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교/ 각종 설교 모음

목회의 슬럼프

미션(cmc) 2009. 1. 26. 15:20

'지상설교'목회의 슬럼프, 디모데후서 4:1-22
송탄남부교회 이훈복 목사

 

살같이 빠른 광음

35세쯤 지나가면서 우리의 인생은 반환점을 지나 「마지막으로 달려가고 있구나」하고 느껴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루어 놓은 일이 없는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와 반성을 하기도 하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자신과 다른 사람을 해치게도 되는 것 같습니다.

청년기에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이제는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적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살같이 빠른 광음」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내가 이것을 위하여 인생을 바쳤노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까? 우리의 노년이 먹고 사는데는 별 지장이 없을지 몰라도 헛되어 산 것 같은 노년이 될 것입니까? 아니면 바울과 같이 극도의 쇠약과 고통과 외로움 가운데서도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고 승리의 외침을 외칠 것입니까?

떠날 기약이 가까웠도다

로마의 일차 투옥에서 풀려난 바울은 그가 세운 교회를 돌보기도 하고 서바나로 가서 복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네로 황제의 박해가 극도에 달하였을 때에 바울은 다시 로마의 관원들에게 잡혀서 옥에 갇힙니다. 그는 신속한 재판 끝에 사형이 확정되어 곧 처형을 당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너무도 가혹한 박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그를 떠나고 바울 곁에서 돌보아 주던 의사 누가만 그와 함께 있습니다. 이제 이 세상을 떠날 기약이 가까워오고 있습니다. 그의 애제자(愛弟子)인 디모데는 성품이 온유하고 유약하여 이와 같은 고통을 견딜 수 없어 합니다. 특히 하늘같이 의지하는 스승 바울이 옥에 갇혀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은 그를 매우 낙심시켰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모데의 믿음을 위하여 쓴 편지가 바로 디모데후서입니다. 그런 고로 피곤과 낙심 중에 지쳐 있는 우리에게도 디모데 후서는 용기와 확신을 심어줍니다.

목회의 슬럼프

디모에는 사실 목회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바울의 뒤를 이어 목회의 바톤을 이어받았지만 여러 가지 핸디캡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나이도 어려서 경험도 부족했고(딤전 4:12) 육체의 질병도 있었고(딤전 5:23) 성격적으로 매우 소심하고 유약하였습니다(딤후 1:7-8) 두려워하기도 하였고 부끄러움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여약한 자에게 목회의 대선배이신 사도 바울이 목회적 권면을 한 것이 바로 목회서신입니다. 부족한 종도 이제 사실 한 교회서 11년째 목회하고 있는 초년생이지만 때로는 목회의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릴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때로는 정신적으로 약하고 육체적으로 힘들고 경험적으로도 부족함을 느낄 때 디모데가 처해 있는 환경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런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저 자신을 바라보면서 이 말씀들을 읽고 묵상하게되면 새로운 용기와 도전이 됩니다.

이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도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이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면 한마디로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기억하라고 합니다. 매우 중요한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은사를 다시 불일듯하게 하기 위하여 너로 생각하게 하노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근신하는 마음이니』(딤후 1:6-7)라고 했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딤후 1:9)라고 하며 『내 아들아 그러므로 네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 속에서 강하고』(딤후 2:1)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이 말씀들을 종합하여 보면 한마디로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말고 그 놀라우신 은혜를 깊이 생각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베푸신 십자가를 통한 주님의 놀라우신 은혜를 망각해 버릴 때, 그 구원의 감격과 은혜가 식어질 때 깊은 신앙의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날마다 십자가 앞에 나아가 나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주님 앞에 아뢰고 이 못난 죄인을 위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구원해 주신 것도 감사한 일인데 무엇 때문에 주님의 사역자로 세우셨습니까? 이 은혜를 깊이 묵상하고 감사할 때 다시 한 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 속에서 강하게 될 줄 믿습니다.

또 한가지 바울은 디모데에게 적극적으로 어떤 고난이 와도 영광스런 복음을 위하여 고난을 받으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네가 우리 주의 증거와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좇아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딤후 1:8)고 말씀하며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핍박을 받으리라』(딤후 3:12)고 말씀하십니다. 디모데 후서를 읽어보면 복음을 지키다가 고난 받고(딤후 1:12-13) 복음을 전하다가 고난을 받는다(딤후 4:1-5)고 했는데, 우리는 이미 신앙의 절개를 지키기 위해 순교의 길을 걸어가신 순교자의 정신으로 복음을 지키다가 어떠한 고난이라도 달게 받아야 되겠습니다. 저는 바울이 복음을 전하다가 당한 고난의 현장을 고후 11:22-28에서 읽어 볼때마다 머리가 숙여집니다.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은 이렇게 복음 때문에 고난 받았는데 나는 복음 때문에 영광만 받지 않는가?」 깊이 회개를 하게 됩니다.

주님이 내 곁에 서서

바울이 마지막으로 하나님 앞에 설 때 인간적으로 굉장히 외로웠습니다. 오늘 본문을 읽어 보면 누군가를 기다리고 동시에 바울 곁에서는 동역자들이 하나씩 떠나가는 모습을 봅니다.(딤후 4:9-11) 무척 외롭습니다. 그리고 고통스럽습니다. 그곳은 차디찬 감옥입니다. 육체적으로 진이 다 빠졌습니다. 딤후 4:6에 『관제와 같이 부음이 되었다』는 말은 그의 몸 안에 있는 액체들이 다 빠져 나간 것 같은 상태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오직 주님을 위하여 모든 피와 눈물과 땀을 다 쏟아 놓았다는 고백입니다.

그리고 물질적으로 무슨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겉옷 한벌과 책 몇권, 이것이 그의 전 재산이었습니다. 심지어는 대적자까지 일어납니다. 14-15절에서 구리 장색 알렉산더가 심히 대적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삼중 사중의 고난에도 불구하고 바울이 그 모든 어려움을 견디고 복음을 위하여 고난을 계속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그 해답은 바로 본문 17절입니다. 『주께서 내 곁에 서서 나를 강건케 하심은 나로 말미암아 전도의 말씀이 온전히 전파되어 이방인으로 듣게 하려 하심이니 내가 사자의 입에서 건지웠느니라』

바로 주님이 내 곁에 서서 나를 강건케 하시고 붙잡아 주셨기 때문에 고난 속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다고 찬양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다 나를 버리고 사라진다 할지라도 내 육체가 쇠약해져 액체가 다 빠져 나간다 할지라도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차디찬 감옥의 밑바닥에 있을지라도, 아무런 재산을 남기지 못했을지라도 심지어는 대적자들이 나를 치려 한다 할지라도 이때 주님은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나를 붙잡고 나와 함께 계셔서 나를 강건케 하신다고 했습니다. 이 주님을 의지하고 신뢰할 때 신앙의 슬럼프에서 그리고 목회의 슬럼프에서 헤어나오게 될 줄 믿습니다. 이 은혜가 저와 여러분에게 넘치시길 소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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