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강해'다윗의 천상보좌에 통치 시작한 예수님(2:33~36)

'사도행전강해'다윗의 천상보좌에 통치 시작한 예수님(2:33~36)

유상섭(총신대학교·신약학)

 

누가복음 어디에서도 다윗 자손으로 다윗의 왕위를 계승하기 위에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이 다윗의 왕위를 계승한 사실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가 누가복음에서 보여준 것은 예수님의 계속적인 사역과 예루살렘에서 십자가로 구원 성취와 부활이다. 그는 예수님의 부활 이후 승천 다음에 있었던 일을 누가복음에서 전혀 기록하지 아니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마침내 다윗의 왕위를 계승하여 그의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는지 독자들은 알기 없었다. 이 새로운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 오순절 날에 베드로의 설교인 것이다. 예수님은 부활하셨고, 제자들이 보는 가운데 승천하셨다. 하늘로 영광가운데 올라가신 예수님은 어떻게 되었는가? 행 2:33은 승천하신 예수님이 하나님의 우편에 높임을 받으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33절의 『하나님이 오른 손으로 예수님을 높이시매』란 번역은 부정확한 번역이다. 이것은 번역은 마치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오른 손으로 높이 든 것 같은 인상을 심어준다. 헬라어 본문에서 이것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오른 편으로 높임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5:31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오른 편 (손)에 높임을 받았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서 다윗의 왕위에 즉위하심을 말하는 것이다. 2:36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높임 받으신 사건을 아주 구체적으로 그를 주와 그리스도로 삼으신 사역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마침내 부활 승천하심으로 말미암아 그의 탄생 시에 약속된 다윗의 보좌에 즉위하게 된 것을 결정적으로 보여준다.

이렇게 다윗의 천상 보좌에 즉위하여 천상 통치자, 곧 주와 그리스도로 세우심을 받은 예수님께서 하신 천상 왕으로 취임 후 최초의 통치 행위가 아버지께로부터 성령을 받아서 오순절 날에 성령을 부어주신 대 사건이다(33절). 33절은 예수님께서 성령을 부어주신 것은 그가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다윗의 왕위에 즉위한 사건의 귀결임을 보여준다. 예수님께서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성령을 취하여 그의 새 언약 백성에게 부어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우편으로 예수님이 승귀 되었기 때문이다. 33절의 정확한 번역은 『그가 하나님의 우편으로 높임을 받았기 때문에 (우운) 아버지로부터 성령의 약속을 취한 후에 너희가 보고 듣는 이것을 부어주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부활 후 승천하여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다윗을 계승한 왕으로 즉위한 사실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시편 110:1의 『주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로 내 발등상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우편에 앉았으라 하셨도다』는 예언의 말씀을 인용한다(2:34-35). 이 말씀 역시 다윗에게 적용될 말씀이 아니고 다윗의 후손 메시아에게 성취된 말씀이다. 예수님께서 유대 종교 지도자들과 논쟁 중 시편 110:1의 말씀을 인용하고 나서 다윗의 자손 메시아가 어떻게 다윗의 주가 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눅20:42-43, 막12;36-37, 마22:43-44). 이미 예수님은 악한 포도원 소작인 비유를 통하여 자신의 임박한 죽음과 부활을 예언하셨기 때문에 시편 110:1의 말씀은 그의 부활로 말미암은 그의 천상 왕위 즉위를 내다본 말씀이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셔서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즉위하셔서 그의 모든 원수가 그의 발에 굴복할 때까지 다윗을 계승한 천상 왕으로 통치할 것을 확증하는 말씀이다. 베드로는 시편 16편의 인용을 통하여 메시아의 부활의 필요성을, 시편 110편의 인용을 통하여 승천하신 예수님의 천상 통치의 시작을, 각각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순절 사건은 예수님께서 천상 통치를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서 합법적으로 개시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역사적인 대 사건인 것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을 이스라엘 온 집이 알 것을 사도 베드로는 촉구를 했던 것이다 (행2:36). 이제 천상에서 주와 그리스도로 세움을 받은 불가시적인 사실을 가시화한 것이 오순절에 성령의 부어주심 사건이다.

유상섭(총신대학교·신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