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죽음 이야기
AD 73년 봄, 로마 십군단의 공격이 있기 하루 전날 밤 사해바다 서쪽 70마일의 마사다 성채에서는 비장한 의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당시 960명의 열심당(Sicarii) 지도자인 엘르아잘 벤 야일(Eleazar Ben Yair)은 다음과 같은 연설을 한다.
“나의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우리는 결코 로마의 노예가 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노예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로마에 대항한 첫 집단이었고 또 마지막 사람이 될 것입니다. 아직 용감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는 것은 우리의 축복입니다. 분명 하루 만에 이 요새는 함락될 것이지만 아직 영광스럽게도 모두 함께 자결할 기회가 있습니다. 사실 이 모든 재앙은 우리의 큰 죄에 대한 하늘의 진노입니다. 그러므로 로마의 처벌을 받지 말고 우리 손으로 자결하여 이 징계를 받읍시다. 우리는 식량이 부족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 속박이 아닌 죽음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죽어서 자유인이 되자는 그의 연설대로 저들 모두는 장렬한 최후를 마친다. 죽기 전 서로 부둥켜 앉은 저들은 슬픔을 나누고 마사다 항쟁을 후대에 남기기 위해 2명의 여인과 5명의 아이들은 살려둔다. 다음 날 마사다 성채에 오른 로마군은 이 급진파 유대인들의 싸늘한 주검을 보는 것으로 3년간의 전투를 마감한다.
마사다는 시편에 등장하는 용어이다. ‘야웨는 나의 요새’라는 구절에 등장하는데, ‘요새’는 히브리말로 마사다(마짜다)라고 부른다. AD 30년 헤롯대왕이 건설한 이곳은 유대반란 초기인 AD 66년 열심당 960명이 이곳에 자신들의 근거지를 마련하면서 로마군의 표적이 된다. 천해의 요새라 로마의 명장 십군단장 실바(Flavius Silva)는 마사다 옆면에서 정상까지 올라갈 경사로를 만들어 이 성채를 함락시킨다.
지금도 이곳은 이스라엘 장교 임관식의 장소이면서 이스라엘 군의 신병교육이 마쳐지면 모두 올라와 조국수호를 맹세하는 이스라엘의 성지이다. ‘마사다는 결코 다시 함락되지 않으리라’(Masada shall not fall again)는 이 말은 이스라엘 전쟁 영웅인 모세다얀(Moshe Dayain. d. 1981)이 6일 전쟁시에 이곳에서 구호 제창의식을 가진 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금도 마사다는 AD 73년 죽음으로 항전하면서 로마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던 960명의 열심당의 염원대로 이스라엘 민족에게 영원한 자유에 대한 민족적 성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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