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현 목사(광주중앙교회)
청강생 (약 1:22-25)
순종에 숨은 자유 만나십시오 하나님 말씀 듣고도 행하지 않는 '믿음의 청강생' 되지 말아야
제가 전에 시무하던 교회에서 전교인 수양회를 갔습니다. 수영장에서 구역대항 수구를 했는데, 한 40대의 집사님이 강한 승부욕으로 저의 수영팬티까지 벗기려 하면서 분전을 하다가 10분도 못 가서 다리에 쥐가 나서 결국 그 구역이 기권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은 청춘인데 막상 해보면 몸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든지 다 할 것 같지만 막상 해보지 않으면 참된 내 몸의 상태를 잘 모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는 자와 행하는 자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함께 보겠습니다. 1. 듣고 행하지 않는 자(23-24절)
듣고 행하지 않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봅시다. 본문에서는 '거울에 자기를 비쳐보고 돌아서서 잊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말씀은 마치 거울과 같아서 말씀의 빛이 내게 비쳐질 때 자기의 상태를 알게 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은혜를 알지만 돌아서면 끝인 사람이지요. 설교를 들을 때에 은혜를 받는 것은 한 번 거울을 본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은혜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그 말씀대로 행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받은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전에 텔레비전 광고의 카피 중에 '먹어봐야 맛을 알지!'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메뉴를 읽는 것은 결국 뒤에 먹기 위한 것입니다. 아플 때 병원의 처방전을 받지만 그 약을 먹을 때 비로소 효력이 납니다. 마찬가지로 성경을 읽는 것은 그 말씀대로 행할 때 그 유익이 내게 있게 됩니다.
어느 분이 새롭게 주님의 은혜를 깨닫고 나서 간증을 했습니다. 자기는 기독교학교를 다녔답니다. 채플도 참석하고 성경시험 성적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성장하지는 못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결국 그때 자기 스스로를 속이는 존재였다는 것입니다. 성경의 지식이 늘어감에 따라 영적으로도 성장하는 줄 착각했습니다. 믿음은 이렇다, 저렇다 판단만 많이 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나서 보니까 그때 무식한 말을 많이 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씀에 있는 대로 순종해보지 않고서는 그 말씀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어느 여집사님이 성경공부에서 질문을 했습니다. "전도를 할 때 꼭 하늘의 상급을 바라고 해야 하나요? 오히려 상급을 바라지 않고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요?" 그때 제가 반문했습니다. "전도를 해보셨습니까?" 그 분은 제대로 전도를 해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분에게 전도를 해보고 그 말씀을 잘 음미해보라고 했습니다. 여름 뜨거운 땡볕에서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 전도지를 나누어 주기도 해보고, 전도할 때 데려온 어린 자녀가 땀을 흘리면서 "엄마, 목말라"하며 졸라도, "조금만 기다려" 하고 아파트 단지내를 돌면서 문틈에 전도지를 끼우고 나서 그 말씀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습니다. "네가 결단코 하늘의 상급을 잃지 않으리라"고 하시는 말씀은 바로 이런 때를 위한 것입니다. 그 때 그 말씀을 통해 위로의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2. 듣고 행하는 자(25절) 이는 자유케 하는 온전한 율법을 들여다 보고 있는 자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본다는 표현은 현재진행의 뜻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그 율법을 들여다 보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이것을 좀 더 나누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1) 들여다 보는 자
이는 거울을 볼 때 거울 속으로 들어갈 것처럼 얼굴을 샅샅이 들여다 보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율법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는 것은 오직 행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실제로 행할 때 그 말씀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을 지식적으로 이해하고 결단하는 것은 가장 낮은 수준의 이해이고 실제 행함으로써 가장 깊이 있게 성경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자유케 하는 율법을 들여다 본다.
구약의 율법은 우리를 절망케 하고 우리의 죄인 됨을 깨닫게 하는 것이지만 예수님께서 오신 후에 그 율법은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이 됩니다. 예수님 안에 있는 우리에게는 율법이 성도로서의 삶의 지침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 율법을 지키는 것이 우리에게 구원의 조건은 아니지만 구원받은 백성들에게 주시는 축복의 말씀이므로 이것을 지킬수록 우리에게 풍성한 삶의 원천이 됩니다. 지식으로만 율법을 아는 사람은 겉핥기로만 아는 사람입니다. 우리에게 율법은 '축복의 도구'입니다. 이것을 알기는 하는데 막상 순종하지는 못하고, 결국 율법의 진정한 축복을 누리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감정으로는 율법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단 결단을 하고 율법을 계속 관찰하면서 하나하나 실험적으로 해볼 때 비로소 이것이 나를 속박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과 마음에 자유를 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3) 복이 있는 자
율법의 자유케 하는 능력을 깨닫고 나면 기쁨으로 하나하나 지킬 수 있게 됩니다. 순종을 통해서 속박이 아니라 자유를 느끼게 됩니다.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보면 수업할 때 청강생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특정과목에 대하여 학점을 따기 위해서 듣는 것이 아니고 그냥 자유롭게 수업에 참관하는 학생들입니다. 처음에는 배우고 싶은 욕심에 강의에 들어가서 앉아 있습니다. 그러다 학기가 반쯤 지나가면 거의 다 없어져서 더 이상 강의실에서 그들을 볼 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숙제를 안 하기 때문입니다. 강의 때에는 이해하는 것 같지만 숙제를 해야만 다음 시간에 이어지는 강의도 이해가 됩니다. 실제로 해보지 않으니까 이해도 안되고 재미도 없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는 사람은 바로 이러한 '믿음의 청강생'들입니다. 성경공부도 조금 하다 보면 질립니다. 처음에는 말씀이 좋다고 느끼다가도 다 비슷한 말씀 같습니다. 더 이상 성경도 보지 않게 됩니다. 비극이지요. 맛있는 음식의 메뉴만 보고 정작 먹지는 않는 것입니다.
매일 성경을 읽으십시오. 성구암송을 하십시요. 좋은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십시오. 그러나 무엇보다도 들은 말씀을 행해보아야만 진정으로 말씀의 유익을 얻습니다. 순종함을 통하여 오히려 천국의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 설교노트 말씀대로 순종해야 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익히 아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실제 마음 속에서는 순종하기 싫은 마음이 나를 지배하는 때가 많다. 이 본문에서는 순종할 때 오히려 자유함을 누리게 되고 나에게 복이 된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생활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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