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교/에베소서강해

[이규현 목사의 에베소서 강해(2)] 피로 세워진 교회

미션(cmc) 2013. 7. 12. 18:33
[이규현 목사의 에베소서 강해(2)] 피로 세워진 교회
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
  
 ▲ 이규현 목사 

본문:엡 1장 7~17절


에베소서를 읽다 보면 바울의 논리 정연함과 주옥같은 내용들로 꽉 차 있는 것에 압도당한다. 단어 하나라도 놓칠 수 없을 정도로 진리의 깊이에 눈을 고정시키게 된다.

7절에 “그의 은혜의 풍성함”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바울 사도가 즐겨 사용하는 단어다. 하나님의 모든 축복은 은혜라는 강으로부터 흘러 들어온다. 만약 성경에서 은혜라는 단어를 빼버리면 어떻게 될까? 하나님이라는 이름과 함께 언제나 함께 따라오는 단어는 ‘은혜’다. 바울이 말씀하고 있는 은혜는 무엇인가? 7절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도덕이나 애매모호한 철학이 아니다. 개념의 덩어리로 사람들을 현학적으로 이끄는 종교가 아니라 원색적인 피의 문제를 노골적으로 다룬다.

은혜의 문으로 들어가기 직전 직면해야 할 주제가 있다. 더럽고 냄새 나는 치부가 드러나는 아픔의 터널을 통과하고 난 이후에야 비로소 사죄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끔찍한 죄의 밑바닥을 들여다 본 사람이라야 피의 은혜가 얼마나 사무치게 큰가를 알게 된다.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인간의 문제는 죄의 문제다. 대 문호들의 역작들이 흐르는 역사 속에서도 인간의 영혼을 흔들 수 있었던 것은 대부분 인간의 죄 문제를 집요하게 다루었기 때문이다.

죄 문제는 결코 간단하게 다루고 어물쩍 넘어갈 주제가 아니다. 교회란 ‘죄 전문 취급점’이다. 세상 어디에서도 말하지 않는 죄의 실체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곳은 교회가 유일하다. 교회는 죄 사함의 은총 한 가운데 놓여야 한다. 복음은 죄 앞에 정직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그의 피로 말미암아” 흠 없으신 어린 양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피로 속량하셨다. 노예를 값으로 사서 자유 하게 한 것과 같이, 대신 값을 지불하고 사신 바 된 것이다. 대속의 죽음이다. 바로 ‘리뎀션(redemption)’이다. 바울은 “은혜의 풍성함”에 감동하고 있다.

인간의 행복과 기쁨을 잔인하게 쓸어 버렸던 죄의 원흉을 말끔히 걷어내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기막힌 대 반전이다. 그리스도의 피는 모든 것을 덮는 위력이 있다. 마태복음 1장은 특이하게 시작된다. 예수의 족보에 다양한 범죄의 전과가 있는 사람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살인자가 있고 성폭행자가 있고 근친상간을 한 사람들이 버젓이 들어 있다. 해답은 하나다. “그의 피로 말미암아” 반전의 스토리, 숨 막힐 정도로 거대한 하나님의 은혜의 이야기들이다.

신앙생활에서의 가장 귀중한 영적 경험은 죄 용서의 경험이다. 사죄의 경험이 뚜렷하게 일어나는 곳이어야 진정한 교회라고 할 수 있다. 죄 사함의 은혜를 입은 만큼 십자가에서 흘러나오는 빛은 강하고 굵다. 그 터 위에 교회가 세워져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