 아래 제압되어 있으며, 둘째, 자력방어능력이 없는 히스기야 왕이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건져주실 것이라 선동하나 이는 혹세무민일 뿐이고(왕하 18:23-24, 29-31), 셋째 지금까지 앗수르의 말발굽 아래에서 자기 백성을 구원한 신이 없었던 것과 여호와가 유다 왕국을 산헤립 왕에게 바쳤으므로 앗수르 군대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왕하 18:25, 33-35)는 내용이다.

이처럼 상식을 뛰어넘는 사건이 왜 역사 가운데 버젓이 나타났을까? 그 원인은 ①산헤립 왕이 써서 보낸 교만하기 이를 데 없는 최후통첩의 내용과 ②하나님의 전에 눈물로 고하면서 이런 사태를 초래한 자신과 백성들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친 히스기야 왕과 신복들 ③그리고 영적 회복운동에 앞장선 선지자 이사야의 활동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왕하 19:1-7, 14-33). 하나님의 말씀은 “내가 나와 나의 종 다윗을 위하여 이 성을 보호하며 구원하리라”(왕하 19:34, 사 37:35)는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으로 나타난다. 회개하는 다윗의 기도를 들으셨듯이(삼하 1:11-12, 12:16-17, 22:28-51) 히스기야 왕의 기도를 들으신 것이다. 산헤립 왕은 이것을 몰랐다.
산헤립 왕의 앗수르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꿈에 나타난 철의 나라 같아서 절대 패권국이었다

(단 2:40, 7:23). 그러나 하나님의 군대가 ‘뜨인 돌’ 같이(단 2:34) 산헤립의 강군들을 하룻밤 사이에 전멸시키자 도망치기에 바쁜 패전지장이 되고 말았다. 부왕의 몰락을 지켜본 두 아들이 궁중모반을 일으켜 아비를 살해하고, 그들도 다른 형제에게 살해됨으로써 가문의 몰락을 예고한 셈이다. 그는 어쩌면 인간의 무력이 하나님 앞에서 하룻밤의 모래성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산 증인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